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이야기만이 살아남는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과제가 끝난 뒤’가 아니라 ‘과제 하다 말고’, ‘채널을 둘러싼 가족과의 다툼’이 아닌 ‘나를 둘러싼 채널들의 다툼’, ‘남의 얘기’가 아닌 ‘내 얘기’. 1525세대는 TV가 아니라 웹 드라마를 본다. 최근 유튜브와 네이버TV, 브이라이브에서 눈도장 제대로 찍은 웹 드라마 4편의 제작진을 만나 웹 드라마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 드라마,브랜드 콘텐츠,tv,신작드라마,정주행

「 라면공작소 <썸스테리 쉐어하우스>  」   <썸스테리 쉐어하우스> 2019. 2. 14~4. 25 이승열 CP, 임하은 AE 농심의 브랜드 콘텐츠. 조리학과 복학생 ‘김서윤’은 옆집 언니가 운영하는 셰어하우스에서 살게 된다. 알고 보니 하우스 메이트 셋은 모두 남자고, 라면 도둑 사건을 계기로 고등학교 동창인 ‘최우현’과 같은 과 훈남 선배인 ‘박주원’ 사이에서 썸을 타기 시작한다.   이승열 CP 어느 순간 웹 드라마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겠다 싶었죠.   임하은 AE 좋은 이야기가 구독으로, 구독이 구매로!   <썸스테리 쉐어하우스>는 셰어하우스에 같이 사는 남녀가 라면 도둑 사건을 계기로 썸을 타게 된다는 이야기예요. ‘썸’이라는 게 사실 ‘저 친구가 날 좋아하나?’라는 의심을 갖고 추측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미스터리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승열 CP(이하 ‘이’) 1~2년 전만 해도 웹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지금보다 명확했어요. 잘생긴 남자와 평범한 여주의 썸이 있어야 했죠. 요즘은 시청자가 훨씬 늘어서 해볼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사실 좀 더 제대로 된 추리 과정이 들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여주인공 ‘김서윤’이 약간 백치미가 있는 캐릭터잖아요. 그녀가 너무 치밀해져버리면 모든 게 꼬이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멜로 쪽에 더 비중을 두긴 했어요.   웹 드라마의 성공 공식이 있다고 보나요? 이 소재에 대한 건 특별히 없어요. 잔잔한 요소를 어떻게 적당히 자극적으로 확장하느냐죠. 클릭해보고 싶은 썸네일을 만들어야 해요. 임하은 AE(이하 ‘임’) 첫 화가 ‘셰어하우스에 살게 됐는데 룸메이트가 모두 남자다’라는 내용이었는데, 썸네일에 ”남자 셋과 살게 되었다”라는 문구를 넣었더니 클릭 수가 정말 높았어요.   라면이라는 소재를 이야기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도 중요했을 텐데요. 임 라면은 20대의 주요 먹거리라서 풀어낼 소재가 정말 많아요. ‘자취방 옆집 라면 냄새’에서 이야기가 시작될 수도 있고, ‘꼬들꼬들한 면’과 ‘퍼진 면’에 대한 취향으로 캐릭터를 설정할 수도 있죠. <썸스테리 쉐어하우스>에서 ‘김서윤’과 ‘박주원’이 ‘다시마 좋아하느냐 아니냐’를 주제로 대화하는 것처럼요.   웹 드라마에서는 ‘공감’이 가장 중요하죠. 이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놀이터’로 만들어야 해요. 남자 캐릭터에 대해 이야깃거리를 만들면 쉽죠. 이상적이고 자상한 남자와 욕 먹을 짓을 하는 남자의 대립 구도를 만드는 거예요. 예를 들어 바람피우는 남자 캐릭터는 안 돼요. 그건 ‘천하의 나쁜 놈’이죠. 그런데 그저 ‘여사친’이 많은 정도라면? 그리고 그 남자 캐릭터가 일편단심 캐릭터보다 잘생겼다면? 시청자들이 욕하면서도 잘생긴 남자 주인공 때문에 콘텐츠를 보게 되거든요.   웹 드라마에 10대 시청자가 특히 많은 이유가 뭘까요? 이 웹 드라마의 시작은 페이스북이었어요. 페이스북은 스마트폰이 없어도 PC방에서 로그인할 수도 있고, 페이스북 메신저는 페이스북 피드에 올라오는 콘텐츠를 이용해서 말을 걸 수 있죠. 10대는 직접 연애를 하지 못해도 웹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연애를 소재로 친구들끼리 ‘페메’로 대화하며 판타지를 충족하는 것 같아요.   웹 드라마의 주요 시청자는 주로 젊은 여성이죠. 이들의 두드러지는 특징이 무엇이라 보나요? 이 이번에 마블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보면서 이제 더 이상 ‘여성은 남성에게 구원을 받는다’가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의 생각이 정말 빠르게 변해요. 이제는 소재만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해야 ‘잘’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거죠. 임 ‘이걸 해야’ 통한다기보다는 ‘피해야 할 것’들이 생겼어요. 핵심 키워드는 ‘존중’이에요. 존중받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포인트가 있는 순간을 피해야 한다는 걸 염두에 늘 두고 있어요.   웹 드라마의 열풍을 몰고 온 건 10~20대 팬덤인데, 앞으로 시청자층을 확장해야 한다고 보나요? 이 휴대폰으로 콘텐츠를 보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지면서 사람들이 넷플릭스 같은 OTT(Over The Top, TV 시리즈를 웹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로 넘어가고 있죠. 사람들이 점점 더 ‘잘 만든 콘텐츠’에 익숙해지고 있어요. 브랜드 입장에서도 단순히 넷플릭스에 바로 광고를 내는 게 아니라, 잘 만든 작품을 만들자는 수요가 커질 것이라 생각해요. 결국에는 ‘좋은 이야기’가 살아남는다는 인식이 있죠.   웹 드라마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보는 건가요? 이 드라마가 됐든, 영화가 됐든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은데 TV까지 가는 게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에 유튜브가 성장했다고 봐요. 내가 원하는 걸 충족시키면서도 시간을 많이 뺏기거나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지 않고 싶어 하는 거죠. 웹 콘텐츠를 놓지 못하는 이유는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예요. TV에서 하기에는 약하지만 웹에서 방영했을 때 적합한 콘텐츠가 있을 수 있잖아요.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브랜드가 광고 대신 웹 드라마를 선택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임 브랜드 역시 사랑받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거든요. 목표는 결국 구독층을 늘리려는 거예요. 점점 이 브랜드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기대하게 만들어야죠. 꼭 실질적인 의미가 아니라도 브랜딩이 결국 소비로 이어진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