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시절 내게 필요했던 이야기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과제가 끝난 뒤’가 아니라 ‘과제 하다 말고’, ‘채널을 둘러싼 가족과의 다툼’이 아닌 ‘나를 둘러싼 채널들의 다툼’, ‘남의 얘기’가 아닌 ‘내 얘기’. 1525세대는 TV가 아니라 웹 드라마를 본다. 최근 유튜브와 네이버TV, 브이라이브에서 눈도장 제대로 찍은 웹 드라마 4편의 제작진을 만나 웹 드라마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 tvn드라마,드라마추천,정주행드라마,드라마,통통한연애

「 tvN D STORY <통통한 연애> 」 기획 및 각본 최선미 PD   앞으로는 20대를 위한 콘텐츠도 만들 예정이에요.   <통통한 연애>는 ‘외모나 정체성이 어떻든,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뚜렷한 메시지가 있는 웹 드라마예요.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tvN D 이전에 원래 제작사가 스튜디오 온스타일이었는데, 그때 슬로건이 ‘나답게, 나로 서기’였어요. 뷰티나 패션 프로그램도 보디 포지티브 방향으로 가는 추세였죠. 10대들이 한창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쓸 나이잖아요. 저 역시 학창 시절에 체중을 20kg가량 감량한 적 있거든요. 먹는 게 무서울 정도로 강박에 시달렸어요. 그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죠.   특이한 게 <통통한 연애>의 남자 캐릭터인 ‘민재’와 ‘주혁’은 둘 다 순하고 애교 많은 성격이죠. ‘수린’이나 ‘구슬’ 모두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는 주도적인 캐릭터잖아요. 여성 캐릭터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남자 캐릭터가 무해한 캐릭터여야 했어요. 또 편견이 없어야 하고, ‘주혁’이 키가 작듯 나름대로 콤플렉스를 가진 남성 캐릭터로 만들었죠.   여자 친구인 ‘수린’이 놀림받을 때마다 ‘민재’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청자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남자가 나서서 보호해주는 거 너무 클리셰잖아요. ‘수린’이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게 ‘민재’지만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에는 오랜 친구인 ‘수린’이가 어렸을 때 왜소한 체형 때문에 놀림받았던 ‘민재’를 똑같이 도와줬다는 설정이 있어요.   10대들에 대한 스터디는 어떻게 했나요? 브이로그와 웹툰 플랫폼에 달린 댓글, 커뮤니티에서 반응 좋은 게시글을 꾸준히 봤어요. 그리고 10대 모니터링 요원단을 통해 의견을 수집해요. 배우 중에도 10대가 많고요.   그 밖에 ‘요즘 10대’들에 대해 인상 깊었던 특징은요? 영상 통화를 정말 하루 종일 해요. 옆에 스마트폰을 두고 끊임없이, 마치 브이로그 찍듯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죠.   에피소드들의 누적 조회 수가 100만이 넘을 정도로 ‘대박’이 났죠. 어떨 때 인기를 실감하나요? 틱톡이라는 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통통한 연애> 명대사가 유행했거든요. ‘수린’이가 ‘윤공주’에게 “팔 꺾어버리기 전에 내 남친한테서 떨어져!”라고 소리치는 대사를 더빙해 ‘짤’을 만들어 올리더라고요.   <통통한 연애>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소재를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나 연애만큼 외모 고민을 정말 많이 하잖아요.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건강한 메시지를 주려고 노력한 점도 통하지 않았나 싶어요.   작가에서 웹 드라마 PD로 전향했다고요. 원래 영상학과를 나왔어요. 평소에 뮤직비디오 같은 짧은 영상을 좋아했죠. 요즘에는 TV 프로그램도 본방을 챙겨 보기보다 방영 후에 하이라이트 영상만 찾아보는 식이잖아요. 처음 웹 드라마에 관심이 생겼을 땐 단막극 위주로 하나의 긴 이야기를 10부, 20부로 나눠 올리는 게 유행이었는데 지금은 회당 이야기가 끝나는 형태로 굳어진 것 같아요.   웹 드라마가 주력하는 ‘공감’ 콘텐츠의 소재가 한정돼 있다고 느낄 때는 없나요? 물론 있죠. 그래서 저희는 꾸준히 메시지를 던지는 쪽으로 차별화하려고 해요. 또 넷플릭스 같은 거대 플랫폼이 많이 생기면서 해외 콘텐츠가 유입되다 보니, 소비 패턴이 변하는 시점이 분명 올 거라고 봐요.   앞으로 웹 드라마의 장르가 더 다양해질까요? 그렇게 바뀌려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벗어나 넷플릭스나 네이버TV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간식 먹듯 보는 채널에 갑자기 소화하기 어려운 판타지 요소가 나온다면 통하지 않을 것 같아요.   지상파로 활동 영역을 넓히려는 제작사나 배우들도 많잖아요. <통통한 연애>도 온스타일 채널에서 방영됐는데, 여성을 비하하는 장면이 심의에 걸리더라고요. ‘수린’이한테 ‘옥자’ 같다고 놀리는 장면이 다 잘렸어요. 이유 없이 화난 ‘수린’이 ‘사이다’ 발언만 하다가 끝나는 웃픈 상황이 됐죠.   웹 드라마가 심의에서 자유롭다는 이야기는 접했지만 지상파에서 그런 부분이 심의에 걸릴 줄은 몰랐네요. 지금 10대 위주인 구독층을 넓히려는 생각도 있는지 궁금해요. 물론 여러 플랫폼을 아우르면서 구독층이 넓어지면 좋겠지만, 사실 20~30대는 10대에 비해서는 문화적으로 충족돼 있다고 보거든요. 10대들은 공부하다가 유튜브 잠깐 보는 게 낙이란 말이죠. 그래서 당장은 10대 타깃의 콘텐츠로 더 파고들려고 해요. 내년 3월 개봉 예정인 차기작도 10대물인데, 웹툰 원작이에요. 자세한 건 비밀입니다. 하하.   <통통한 연애> 2018. 11. 28~2019. 8. 7 통통해서 놀림받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공수린’은 남자 친구 ‘김민재’와 친구 ‘정선호’의 도움으로 자신의 모습을 긍정하고 사랑하는 법을 깨달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