수술 한 번으로 오르가즘을 못 느낄 수도 있다고?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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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한 번으로 오르가즘을 못 느낄 수도 있다고?

해마다 수천만 명의 여성이 자궁경부 이형증으로 원추절제술을 받는다.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병변 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자궁경부를 도려내는 수술이다. 문제는 이 수술이 오르가슴까지 도려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걸까? 그리고 여성들은 왜 이렇게 끔찍한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안내받지 못하는 걸까?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19.11.19
사샤(가명)는 아직도 그때의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 20대 중반인 금발의 대학원생 드루(가명)와 섹스를 하며 느꼈던 그 기분 말이다. 그는 그녀의 양다리와 엉덩이가 만나는 지점을 자극하길 좋아했고, 그녀도 그런 그의 손길에 만족했다. 간혹 성욕이 넘쳐날 땐 옷을 입은 상태로 엉덩이를 들어 올리기만 해도 그녀의 몸속에서 강렬한 진동을 느끼곤 했다. 마치 신체의 모든 세포가 불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타올랐다가 재생되는 것 같았다. 마법 같은 일이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2010년 8월, 사샤는 평소 자주 가던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녀의 담당 의사는 무뚝뚝하고 다소 차가운 사람이었다. 사샤는 차가운 형광색 조명이 드리운 방으로 들어갔고, 진찰 의자 위에 앉았다. 그녀는 긴장했다. 하지만 의사는 ‘원추절제술(Loop Electrosurgical Excisional Procedure)’로 최근 자궁경부암 조직 검사에서 발견된 비정상 세포를 간단히 없앨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열로 가열된 작은 와이어가 그녀의 질 내로 삽입됐고, 마취 덕분에 사샤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시술은 몇 분 만에 끝났다. 병원에서 나와 집으로 가던 길, 사샤는 뭔가 잘못된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을 느꼈지만 이내 떨쳐냈다. 문제를 직면한 건 몇 주가 지난 뒤였다. 그날 저녁 사샤는 바에서 잘생긴 남자를 만났다. 그와 데이트를 즐긴 그녀는 함께 자신의 집으로 갔다. 그들은 키스를 나눴고, 침대 위로 올라가 서로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사샤는 드루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를 향해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샤는 다시 한번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를 향해 자신의 몸을 밀어붙이며, 오르가슴으로 이어지는 그 간지러운 감각을 느껴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애무는 계속됐지만 그녀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 후 사샤는 집에서 매일 하던 대로 자위를 시도해봤다. 하지만 아주 부드럽고 민감했던 그녀의 그곳이 아무런 느낌 없이 메말라 있는 것이 아닌가? “인형 뽑기 기계 아시죠? 집게가 내려와서 곰 인형을 움켜잡으려고 하는데, 절대 잡히지 않잖아요. 똑같아요. 클리토리스 부근에서 약간의 감각이 느껴지긴 했지만 오르가슴이 오려는 순간 갑자기 모든 감각이 일제히 사라지는 거예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때 알았어요. ‘수술이 날 망쳐놨구나’라고요.”
 
