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이 협업하고 싶다는 사브리나 클라우디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퍼렐 윌리엄스가 팔로하는 인싸, 빌리 아일리시의 절친,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벨벳 보이스’라 불리는 뮤지션. 지금 세계 R&B 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 사브리나 클라우디오. | 사브리나 클라우디오,사브리나,클라우디오,빌리아일리시,방탄소년단

드레스 1백18만9천원 페이우. 귀고리 (왼쪽부터)15만원, 12만원 모두 먼데이에디션. 슈즈 67만원 스튜어트 와이츠먼. 어제 <홀리데이 랜드 페스티벌> 공연은 어땠어요? 첫 내한 공연이자 북미가 아닌 곳에서 한 첫 공연이라고요? 날씨가 안 좋아 거의 죽을 뻔했어요. 주최 측에서 진행이 힘들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는데, 매니저가 목숨 걸고 계속하겠다고 했죠. 하하. 바람 때문에 무대 장비가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이번 월드 투어 중에서 한국 공연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공연 전날 여느 관객처럼 페스티벌을 즐기고 뮤지션들과 직접 대화도 나눴던 게 공연하기에 좋은 ‘마인드셋’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다니엘 시저는 원래 좋아했고, 앤 마리는 음악만 알고 있었는데 만나보니 정말 멋지더군요. 가사가 너무 좋아 나중에 한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지난해 한국 팬들에게 보낸 영상 편지에서 “내년에 꼭 한국을 가겠다”라고 했던 약속을 지켰네요. 멀리 있는 한국 팬들의 사랑을 체감하는 계기가 있었어요? 애초에 아시아에 팬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런데 한국 팬들이 SNS로 한국에 와달라는 댓글을 다는 거예요. 솔직히 세계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내 존재를 안다는 것 자체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놀라웠죠. 축복받았다는 생각에 겸허해지더라고요. 한국 팬들은 ‘흥’을 숨기지 않는 것 같아요. 공연장에서는 음악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요. 그런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같은 공간에서 공감할 수 있어 기뻤어요. 공연하는 내내 ‘여기는 내가 있어야 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빌리 아일리시, 켈라니 등 밀레니얼 아이콘들과 친한 초인싸예요. 그들 모두 한국을 다녀갔는데, 그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없었어요? 딱히 물어보진 않았어요. 그 무엇도 짐작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여행할 때 ‘핫플’ 몇 군데만 검색해놓고 대책 없이 떠돌아다니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 잘한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온 덕분에 모든 게 더 신선하게 다가왔거든요. 한국은 쇼핑몰도 멋지고 분위기도 너무 좋아 다음에는 가족들 다 데리고 2주 정도 여행 오려고요. 이번엔 일정이 짧아 아무것도 못 했지만 대신 이렇게 코스모 화보 촬영을 했네요. 사실 촬영하면서 밝게 웃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평소 잘 웃는 편이지만 공연할 때는 자연스럽게 관능적이고 섹시한 모드로 들어가게 되더라고요. 노래하면서 웃으면 좀 오글거려서요. 사진이 잘 나온 걸 보고 앞으로 더 많이 웃으면서 촬영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당신의 마니아 팬이 꽤 많아요. BTS의 RM이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로 뽑은 것을 계기로 인지도가 높아지기도 했죠. 그 일을 인연으로 K팝을 접하게 됐다고요? 제 음악을 좋아해주다니 일단 RM의 음악 취향은 확실히 좋은 것 같네요. 하하. 사실 BTS가 완전 ‘빵’ 뜨기 전에 그들의 음악을 들었어요. 그때는 K팝에 대해 잘 모를 때였는데, 하도 그들에 관한 트위터 멘션이 많아 검색해보니 팔로어도 엄청 많고 음악도 좋더라고요. BTS를 통해 K팝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됐고 최근에는 블랙핑크의 음악도 들어봤어요. 직접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공연에서 본 자이언티의 음악도 좋았고요.   트렌치코트 가격미정 막시제이. 시스루 보디슈트 가격미정 펜디. 귀고리 12만원 먼데이에디션. 칼리드, 에이셉 라키, 번즈 등과 함께 작업했어요.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을 자주 하는 편인데, 오롯이 자신만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없어요? 물론 있죠. 지금도 제 음악이 너무 과도하게 협업으로만 채워지는 건 지양하고 있어요. 정말 필요한 순간에 원하는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예전에 페스티벌에서 만나 친구가 된 칼리드에게 ‘Don’t Let Me Down’을 함께 불러달라고 갑자기 연락했죠. 원래 솔로곡으로 쓴 노래인데 남성의 시점이 필요하다고 느꼈거든요. 둘의 목소리가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했고요. 