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최고의 광대들,조진웅,손현주,박희순 그리고 최원영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연기력을 논할 때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남자들이 모였다. 그 어느 때보다 신명나게 촬영을 즐겼다는 이 시대 진정한 광대들,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그리고 최원영. 이들이 맛깔나게 준비한 영화는 <광대들: 풍문조작단>이다. | 스타인터뷰,스타화보,조진웅,손현주,박희순

(최원영)재킷 15만8천원, 팬츠 8만9천원 모두 아바몰리. 셔츠 87만원 by 분더샵. (손현주)슈트 8백60만원, 셔츠 88만원, 타이 42만원 모두 브리오니. 시계 가격미정 블랑팡. (조진웅)재킷 93만원, 팬츠 46만원 모두 송지오 옴므. 슈즈 3백만원 조르테. 셔츠,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희순)재킷 89만원, 팬츠 50만원 모두 송지오 옴므. 시계 6백80만원대 태그호이어. 슈즈 24만9천원 맨솔. 셔츠, 타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묵묵한 최원영 」 니트 톱 가격미정 보스맨. 상반기 드라마 에서는 선량하고 자상한 ‘우주 아빠’였던 모습이 아득하게 느껴질 만큼 &lt;닥터 프리즈너&gt;의 ‘이재준’ 역이 강렬했어요. 이번 영화 &lt;광대들: 풍문조작단&gt;(이하 &lt;광대들&gt;에서도 악역 ‘홍윤성’ 역을 맡았다고요. 특별한 매력이 느껴져서 연달아 악역을 하게 된 건 아니고, 제안이 들어왔을 때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같은 악역이라도 결이 다르거든요. 또 연기자로서 비슷하지만 조금 달리 해석해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같은 악역일지라도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지점이 생기면 하는 거죠. 보는 분들은 그냥 ‘또 악역이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배우가 표현하는 상황과 인물의 해석이 투영되는 거라 다 새로울 수 있으니깐요. &nbsp; 신인 배우들과 인터뷰하다 보면 가장 하고 싶은 역할로 악역을 꼽아요. 어린 연기자들이 유독 악역에 대해 로망을 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엔 악역이 연기할 때 텐션이 있어 더 강렬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래야 갈등도 더 깊어지니깐요. 일단 시각적으로도 연기할 때 더 세게 오는 지점이 있어요. 그래서 갈망하는 역할이지만 그건 한편으론 굉장한 독이에요. &nbsp;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저도 어렸을 땐 악역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 인물을 들여다보면 표현하거나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 많진 않아요. 의외로 고요하죠. 에너지를 분출하고 발산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캐릭터도 있거든요. 그래서 더 섬뜩하고 무서운 것도 있고요. 제가 겪었던 인물들은 그랬던 것 같아요. &nbsp; &lt;닥터 프리즈너&gt;의 ‘이재준’은 악행을 하게 된 배경이 있어서 감정적으로 설득된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재준’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 감독님과 사전에 짜놓은 계획이 있었어요. 시청자들에게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어떤 과거가 있기 때문에 이런 내면을 갖게 되고, 갈등이 생겼을 것이라는 설정을 했었죠. 그걸 발판 삼아 어떤 상황에 놓일 때 다 표현하지 않고 정서만 안고 연기를 했죠. 사실 이 친구가 가지고 있던 유전적인 희귀 질환에 대한 정보는 없었지만, 한 인간으로서 내면에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런저런 것들이 뒤섞여 새로운 유형의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nbsp; &lt;광대들&gt;의 ‘홍윤성’을 연기할 때는 어떤 식으로 접근했나요? 실존했던 인물이지만 자료가 많지는 않았어요. 악덕으로 정평이 나 있던 대감이고, 괴팍하고 괴짜 같지만 의외로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는 너그러운 인물이에요. 동시에 쉽게 폭력을 행사하고, 또 쉽게 살인을 했던 사람이죠. 픽션이 가미되긴 했지만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실을 감안하고 접근했어요. 그리고 저의 상상력과 현장 분위기를 더해 흘러가는 줄거리에 충실했죠. &nbsp; 왕 역할 못지않게 악역 역시 외로울 것 같아요. 미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고, 작품이 끝날 무렵에는 응징됐으면 하는 인물이니깐요. 