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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의 귀환 권상우

데뷔 19년 차가 된 배우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목표’였다. 찬란했던 과거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현실과 다가올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배우 권상우. 한 여자의 남편, 두 아이의 아빠 그리고 배우로서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깊게 숨을 고르며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권상우의 두 번째 청춘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BYCOSMOPOLITAN2019.10.21
팬츠 가격미정 우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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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보 촬영을 위해 20일간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했다고 들었어요.
영화 <신의 한 수 : 귀수편>(이하 <귀수>)과 연결되는 화보라 생각하고 3주 동안 먹는 걸 조절했죠. 덕분에 준비하면서 많이 건강해진 것 같아요. <귀수>를 찍는 3개월 동안 6~7kg을 감량했어요. 운동은 습관처럼 하는 거지만 다이어트를 한 건 난생처음이에요. <말죽거리 잔혹사> 때보다 더 날렵하고 탄탄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한때 ‘몸짱’이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중심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저를 잘 모르는 어린 친구들에게 ‘권상우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노력한 만큼 결과로 보이는 건 몸뿐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럼요! 몸 만드는 건 농사짓는 것과 똑같아요. 꾸준히 해야지, 잠깐 해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특출나게 잘난 건 없지만 운동을 계속 하는 것만으로도 저의 자존감이 올라가는 건 확실해요.
 
요즘 10~20대들은 권상우라는 배우를 드라마 <추리의 여왕>, 영화 <탐정> 시리즈의 주인공 정도로만 생각할지 몰라요. 지금 이 시점에서 데뷔했다면 어떤 활동을 했을지 상상해본 적 있어요?
지금은 어린 친구들이 워낙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고 연기 잘하는 친구들도 많으니 쉽게 데뷔하진 못했을 것 같아요. 하하. ‘과거에 다른 선택을 하고, 커리어를 다른 방향으로 쌓았으면 어땠을까’란 생각 자체가 부질없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앞만 보고 살았어요. 실수도 했지만, 그걸 두 번 다시 안 하는 게 중요했죠. 어린 친구들한테 각인돼 있는 저는 <탐정>의 ‘강대만’일 텐데, 앞으로 그걸 깨는 게 목표예요.
 
최정상까지 올라가본 사람이 평정심을 유지하며 평지를 걷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그 어려운 걸 권상우 씨는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기가 있었죠. 워낙 정신없이 활동했기 때문에 기억나는 순간이 많지는 않아요. 몇 년 전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어요. 그때 그 영광을 다시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더 믿음을 주고 싶어요.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죠.
결혼과 동시에 중심부에서 많이 멀어졌어요.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죠. 지금은 좋은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열망과 열정이 신인 때보다 커요. 현장에 있는 게 너무 재미있고, 좋은 시나리오를 보는 것도 너무 신나요.
 
터틀넥 17만7천원 맨온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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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접만 받는 사람이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해요. 스스로 꼰대라고 생각해요?
미디어를 대하는 방식은 꼰대인 것 같아요. SNS도 안 하고, 음악을 어디에서 들어야 하는지도 잘 몰라요. 그 외의 것에는 꼰대 기질은 없는 것 같아요. 나이 어린 후배를 만나도 말 놓기 힘들어하고, 배려하려 애써요. 선배들한테는 잘하려고 하지만 그걸 후배들에게 기대하지는 않죠. 잘 챙겨주는 후배가 더 귀엽게 느껴지긴 하지만, 그렇게 안 하는 친구를 비난하고 싶진 않아요.
 
연차가 쌓인 배우들은 새로운 작품을 고르는 데 더욱 신중해지는 것 같아요.
신중함 때문에 작품을 하지 못하면 50대가 돼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더 많은 걸 할 수 있었는데 왜 못 했지?’란 후회를 할 것 같아요. 지금처럼 열심히 해도 후회가 남을 것 같거든요. 모든 배우는 작품에 들어갈 땐 잘될 거라 생각하며 촬영해요. 개봉 날이 다가오면 초조하기는 한데 아주 기분 좋은 긴장감이에요. 이번에 개봉할 <두 번할까요> <귀수> <히트맨> 세 작품 모두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뭔가요?
당연히 관객과 시청자들이 많이 볼 작품을 고르는 게 목표죠. 그렇지만 흥행 결과는 개봉 시기와 개봉 환경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잖아요. 영화에서 단 하나만 보이는 게 아니라 배우도 좋고, 이야기도 잘 보이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영화 <귀수>는 <신의 한 수>의 스핀오프예요. 부담스럽지는 않았어요?
전작이 워낙 좋았고 주연이 정우성 선배였으니 당연히 부담감이 있었죠. 지금도 댓글에 “정우성이 나오지 왜 권상우가 나오냐?”란 말도 있어요. 근데 이 영화를 보신다면 그런 염려는 사라질 거라고 확신해요. 전작과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거든요. 그래서 정우성 선배님도 봐주시면 좋겠어요. 하하.
 
솔직해서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그 오해를 애써서 풀기보단 시간에 맡기는 편인 것 같아요.
지금도  악플을 다는 사람이 많아요. 기분이 좋진 않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죠. 거기에 반응하는 것 자체가 더 안 좋은 결과를 낳는 것 같거든요. 대부분 결혼 전 저의 광팬이었던 분이나 안티 팬들이에요. 그들이 내 인생에서 그리 중요한 사람은 아니니까요.
 
‘소라게 짤’을 비롯한 다양한 짤이 회자되는 거 알고 있어요?
하하. 저는 너무 좋아요. 원작과 달리 변질된 장면이 많지만 사람들이 저를 기억해주는 건 좋은 거죠. 배우라는 직업을 택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제가 죽어도 아이들이 아빠가 보고 싶을 때마다 제 작품을 꺼내 볼 수 있을 테니까요. 뭔가 남길 수 있는 작업을 한다는 게 좋아요.
 
셔츠, 타이(세트) 79만원 모두 닐바렛. 팬츠 40만원대 레이 by 매치스패션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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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촬영장에 아들 룩희가 왔어요. 권상우의 아들로 사는 기분은 어떨까요?
별생각 없는 것 같아요. 분명 좋을 텐데, 쟤는 모르더라고요. 하하.
 
왼쪽 팔에 타투가 있더군요.
<추리의 여왕> 시즌 1을 찍을 때 어머니와 아내, 아들딸의 이름과 생일을 새겼어요. 어머니와 아내한테 말 안 하고 했다가 엄청 혼났죠.
 
요즘은 가수, 배우 모두가 아티스트인 세상이에요. 그에 대해 동의하나요?
연기를 하든, 미술을 하든 모두 아티스트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저는 그런 말이 그리 편하게 들리진 않아요. 나중에 배우 활동하면서 좋은 영화를 제작한다면 편하게 들을 수 있겠죠.
 
생각해놓은 시나리오가 있다고 들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두 개 정도 있는데, 1~2년 전에 영화 연출을 하셨던 감독님과  시나리오도 만들었죠. 동유럽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그곳에 동양인이 있어야 하는 이유와 명분이 확실한 스토리예요. 아직은 시기나 상황이 아니지만 언젠가 보여드릴 날이 오겠죠.
 
스스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는 뭐라고 생각해요?
잘 어울린다기보단 사람들이 ‘권상우를 보면 아직 풋풋하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오늘 화보의 제목을 붙인다면요?
음… 권상우 살아 있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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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eature Director Jeon So Young
  • Photographer Kim Yeong Jun
  • Stylist 남주희
  • Hair 이혜영
  • Makeup 이미영
  • Assistant 김지현/김상혁
  • Design 조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