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othée Chala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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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뷰티풀 보이>에서 약물중독 청년인 ‘닉 셰프’를 맡은 티모시 샬라메는 약에 취해 불안한 영혼과 평소의 청량한 소년 사이를 오가며 복잡한 감정선을 그려낸다. “영화는 평소에 그렇게 친절하고 사랑이 가득하던 사람이 약에 취했을 때 어떻게 돌변하는지 보여주죠. 그럼 우리는 그 사람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걸까요, 아니면 원래 인간의 본성이 그만큼 복잡한 걸까요?”라고 그는 질문한다. 분명한 건 티모시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청량미와 퇴폐미, 청춘과 쇠퇴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게 배우가 가진 악기”라고 말하는 그의 생생한 연기 덕분에 우리는 인간성이란 게 얼마나 복잡할 수 있는지, 2시간의 러닝타임 내내 절절하게 깨닫는다.
우리는 네가 자랑스럽단다
티모시가 공식 석상에서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절 모르시겠지만”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이후에 저는 고함 지르는 사람들 틈에 끼어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신세로 돌아갔죠.” 그러나 그의 겸손함은 과하다 느껴지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과일을 성적으로 탐하는 배역에 욕심이 있었어요” 같은 농담을 한 뒤 사랑니가 보일 듯 환히 웃거나, 늘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인 채 “좋은 배역이라면 ‘꼭 따내고 싶다’는 집착적인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하는, 의욕과 재치가 충만한 배우니까. 그의 겸손에 대한 우리의 대답은 시얼샤 로넌이 이미 해줬다. “저는 오늘 티미를 집에 데려갈 거예요. 티미가 제 상이에요.”
왕을 맞으라!
그를 오래도록 사랑할 충분한 이유는 그가 최근 상당히 공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한다는 점 아닐까? 최근 그의 신작이 연달아 개봉했거나 개봉 소식을 알렸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더 킹: 헨리 5세>에서 그는 헨리 왕 역을 맡았으며, 덕분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 은혜로운 일이 생겼다. <작은 아씨들>을 각색한 영화 <리틀 우먼>에서 시얼샤 로넌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며, 현재 레아 세이두와 함께 웨스 앤더슨의 신작을 촬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드니 빌뇌브의 신작 SF 영화 <듄>에서는 주연을 맡아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편이 제작 중이라는 사실!
콜 미 티미 팀
티모시는 공식 석상에서 키드 커디에 대한 팬심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편. 종종 토크쇼에서 힙합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는 실제로 어린 시절 ‘릴 티미 팀’이란 랩 네임의 래퍼로 활동하기도 했다. 뭐니 뭐니 해도 그와 힙합의 연결 고리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학창 시절에 만든 랩 영상이다. 제목은 ‘통계학(Statistics)’. 너드미 가득한 빨간 볼캡을 쓴 채 “Statistics!”를 연신 외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미 해머는 토크쇼에 출연해 티모시의 이 길티 플레저 영상은 사실 학창 시절 통계학 리포트가 쓰기 싫어 과제 대신 제출한 것이라고 폭로하는 한편, “이 영상에 고작 D+를 준 선생님은 반성하시라”라며 티모시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