큰 부담은 주지 않으려고 “괜찮아? 할 수 있겠어?” 정도로 문자를 보냈는데, 다음 날 바로 달려와줬어요. 다른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곡을 쓰고 창조하는지 지켜보는 건 제게도 굉장한 영감을 줘요. 함께 공감하면서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좋아 앞으로도 자주 하고 싶어요.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 자신을 오픈하는 느낌이라 뭔가 블라인드 소개팅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잘될 때도 있지만 중간에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죠.   ‘벨벳 감촉 보이스’, ‘유혹의 마스터’ 같은 별명이 있죠. 매혹적인 목소리를 타고났는데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의 음악적 재능을 깨달았나요?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노래를 잘한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사실 댄스나 모델 일을 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았어요. 14살 때 부모님이 마이크를 사주신 걸 계기로 그때부터 커버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고요. 1~2년 정도 커버 작업을 하다가 LA로 이사했는데, 스튜디오에서 제대로 된 노래를 만들어볼 기회가 생겼어요. 그때 깨달았죠, 송라이팅이 내 인생의 목표라는 걸요.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지만 뮤지션으로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업은 작사랍니다. 신기한 건 16~18살 때 저는 자존감도 낮고 내 의견을 피력할 자신감도 없는 아이였다는 거예요. 그때 만든 곡은 대부분 누가 시켜서 작업한 음악이기 때문에 애착도 없었죠. 하지만 점점 제 스타일을 찾게 되면서 음악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자신을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는 사람인 제게 음악은 저만의 치유 방법이죠.   당신처럼 멋있는 사람이 자신감이 없었다고 하니까 믿기지가 않는데요? 여전히 낮은 자신감, 자존감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우리는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죠. 외모, 사회적 지위, 사는 곳은 물론 심지어 타인이 자기보다 더 빨리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조차도요. 저 역시 오랫동안 힘들어했고 아직도 어려워하는 부분이에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왜 나는 쟤보다 못났지? 왜 나는 아직도 여기지?’ 같은 생각은 자신감을 찾아 나가는 우리의 여정에 방해만 될 뿐이에요.   평소 란제리 룩 등 몸매가 부각되는 의상을 자주 입어요. 또 가죽이나 퍼 소재는 입지 않는데, 많은 팬의 지지를 받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인가요? 몸매를 자랑하려는 건 아닌데, 타이트한 옷을 입을 때 더 편하더라고요. 하하. 옷 입는 것 하나에도 아티스트로서 어느 정도 책임감이 따른다는 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남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솔직하게 내가 입고 싶은 걸 입을 뿐이에요. 오히려 모든 것에 영향을 잘 받는 스타일이라, 평소에 SNS 댓글이나 ‘좋아요’ 개수도 잘 안 봐요. 그래서 공연이 좋아요. 사람들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공감할 수 있거든요.   톱 27만원, 페이크 가죽 팬츠 48만원 모두 기준. 귀고리 21만원 포트레이트 리포트. 이어 커프 8만8천원, 반지 (왼쪽부터)15만8천원, 17만8천원 모두 비올리나. 인스타그램이 ‘좋아요’ 숫자 감추기 기능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엄청 반가운 소식인데요? 음악 시장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티스트가 순수하게 음악적 재능 그 자체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으니까요.   단어보다는 문장으로 노래 제목을 짓는 편이죠. 한국에 머무는 동안 느꼈던 것을 곡으로 만든다면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어요? ‘Reminded of my purpose’. 이번에 저는 음악은 내가 존재하는 목적이자 이유라는 걸 다시 한번 되새겼어요. 노래를 하지 않을 때는 내가 지금 느끼고, 쓰고, 만드는 것에 대해 의심하곤 해요. ‘이게 맞나?’ 하고요. 하지만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면 내가 관객에게 ‘힐링’이 되는 존재라는 느낌을 받아요.     이번 투어가 끝나면 어떻게 지낼 생각이에요? LA로 돌아가서 9월에 있을 유럽&북미 투어를 준비할 예정이에요.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 앨범도 마무리할 것 같고요. 한국에는 내년 아시아 투어로 돌아올 거예요. 다시 한번 약속! 와인 한 병만 준비해주시면 세계 어디에서든 노래할 수 있어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