빠르고 간단한 수술?
원추절제술은 빠르고 간단하다는 특성 때문에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의학적 혁신으로 여겨져왔다. 1950년대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자궁경부암은 암으로 인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였다(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1년에 26만 명 이상의 사람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한다). 하지만 NYU 랑곤 건강 센터의 산부인과 전문의 린다 니콜 박사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이제 충분히 예방 가능한 병이다. 검사 기술의 발달과 HPV 백신 덕분에 자궁경부암의 일반적인 원인인 고위험성 STI종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 원추절제술의 등장도 큰 역할을 했다. 1990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 수술은 일반적으로 2차적인 예방 역할을 한다. 쉽게 설명하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자궁경부 일부를 원뿔 모양으로 잘라내는데, 사과의 썩은 부분을 칼로 도려내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수술 시간은 짧으며, 대체로 효과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원추절제술은 아주 흔한 수술이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최대 1백만 명의 여성이 자궁경부 세포 일부가 비정상적인 조직으로 변형된 자궁경부 이형증 진단을 받는다. 이때 발견된 모든 비정상 세포가 고위험군은 아니지만, 의사가 판단하기에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이를 제거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 원추절제술이다. 하지만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수술을 받았는지 추적하기는 어렵다. 러트거스 뉴저지 의학대학의 산부인과 전문의 노아 골드먼 박사는 원추절제술이 쥐젖 제거 시술만큼 가벼운 시술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쥐젖을 제거하는지 아마 상상도 못 할 거예요”라고 그는 말한다. 물론 비정상 자궁경부 세포를 제거하는 다른 방법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크라이오테라피’를 이용해 병변 세포를 얼린 뒤 그 부위를 잘라내는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은 원추절제술을 선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술 과정이 훨씬 더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출혈, 분비물, 임신 합병증 등 부작용 또한 비교적 일반적이라고 여겨진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부분은 원추절제술이 사샤(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충격적인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이다. ‘원추절제술로부터 회복하기’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수많은 여성이 원추절제술 때문에 성생활이 180도 바뀌어버렸다고 고백한다. 이들은 삽입 섹스가 얼마나 고통스러워졌는지, 질의 감각이 어떻게 사라졌는지를 얘기하며 섹스 없이 여생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 절망감을 토로한다. 한 여성은 “수술을 받은 후 오르가슴을 느낀 적이 없어요. 예전의 제가 그리워요. 섹스할 때면 열정에 타오르던 제가요”라고 글을 남겼다.
 
클리토리스 부근에서 약간의 감각이 느껴지긴 했지만 오르가슴이 오려는 순간 갑자기 모든 감각이 일제히 사라지는 거예요.
 
치명적인 부작용
25세인 에밀리는 지난해 원추절제술을 받았다. 그 후 처음으로 섹스를 했을 때 사샤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원래 오르가슴을 잘 느끼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수술 직후에는 섹스를 하는 것 같지도 않았죠. 남자 친구가 삽입을 해도 아무 느낌이 없었어요”라고 말한다. 클리토리스 자극으로 오르가슴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렇다 해도 하복부가 온통 수축되는 듯한 고통은 무시할 수 없었다. 몇 달이 지나자 조금이나마 감각을 느낄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삽입 섹스를 할 때면 자궁경부가 찌르는 듯 아프다.
오르가슴이 영영 몸 밖으로 잘려 나갔다고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산부인과 전문의들에게 의지하고 싶어질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의학 교육 과정 중에 성적 쾌락의 역학에 대해서는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원추절제술을 시행하는 워싱턴 DC의 산부인과 전문의 앤드루 골드스타인 박사는 “일반적인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성적 기능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아요. 대부분은 자궁경부로 이어지는 신경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거라 장담합니다”라고 말한다. 게다가 많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수술인데 성 기능에 관한 부작용이 중요하냐”는 식의 거부 반응을 보인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연구 결과가 없다는 사실도 한몫 거든다. 원추절제술에 대한 논문은 주로 암 예방 혹은 임신 합병증에 대한 잠재적 부작용만 다루고 있는 실정이다. 2010년 태국에서 발표된 한 논문은 원추절제술 시술 후 전반적인 성적 만족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같은 해 이탈리아에서 발표된 논문 역시 수술로 성욕을 상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논문 모두 그 원인이 자궁경부에 가한 손상이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2015년 <미국 산부인과학회지(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에 소개된 한 리뷰에서는 원추절제술이 성적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 또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스모는 사샤처럼 원추절제술 후 성욕에 문제를 겪었다는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의견을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였으며, 의사들의 무관심에 지쳐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중요한 신체 부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됐다는 트라우마와 더불어 불신까지 덧입게 된 것이다. 더욱이 그 누구도 이들에게 원추절제술 외에 자궁경부 이형성증에 대처하는 다른 선택지를 알려주지 않았다. 살아남기 위해, 이들은 살아갈 가치를 안겨주는 무언가를 희생해야 했던 것이다.
 
