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카니, 보헤미안이 되어볼래?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토스카나의 보르고 피아나노(Borgo Pianano)에 도착했을 때 내가 상상 이상으로 여길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여행,여자 혼자 여행,휴가,토스카나

  「 TUSCANY 」 가끔 인생을 살다 보면 비상 버튼을 누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좋아하는 것들로도 답답함이 해소되지 않을 때, 복잡한 출근길 교차로가 나를 자기 혐오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때 깨달았다. 떠나야 한다고 말이다. 평화로운 푸른 언덕과 맛있는 음식이 내겐 필요했다. 그리고 토스카나의 보르고 피아나노(Borgo Pianano)에 도착했을 때  내가 상상 이상으로 여길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휴가라고 하면 으레 궁전 버금가는 18세기 이탈리아 농가와 같은 낭만적인 여행지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나도 여길 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보르고 피아나노는 평범한 호텔이 아니다. 토스카나 언덕 사이의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호텔로 실제로 농장으로도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등산로와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가 자연에 대한 결핍을 채워준다. 언제든 참가할 수 있는 요가 클래스는 물론이고 예술가 레지던시에서 운영하는 페인팅과 드로잉 수업도 있다. 천연 재료만 사용하는 비누 공방 외에도 말타기, 스파, 절벽의 수영장까지,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득 찬 낮과 달리 저녁은 평화롭고 조용하다. 혼자 온 손님뿐 아니라 커플, 가족 단위로 놀러 온 이들이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눈다. 주말에는 책과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스튜디오에서 드로잉 수업을 듣고 다른 손님들과 간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고요한 산책로를 몇 시간이고 걸으며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이곳은 지쳐 있던 내 일상을 완전히 ‘리프레시’할 수  있는 소중한 곳이었다. 자연의 적막함과 다양한 액티비티가 뒤섞여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냈다. 특히 고풍스러운 숙소와 로마네스크 양식의 예배당, 그리고 미술관은 시간 여행을 떠난 기분을 안겨줬다. 일상의 시간을 보다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탈출구를 하나 더 알게 된 셈이다.   혼자 왔어요? 이 질문에 답하기 애매할 때가 있다. 첫 번째는 부끄러워서, 두 번째는 위험해서다. 첫 번째 경우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나 자신과 데이트를 즐기러 나온 것뿐인데 뭐가 부끄러운가. 여행 블로거 퀴니(Queenie Msk)는 심지어 왜 혼자인지 설명할 의무도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저 그 시간을 즐기면 된다. 그러나 두 번째 경우라면 약간의 각색이 필요하다.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말라”라는 말을 유치원 시절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오지 않았던가? “남편이 곧 올 거예요”라든가 “가족이 잠깐 다른 곳에 갔어요”라고 단호하게 말하자.  비록 당신이 비혼주의자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