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의 진가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누구나 인생에서 절대 잊히지 않는 시간이 있다. 옥주현에겐 핑클로 보낸 4년의 시간이 그렇다. 뮤지컬 배우, 최고의 디바… 그녀를 말하는 수많은 수식어 중에 지금 사람들은, 그리고 그 자신은 핑클의 리드 보컬이길 원하고 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그 모습처럼 말이다. | 옥주현,스위니토드,뮤지컬배우,핑클,뮤지컬

슬리브리스 톱 9만5천원 얼바닉30. 팬츠 가격미정 프라다. 뱅글 42만3천원 브릴피스. 엉덩이에 뿔 안 났어요? <캠핑클럽>에서 멤버 4명이 하루가 멀다 하게 울다가 웃길 반복했잖아요. 그러게요. 하하. 효리 언니 말처럼 제가 제일 바랐던 여행이었어요. 핑클 데뷔할 땐 서로 친해질 시간도 없이 바로 활동을 시작했죠. 멤버들의 혈액형도 인터뷰하면서 알게 될 정도로 서로에 대해 잘 몰랐어요. 활동 기간도 4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가 큰 존재였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활동할 때 전혀 깨닫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됐고, 또 멤버들과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커졌죠. 함께할 때 챙겨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과 가장 행복했던 시기를 함께했던 것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자꾸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2019년에 핑클이라는 아이돌이 데뷔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봤어요? 예전에는 실력이 부족해 초라함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멤버 각각이 인간적인 면모를 지녔기 때문에 큰 사랑을 받은 거라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다 노래를 잘하고, 다 예쁜 게 아니잖아요. 누군가는 진이에게 “노래를 너무 플랫하게 부르는 거 아니야?”라고 말하지만 그마저도 이진만의 색깔인 거잖아요. 음정은 4명 중에 가장 정확해요. 유리의 강점은 목소리가 굉장히 풋풋하다는 거예요. 예전에 프로듀서님이 “너네 3명의 목소리만 모으면 아줌마 같을 수 있는데 유리 덕에 화음이 유니크해진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여기에 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예쁜 예능신 효리 언니까지 있으니 엄청나지 않나요? 아, 저는 노래만 좀 했죠. 하하. 아무튼 시간이 지날수록 핑클은 다른 팀이 따라오기 힘든 팀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핑클에 있어서 너무 다행이에요.   핑클에서 노래만 좀 한 멤버라고 하기엔 너무 겸손한 표현 아닌가요? 자기 관리 잘하는 대표적인 인물이잖아요. 사실 관리하는 거 너~무 힘들어요! 저는 먹는 걸 워낙 좋아하는 데다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이에요. 본격적인 관리가 필요할 때는 ‘지금 안 먹는다고 해도 이 음식이 없어지는 게 아니고 세상에 늘 있는 거야, 촬영만 끝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라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해요. 한번은 (조)여정이가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딱 50살까지만 하기로 했지?”라고 하길래 “무슨 소리야! 우린 죽을 때까지 해야 해!”라고 말했어요. 하하. 우리는 만나면 맛있는 거 먹고 무조건 운동하러 가요. 운동하는 곳이 놀이터죠. 말은 이렇게 하지만 열 번 중 한 번만 소풍 가는 마음으로 가고 나머지는 멱살 잡힌 것처럼 끌려가요.   옥주현·조여정 씨와 비교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여성도 많아요. 비교가 나쁘긴 하지만 좋은 약이 되기도 해요. 어떤 잣대 때문에 내가 힘들고 짜증 나도 그게 편하면 그대로 사는 거죠. 저는 몸이 무거워지면 짜증 지수가 올라가는 편이에요. 어떤 게 맞고 틀린지는 알 수 없죠. 얼마 전 제 옛날 영상을 보고 깜짝 놀라 후배한테 그걸 보여주면서 “이것 봐. 너도 운동하면 몸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더니 그 친구가 “언니는 몸을 새로 샀네요?”라고 말하더라고요. 하하. 저도 운동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에요. 운동하면서 거울로 제 몸을 매일 보다 보니, 몸무게가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거울로 몸의 변화를 관찰하는 게 즐거운 시기가 와요. 그걸 맛본 사람은 알아요. 그 맛을.   어떤 맛이죠? 신세계의 맛이죠! 쉽게 사먹을 수 있는 맛이 아니에요.   옥주현의 당당한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아요. 어머니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라면 애초에 자신감을 갖고 태어난 거 아닐까요? 예전에는 ‘사람이 왜 다 날씬해야 해?’라는 생각을 했어요. 객기죠. 일종의 반항심 같은 거요. 그땐 엄마든 누구든 나에게 싫은 소리 하는 게 싫었어요.   블라우스 4만9천원 자라. 스커트 가격미정 토즈. 귀고리, 스니커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옥주현 씨를 가장 즐겁게 하는 말은 뭐예요? “맛있어!”라는 말이오. 이것도 엄마를 닮았어요. 저희 엄마가 예전부터 요리할 때 MSG 한 톨 안 쓰던 분이었고, 늘 유기농 재료로 음식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일일이 음식에 대해 설명해주곤 하셨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제가 그렇게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집에 놀러 온 친구들에게 맛있는 밥을 잘 먹여 보내는 게 즐거워요. 