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전쟁같은 여성의 몸을 다룬 책 5

매달 여자들은 전쟁을 치른다. 여성들만 아는, 몸의 전쟁을 다룬 5권의 책.

BYCOSMOPOLITAN2019.11.15

피임약 처음 먹어요 

천제하, 최주애 | 시크릿하우스
그저 약일 뿐인데 왜 그렇게 어렵고도 두려운 걸까? 현직 약사인 저자가 피임약을 복용하는 법을 본격적으로 알려준다. 유튜브 채널 <약 먹을 시간>을 진행하는 두 저자가 구독자들이 댓글로 남긴 피임약에 대한 궁금증, 오해, 잘못된 정보 등을 추려 쉽게 정리했다. 피임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복용하는 피임약인 만큼 나에게 맞는 약, 먹는 방법 등 약국에 가서 직접 물어보기에 민망한 내용을 담았다. 가깝고도 멀게만 느껴지는 피임약에 관한 모든 정보가 집대성돼 있다.
 

생리의 힘 

네이디아 오카모토 | 문학동네
평균적으로 여자들은 40년 동안 매달 생리를 한다. 이 책은 생리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 생리용품의 역사와 사용법을 상세하게 다룬다. 또한 생리용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생리 빈곤 문제를 지적한다. 생리대가 없어 종이 타월, 비닐봉지, 심지어는 신발 깔창을 사용하는 여성들도 있다며, 이들을 위한 사람들의 의식과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생리를 ‘그거’라고 지칭하며 쉬쉬하는 시대를 넘어 여성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도 말한다. 생리를 생리라고 말하지 못하는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책이다.
 

생명의 여자들에게 - 엉망인 여성해방론 

다나카 미쓰 | 두번째테제
한국보다 더 보수적인 사회가 된 일본. 이 책은 여성해방운동의 고전으로 출간 이후 47년 동안 사랑받아왔다. 개정판과 신판을 거쳐 한국어판이 해설을 추가해 다시 출간됐다. 이 책은 위안부를 두고 여성을 성 노예로 삼은 일본 제국주의는 여자를 성욕 처리 대상으로 취급하거나 여성을 아이를 낳는 어머니로 대상화하는 남자들의 시선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성해방운동의 선구자인 저자의 단순한 인생 회고록으로도 읽을 수 있으며, 생생하게 억압됐던 여성의 삶과 그 안에서 깨어나는 과정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페미니즘의 기초를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것이다.
 

내 친구가 산부인과 의사라면 이렇게 물어볼 텐데 

류지원 | 김영사
산부인과를 찾을 때 여성 의사가 있는 산부인과라는 간판을 보며 어쩐지 안도감을 느끼거나 치과 못지않게 산부인과 가는 걸 꺼리는 여자라면 혹하게 될 책이다. 때론 아주 사소한 증상의 원인이 궁금할 때가 있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정보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저자는 환자들이나 지인들에게 받았던 무수한 질문에 대한 답과 잘못된 상식을 사례로 풀어내며 공감을 산다. 너무 잦은 생리, 성관계 후 출혈부터 성병, 자궁경부암까지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네, 저 생리하는데요? 

오윤주 | 다산책방
여자에게 생리는 ‘애증’의 대상이다. 제때 나오지 않으면 불안하고, 제때 나오면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것. 오죽하면 여자들이 임신하면 가장 좋은 점으로 ‘생리하지 않는 것’을 꼽을까? 저자는 “100명의 여성은 100가지의 생리를 한다”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친구들과 생리전 증후군, 생리통 등의 증상을 얘기할 때 조금씩 달랐던 것 같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어쨌든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생리는 좋은 기억을 주지 않았다는 것. 그러나 저자는 생리를 몸의 운동 중 하나, 자연스러운 순환이자 몸의 주기로 받아들임으로써 스스로의 정체성과 몸을 긍정하라고 말한다. 불편한 일상의 하나였던 생리를 제대로, 바르게 보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