계속되는 트라우마
2011년 2월, 사샤는 다시 의사를 찾아갔다. 그 전까지 그녀는 몇몇 남자들과 만남을 가졌지만, 대부분 침실로 향하기도 전에 불꽃이 사그라졌다. 더불어 자신감도 함께 사라졌다. 그녀는 자위라도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질 내부에 손가락을 넣어도 마치 팔꿈치를 건드리는 것처럼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사샤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의사에게 설명하려고 애썼다. “뭔가 심각하게 잘못됐어요. 섹스에 더 이상 감흥이 없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차트에 ‘낮은 성욕’이라고 쓴 다음 이렇게 물었다. “그 밖에 다른 증상이 있나요?” 사샤는 섹스를 하고 싶지만 즐길 수가 없다고 말하려 했지만 그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의사는 서둘러 진료를 종료했다. 투명 인간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그녀는 새로운 의사에게 상담을 예약했다. 그다음 만난 의사는 확대경을 이용해 질 내부의 사진을 찍어 살펴본 뒤, 자궁경부가 잘 나았으며 ‘괜찮아 보인다’는 소견을 밝혔다. 사샤는 자신이 괜찮지 않다고 주장했고, 결국 심리 치료사를 추천받았다. 그렇게 2년간 사샤는 끊임없이 병원을 전전하며 세월을 보냈다. 내과 의사들은 산부인과에 가보라 했고,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심리 상담사를 추천했으며, 심리 상담사들은 정신분석 의학자와 상담해보라고 했다. 새로운 의사와의 상담을 예약할 때마다 그녀는 누군가 자신의 말을 들어줄 거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결과는 항상 실망감뿐이었다. “그렇게 많은 의사와 상담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제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건 끔찍한 일이에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원추절제술 시술을 받은 지 5년이 지난 후, 사샤의 트라우마 상담 치료사는 그녀에게 샌디에이고 성의학 클리닉의 책임자인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를 추천했다. 그때쯤 사샤의 삶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었다. 친구들과의 연락도 모두 끊겼다. 자궁경부에 대한 그녀의 집착 아닌 집착에 친구들도 이골이 난 것이다. 액세서리 디자이너였던 그녀는 일에도 소홀해졌다. 너무 우울한 나머지 작업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바이브레이터와 윤활제에 어마어마한 돈을 썼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가끔 클리토리스를 짓누르다 보면 아주 희미하게나마 오르가슴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조차도 그녀가 과거에 느꼈던 오르가슴에 비하면 별 볼 일 없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골드스타인 박사는 그녀의 말을 이해했다. 과거에도 다른 환자가 원추절제술에 대해 비슷한 불만을 토로했었다는 것이다. 이후 골드스타인 박사는 러트거스 대학 교수이자 신경과학자인 배리 코미사루크 박사가 2004년에 발표한 한 논문을 살펴봤다. 코미사루크 박사는 논문을 통해 일부 원추절제술의 경우 자궁경부를 너무 깊게 파낸 나머지 주요 신경 말단이 손상되며 뇌와 생식기의 연결 고리가 단절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현재 코미사루크 박사는 이것이 생식기 전반에도 마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다시 한번 요약하자면, 과도한 원추절제술이 여성의 암 발병 위험을 제거하는 동시에 성적 감각 또한 완전히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의사들에게 얼마나 깊이 도려내야 하는지 가르쳐주거나 그들의 시술을 감독하지 않죠. 자궁경부 내 주요 신경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거예요”라고 골드스타인 박사는 말한다. 그는 사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했다. 그녀의 자궁경부에 정도를 달리하며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거의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골드스타인 박사는 원추절제술로 인해 그녀의 신경이 손상됐다고 말했다. 사샤는 달콤 씁쓸한 안도감을 느꼈다. “그가 제 증상을 고쳐줬으면 했어요.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아요. 무작정 요구한다고 해서 망가진 신경이 마법처럼 재생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나 골드스타인 박사가 그녀의 말을 인정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는 수년간 풀지 못했던 의문에 대해 답을 얻은 기분이었고, 그 덕분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샌디에이고를 다녀온 후 그녀는 곧장 정자 은행에 연락을 취했고, 올해 3월에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녀는 배 속의 아기가 발로 차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 이것이 하나의 희망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렇게 많은 의사와 상담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도 제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건 끔찍한 일이에요.
 
