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 팜은 신기술(ICT), 바이오 기술(BT), 녹색 기술(GT), 사물 인터넷(IoT) 등 최신 기술을 통해 최적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토양 등을 분석한 후 작물의 생육 환경을 원격 제어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환경을 유지하는 지능화된 농장을 뜻한다. 지금 전 세계는 인구 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당면할 미래의 ‘식량 부족’ 문제(유엔 경제사회국이 발표한 ‘2017년 세계 인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55년 세계 인구는 현재의 77억 명에서 100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보다 70% 이상의 농산물 생산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관측)에 대한 해결책으로 스마트 팜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 양정자료’에 따르면 국내 잠정 식량자급률이 약 49%에 불과한 우리나라도 일본, 미국, 유럽, 중국과 함께 이 흐름에 일찍이 동참했다. 청년 스마트 전문 인력 양성, 임대형 스마트 팜 시설 확충, 스마트 축산 시범 단지 조성 등 국가 차원에서 정부 혁신 역점 과제로 추진 중이다.
갑자기 웬 ‘농업’ 얘기냐고? 이 ‘똑똑한 농업 기술’은 귀농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새에 스마트 팜은 평범한 일상 곳곳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당신이 지난밤 ‘새벽 배송’으로 주문해 오늘 아침에 섭취한 새싹 샐러드가 스마트 팜의 프로덕트라는 사실을 아는지? 그 채소에 흙 한 톨 묻어 있지 않고 벌레 먹은 흔적이 없는 건 오직 빅데이터에 기반한 IT 기술, LED와 미네랄, 배양액으로만 재배했기 때문이다. 삼겹살집에서 상추를 먹다가 배추벌레가 나왔다는 후기는 미래에선 영영 볼 수 없는 ‘추억담’이 될 거라는 뜻이다.
올해 답십리역에 들어선 ‘메트로 팜’은 스마트 팜의 실체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면적 48m2의 인도어 팜에선 버터헤드 레터스, 카이피라 등 무려 1200여 포기의 샐러드 채소가 싱싱하게 자란다. 미래 식문화를 연구하는 스타트업 팜에이트는 빛과 물만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수경 재배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가 갓 수확한 싱싱한 샐러드 채소를 ‘자판기’에서 뽑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팜에이트는 을지로3가역, 충정로역, 상도역 등에 스마트 팜과 샐러드 자판기를 선보일 예정이며, 특히 상도역엔 대형 인도어 팜과 샐러드 체험관, 샐러드 카페 등을 함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팜이 집, 학교, 회사 등의 공간에 침투할 날도 머지않았다. 올해 초 <뉴욕 매거진>이 소개한 ‘The Best Indoor Garden Kit’ 목록을 보면 고출력 LED 시스템, 자동 급수, 습도 조절, 자가 세척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홈 스마트 팜’ 기기의 현재가 한눈에 드러나 있다. <삼시세끼 산촌편>에서 염정아와 윤세아, 박소담이 고군분투해 가꾸는 텃밭 없이도 베란다와 창가에서 감자를 캐고 상추와 깻잎을 뜯어 ‘갓 수확한 먹거리’를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