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내 용기를 시험할 시간이 왔다 || 코스모폴리탄코리아 (COSMOPOLIT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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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내 용기를 시험할 시간이 왔다

혼자 떠나는 사파리 여행이 위험하다는 건 오해다. 이곳에는 특유의 평등함이 존재한다. 자연 앞에서 모두가 똑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서로를 걱정하고, 또 선뜻 도와준다. 이미 버킷 리스트를 달성했지만, 체크 표시는 하지 않았다. 또다시 갈 예정이니까.

COSMOPOLITAN BY COSMOPOLITAN 2019.10.18
 

AFRICA

내가 남아프리카 사파리에 발을 내딛고 처음으로 한 일은 온몸에 살충제를 뒤집어쓴 채 다른 여행자들에게 “안녕하세요!”를 외치는 것이었다. 사파리 여행은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지만 이렇게 혼자 오게 될 줄이야. 다행히도 이곳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 또한 혼자였다. 19~29세로 나이대도 비슷해서, 우리는 만난 지 하루 만에 가족 못지않게 친근한 사이가 될 수 있었다. 9시간 동안 트럭 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함께 이동했으니 안 친해지는 게 더 이상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게다가 이 여행은 온몸이 더러워지는 데 거부감이 없는 사람만이 견뎌낼 수 있는 환경이라 딱히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도 없었다.
 
한껏 더러워질(?) 준비가 됐다면 이제 여행 내내 펼쳐지는 대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카누, 폭포 그네, 코뿔소 트레킹 그 무엇이든 가능하다. 특히 코뿔소 트레킹은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작은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아프리카 전통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코스다. 잠베지강을 오가는 선셋 크루즈를 타면 하마가 물 밖으로 나오며 하품을 하는 장관 중의 장관을 볼 수 있다. 푸르른 강과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을 바라보는 기쁨은 두말할 것도 없다. 크루즈 이용 금액은 2시간 기준 4만원대이며, 모든 주류가 포함된 가격이다.
뭐니 뭐니 해도 사파리 여행의 백미는 드라이브다. 4시간 동안 사파리 차로 공원을 돌아다니며 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버펄로 등 <동물의 왕국>에서만 봤던 동물들을 눈앞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길 옆에서 놀고 있는 하이에나 가족을 볼 수 있었다. 초원을 노니는 동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얼마든지 가이드에게 물어봐도 된다. 백과사전 못지않은 지식을 뽐내며 쉴 새 없이 설명해줄 테니 말이다.
자연과 동물을 빼놓고라도 사파리 여행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매일 밤 우리는 캠프파이어에 둘러앉아 맥주를 마시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세상이 넓다는 말은 물리적인 크기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해 배웠다. 덕분에 나 역시 여행 전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다.
혼자 떠나는 사파리 여행이 위험하다는 건 오해다. 이곳에는 특유의 평등함이 존재한다. 자연 앞에서 모두가 똑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서로를 걱정하고, 또 선뜻 도와준다. 이미 버킷 리스트를 달성했지만, 체크 표시는 하지 않았다. 또다시 갈 예정이니까.
 
짐 다이어트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마음만큼이나 가벼워야 하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짐이다. 짐이 늘어날수록 갈 수 있는 곳은 줄어든다. 특히 사파리처럼 도시가 아닌 곳은 필수품만 챙기는 것이 좋다. 매일매일 다른 옷을 입을 생각이라면, 아예 여행을 떠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당연히 화장품 대신 여행용 비누를 챙겨야 한다. 산 지 얼마 안 된 좋은 물건보다는 늘 써왔던 낡고 익숙한 물건들을 가져갈 것. 신용카드나 귀중품은 신발 안이나 속옷 속에 넣어서 챙기고, 현금은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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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Rocco Blzzarri/Krixhna All Thya/
    Cindy Glova Gnoli/Damien Raggatt/Stefano Scaia
    Freelance editor 이소미
    Designer 조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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