의학계의 남은 과제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가 콘퍼런스에서 이 이론을 제시할 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의사는 거의 없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커뮤니티는 충격적일 정도로 방어적이죠. 그들은 ‘이런 건 듣지도 보지도 못했어요. 당신이 지어내는 말이네요’라고 응수해요. 하지만 수많은 여성이 원추절제술 시술을 받은 후 실제로 문제를 겪고 있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센터의 산부인과 전문의 타미 로언 박사는 골드스타인 박사의 연구가 대부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한다. 앤드루 골드스타인 박사는 “자궁경부암으로 죽는 건 끔찍한 일이죠. 물론 우리도 이 수술이 오르가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이 수술이 수백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도 집중해야 해요”라고 말한다. 비뇨기과 의사들은 남성의 생식 기관을 다루는 수술이 섹스에 어떤 부작용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해 주기적으로 토론하는데 말이다.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는 이러한 노력이 산부인과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궁경부 수술에 위험이 따른다는 걸 인정해야 할 시기가 온 거죠.” 물론 의학계가 여성들의 성생활을 무시하는 게 하루이틀의 일은 아니다. 1987년 ‘세계 성의학회’가 창설됐을 때도 그 중심은 남성이었다. 그리고 4년 후, 처음으로 전립선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립선 절제술이 시술됐다. 영구적인 성적 장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신경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존스홉킨스 의학 센터의 비뇨기과 전문의 아서 버넷 박사에 따르면 그토록 혁신적인 시술이 가능했던 것은 그간 전립선과 성기에 대한 연구가 수십 년간 이어져온 덕분이다. 한편 세계 여성 성 건강 연구회의 회장인 제임스 사이먼 박사는 동일한 주제에 대해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는 한참 뒤처진 상황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성적 문제를 경험하고 이의를 제기해왔지만 그에 관련된 내용이 의학 저널에 언급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리기 일쑤였다(로언 박사는 피임약을 예로 들었다. 오랫동안 피임약의 온갖 부작용은 무시됐다). 다시 말해, 사샤를 비롯한 많은 여성이 의학 연구 자료와 자신의 경험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채 방황 중이라는 뜻이다.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와 코미사루크 박사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문 연구팀과의 협업을 통해 자궁 절제술로 제거된 자궁경관을 분석하며 주요 신경의 정확한 지점을 찾는 것이다. 이들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미래에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좀 더 정밀한 원추절제술을 제공할 수 있길 희망한다. 일부 의사들은 원추절제술 이외의 다른 치료 방법을 개발 중이다. 로언 박사는 자신의 환자 중에는 원추절제술을 받은 후 불만을 제기한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주기적으로 원추절제술 대신 크라이오테라피를 시술한다. 이것이 자궁경관을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암 발병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데 원추절제술과 비슷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원추절제술이 성적 장애를 유발한다는 증거들이 이미 존재해요. 그렇다면 적어도 여성들은 그러한 위험 요소를 수술 전에 충분히 안내받아야 합니다.”
 
수술, 그 이후
원추절제술로 자궁경부가 손상된 여성들의 오르가슴을 향한 여정은 오늘도 계속된다. 에밀리는 여전히 여성 상위 자세를 취할 때마다 고통을 느낀다. 36세의 미셸도 원추절제술을 받기 전까지는 거의 매일같이 만족스러운 섹스를 즐겼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섹스하면서 일어나는 다른 모든 것도 즐길 수 있어야 해요. 가령 파트너를 만족시키는 것 말이에요. 오르가슴을 느낄 수 없다고 해도 화를 낼 순 없어요. 뭘 해도 결국엔 못 느낄 테니까요.” 그런 그녀가 의사에게 고민을 털어놨을 때, 그는 그녀가 몇 년간 아무 이상 없이 지속해온 피임법이 문제일지 모른다며 다른 피임법을 권했다. 이제 곧 보험이 갱신되면 그녀는 새로운 피임법이 아니라 새로운 산부인과를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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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Write 해나 스머더스(Hannah Smothers)
    Freelance Editor 박수진
    Photo Ina Jang
    Design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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