맛집에 가서도 그 맛을 꼭 메모해둬요.     <캠핑클럽>에서 옥주현 씨가 화면에 가장 많이 잡힌 순간은 요리할 때였어요. 저는 먹는 게 가장 중요해요. 예전에 매니저에게 가장 크게 화를 낸 것도 밥을 안 먹이고 일 시킬 때였으니깐요. 나이가 먹어도 중요한 건 중요한 거예요. 하하. 같이 있다가 제 말수가 줄어들면 진이는 알아요. 제가 배고파서 그런다는 걸요.   방송을 보면서 평소 성격이 과묵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배가 고팠던 거네요? 하하. 사실 제가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밤새워서라도 성심성의껏 답해 드려요. 대신 평소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웬만한 얘기는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편이에요. 말하는 것보다 시뮬레이션하는 걸 선호하죠. 그래서 평소에는 무표정하게 있는 편인데, 예전에는 그런 저를 보고 화난 줄 알고 눈치 보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요. 또 저는 굉장히 느린 편이에요.   요리할 때 손은 굉장히 빠르던데요? 모드가 가장 빠르게 전환될 때는 요리할 때, 잘할 수 있는 공연에 대해 고민할 때뿐이에요. 평소엔 굉장히 느긋한 성격이에요. 나이를 먹을수록 이게 무기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뮤지컬은 사람들이 큰돈을 내고 공연장에 직접 찾아와서 보는 거라 배우로서 부담도 크고 압박도 심해요. 그런데 거기에 의연해져야 하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해야 해요. 만약 제가 급한 성격을 가졌다면 공연장에서 허둥대느라 잘 못했을 수도 있으니깐요.   10월 2일부터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시작해요. 3년 만에 두 번째로 출연하는 거죠.   그동안 홍광호 배우와 함께 무대에서 노래 부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생겨 굉장히 설레요. 그뿐 아니라 두말할 필요 없이 훌륭한 조승우·박은태 배우와의 호흡도 너무 기대되고요.  특히 뮤지컬계의 거장인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을 수십 년째 해온 연출가 에릭 셰퍼가 저희를 이끌어주기 때문에 작품성과 무대의 밀도가 엄청날 것 같아요. 그래서 저의 두 번째 <스위니토드>가 더욱 기대되고 흥분돼요. 연습할 때도 목을 아낄 만한데 너무 신나서 조절을 못 할 정도예요.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드레스 26만8천원 문탠. 귀고리 29만원 페르테. <스위니토드>가 끝나자마자 <레베카>에 출연해요. 출연 결정은 <레베카>가 먼저였어요. 어쩌다보니 좋은 작품을, 좋은 동료들과 연달아 함께 하게 돼서 감사하죠. 사실 3년 전 <스위니토드>를 처음 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불협화음과 협화음이 교차하는 아리아를 처음 익힐 때 굉장히 혼란스러웠죠. 마치 돈 세고 있는데 옆에서 방해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요. 하하. 그렇게 어렵게 익힌 걸 다시 하면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는 영화 <김복동> 2회 차 티켓을 모두 예매해 팬들과 단체 관람을 했어요.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방법을 고심하는 게 느껴져요. 받는 것보다 주는 걸 더 좋아해요. 특히 제 공연을 자주 보러 오는 팬들에게는 더욱 고맙죠. 저에게 특별한 걸 바라는 게 아니라 그저 좋아서 오는 거잖아요. 그런 사랑을 공짜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할 때 작품 배경이 옥수수 밭이었던 것에 힌트를 얻어 찐 옥수수랑 손 편지를 써서 팬들에게 준 적도 있고, 함께 공연했던 박형식 씨가 나온 영화 <배심원>을 팬들과 함께 보기도 했죠. 이번에 <김복동> 영화를 함께 본 것도 마찬가지예요. 팬클럽 회장이 영화가 너무 좋은데 티켓 판매율이 저조하다며 관람을 추천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집에 가는 길에 영화관 가서 아침, 저녁 2회 차 영화 티켓을 전체 구매했죠. 이게 기사화되면서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그동안 칭찬보다는 욕 먹던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약간 어색하더라고요. 하하. 요즘 <캠핑클럽>을 보고 누가 저에게 호감이 생겼다고 하면 좀 부담스러워요.   누군가가 호감을 갖는 건 좋은 일이잖아요. 물론 그렇죠. 하지만 예전에 <무한도전> 멤버들을 보며 ‘살기 너무 힘들겠다’란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너무 착한 이미지 때문에 맘 편히 쉬지 못하는 걸 가까이에서 봤거든요. 사람들이 절 만만하게 보지 않는 게 때론 편해요. 실제론 보이는 것과 달리 구수한 면도 많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 거니까 굳이 “날 불편해하지 말아요~”라고 말하지 않죠. 그냥 있는 그대로 저를 두는 게 좋아요. 제가 바라는 건 제 무대를 본 사람들이 ‘옥주현이 나오는 작품은 봐줄 만한데?’ 혹은 ‘옥주현이 나오는 작품은 앞으로 뭐든 한번 봐야겠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걸로 족해요.   제가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에요. 정말요? 이걸 우리 엄마가 알아야 하는데. TV에 나와야지만 잘나간다고 생각한다니깐요? 하하.   그래서 핑클은 콘서트를 하는 건가요? 음, 그건 비밀이에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