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알바 집에 가봤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할리우드의 화려한 생활과 점점 멀어져가는 제시카 알바. 그녀의 집에서 만난 제시카 알바는 배우이기보다는 사업가에 더 가까웠다. 직원들에게 멋있게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배역은 다름 아닌 비지니스 우먼이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제시카,할리우드,제시카 알바,스타인터뷰,인터뷰

난 제시카 알바의 집 화장실에 있는 아주 작은 스툴에 쭈그리고 앉아 노래를 불렀다. 그녀가 딸의 머리를 헹구고 있는 동안 말이다. 그녀의 두 딸 아너와 헤이븐은 똑같은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고, 제시카는 그들에게 “오늘은 아빠가 출장 중이니 다 같이 안방 침대에서 자도 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엄마는 중간에서 자기 싫어.” 제시카의 화장실 수납장에는 그녀가 2012년 론칭한 브랜드 ‘더 어니스트 컴퍼니’의 보디용품이 가득했다. 사실 그 수납장을 보고 ‘평범한 워킹맘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장식일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시간 지켜본 제시카는 실제로 워킹맘이었다. 8시간 전 우리가 촬영을 시작할 때부터 그녀는 전혀 위화감 없이 그렇게 행동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제시카의 베벌리힐스 자택에 들어섰을 때 난 영화 <라인 오브 듀티>에 나올 법한 범죄 현장을 떠올렸다. 신발에 파란색 커버를 씌우고 들어가야 했으니 말이다. 그녀의 집에서는 모두 무조건 신발을 벗어야 했다. 스케줄이 예정보다 늦어졌기 때문에 나는 시끄러운 TV 소리가 들리는 방을 향해 아이들에게 잔소리하고 있는 제시카를 지켜봤다. “동생 좀 챙겨줄래? TV 소리도 좀 줄이고!” 그 기에 눌려 나도 모르게 “네, 엄마”라고 답할 뻔했다. 사실 제시카 알바는 <씬 시티> <판타스틱 4>를 비롯한 블록버스터에 출연할 만큼 ‘핫한 여배우’였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며 관심을 갖게 된 무독성 베이비용품, 청소용품, 화장품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다. 게다가 1.7억 달러의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그녀가 배우이자 사업가가 된 지 7년의 시간이 흘렀다. 물론 브랜드는 더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시카는 우리가 몸에 바르는 제품에 대해 “사실 그냥 음모론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어떤 성분은 우리 몸을 진짜 해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무해한 성분만 사용해 만든 그녀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바람에 뷰티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하려 했는데, 그녀는 촬영을 위해 다시 이동했다.   제시카와 대화를 다시 시작한 건 옷방에서였다. 그녀의 옷장은 웬만한 아파트보다 컸고, 루부땅과 마놀로 블라닉 슈즈가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마치 그녀의 화려한 삶을 표현하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연기 생활을 정리할 생각이 없었지만, ‘더 어니스트 컴퍼니’ 운영은 연기를 통해 얻을 수 없는 성취욕을 충족시켰다. “연기를 하며 모욕을 많이 당했죠. 많은 상황에서 여자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압박감도 컸고요. 정말 별로였어요.” 할리우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논란에 대해 그녀는 조심스러워했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어요.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으니깐요. 할리우드에서 저는 철면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굉장히 공격적이고, 톰보이 같았고, 욕도 많이 했어요. 모든 것을 냉소적으로 보고 민감하게 반응했죠. 그것이 유일하게 저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방법이었거든요.” 제시카는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잘 알고 있었다. “저는 어떤 결정을 할 땐 항상 심사숙고했어요. 클럽에 다니던 20대 때도 마찬가지였죠. 인터넷에서 조롱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항상 신경 썼어요. 파티 걸로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나는 솔직할 뿐 아니라 막무가내식 비난을 피하는 방법을 익힌 그녀에게 감탄했다. “항상 클럽 안전 요원 곁에 있었어요. 그들은 나를 잘 케어해줬지만 몇 번은 취해서 ‘사진 찍지 마세요!’라며 차로 뛰어든 적도 있었죠.”   제시카는 너무 선정적이라 느낀 광고 제안을 거절한 적도 있다고도 했다. “물론 금전적인 것을 기준으로 결정한 일도 많아요. 하지만 다른 여자들과 경쟁하고 싶진 않았죠. 오히려 남자 배우들과 경쟁했어요. 왜 여자라는 이유로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되면 안 되죠? 사람들이 여주인공을 더 많이 보게 될수록 남녀평등이 쉽게 이뤄질 거예요.” 놀랍게도 그녀는 지난봄에 액션 드라마 로 TV에 복귀했다. 함께 출연한 가브리엘 유니온과 함께 책임 프로듀서로서 이 시리즈를 만들었다. “이게 제가 늘 원하던 거예요. 저는 <다이하드>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사랑한 여자 말고, 브루스 윌리스가 되고 싶었어요!” 마침내 이른 저녁이 됐고, 촬영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제시카는 포토그래퍼와 하이파이브를 했고, 우리는 라운지에 앉았다. “저는 제 회사의 조직 구성원들이 너무 좋아요. 그냥 시간을 때우고 최소한의 일만 겨우 하는 일이 없고, 모두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거든요. 200명의 직원 중 누구도 해고한 적이 없어요. 몇 년을 함께한 직원을 해고한다는 건 정말 최악이죠.” 제시카가 사업에 관한 특별한 공부 없이 회사를 차렸다는 것이 놀랍지만 12살부터 26살이 될 때까지 할리우드에서 꾸준히 일한 것이 자연스럽게 공부가 됐을 것이다. “예전에는 모든 공을 다른 사람에게 돌렸어요. 그러다 저 자신을 똑똑하다고 여기는 자신감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죠. 저는 다른 사람보다 멋져 보이려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이 돼보고 싶어 배우가 된 거예요. 많은 스타가 자신이 엄청 잘나서 배우가 됐다고 착각하죠.” 저녁 9시가 되자, 제시카는 몸에 딱 들어맞는 바지와 부츠, 골드 링 귀고리로 치장하고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갈 준비를 했다. 배우, 엄마 그리고 사업가, 친구, 파티 걸까지. 그녀는 그 어떤 순간에도 제시카 알바임을 놓치지 않는 듯했다.   할리우드에서 저는 철면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굉장히 공격적이고, 욕도 많이 했죠. 그게 저를 나아가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