외롭죠. 하하. 연기하는 사람의 실제 성격은 그렇진 않아도 연기로 표현할 땐 악하게 행동해야 하니깐요. (박)희순 선배님도 왕좌에 계셨기 때문에 많이 외로웠을 거예요. 신하로서 왕으로 깍듯이 모시긴 했지만요. 하하. 왕으로서 혼자 고군분투하고 고뇌하는 시간도 있었기 때문에 늘 “먼저 물러가 있을게요” “우리끼리 먼저 마시고 있을게요”, 이랬죠. 하하. &nbsp; &lt;광대들&gt;을 두고 소위 ‘연기 맛집’이라고 해요. 워낙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모여 현장 분위기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배님, 친구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힐링하듯 촬영했어요. 굉장히 복 받은 현장이었죠. (손)현주 형과는 서너 작품을 같이 하기도 한 저의 멘토고, (조)진웅이도 동갑내기 친구자 늘 같이 작품 하자고 말했는데 이번 영화에서 잠깐이라도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박)희순이 형은 예전부터 제가 좋아하는 배우였고요. 형이 출연하는 연극은 다 보러 다녔어요. 함께 출연하는 배우 리스트를 처음 보고, 이 멤버와 함께 촬영하는 게 맞나 싶었는데, 지금은 촬영이 끝나면 막걸리 한잔할 수 있는 관계가 돼 너무 소중해요. &nbsp; 개인적인 신념과 대중성, 그 사이에서 갈등할 때 손현주 씨가 “일단 해라”라는 조언을 했다고 들었어요. 비슷한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어떻게 조언하나요? 형들에게 배웠던 그대로 말해요. 저라고 별수 있나요? 선배들이 해준 얘기 한마디, 한마디 잘 새겨듣고, 후배들이 자기 상황에 대해 고민할 때 조언을 해주죠. &nbsp; 평소 실험적이고 과감한 패션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해요. 지금은 많이 얌전해진 거예요. 하하. 진짜 광대들이 입을 법한 바지도 입었고요. 나이 먹어서 얌전해졌는데, 학교 다닐 땐 더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 저랑 같이 전철이나 버스 타면 옆에 앉지 않으려고 했죠. 창피하다고. 하하. 그때는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내 마음대로 하자’라는 생각으로 옷을 입었어요. 제 만족인 거죠. &nbsp; 그 덕에 ‘종방연 빌런’이라는 별명이 생겼죠? 작품이 끝나고 그 인물이 입었던 의상이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일종의 ‘목욕재계’인 거죠. 그게 누적돼 &nbsp;과거 사진까지 나온 건데 큰일났어요. &nbsp; 올해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이 4개나 돼요. 그중에서도 &lt;광대들&gt;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 작품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은 다 똑같을 거예요. 누군가는 책임감 때문에 조바심 날 수 있을 테지만 개인적으로 오랜만에 찍은 영화인 데다 촬영장에서 가족같이 편한 느낌을 받았어요. 촬영이 끝난 후에도 유대감이 계속되고 있어 마음이 따뜻해요. 배우로서 자긍심이 느껴지는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단 한 명의 것이 아니라 &lt;광대들&gt;을 만든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비록 이 작품에서 제 활약이 미약하더라도 말이죠. &nbsp; 다작하기도 했고, 연기 호평도 많이 받았고, 게다가 광고까지 찍었죠. 그래서 올해가 더 특별할 것 같은데요? 올해만이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특별하게 느껴져요. 바쁘게 일상을 살다 보면 어지럽고 정신없지만 중간중간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좋은 배역을 만나 좋은 결과로 이어지든, 그렇지 않든 저는 좋은 상황의 연속이라 생각해요. 오늘이 있기에 기대할 수 있는 내일이 있다 여기며 지내는 거죠. ‘올 한 해 작품도 잘되고, 광고도 찍고 최고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을 내려놓은 지는 오래됐어요.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 끗 차이로 마음가짐이 중요해요. 잡으려고 움켜쥐고, 조바심 내면 될 일도 안 되거든요. 그저 묵묵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무해한 박희순 」 재킷 30만원, 셔츠 가격미정, .팬츠 25만원, 타이 가격미정 모두 랄프 로렌. 니트 베스트 15만7천원 맨온더분. 슈즈 24만9천원 맨솔. 안경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유독 조선의 왕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이번 &lt;광대들&gt;에서는 세조 역이었죠? 허약한 왕 위주로 많이 했죠. 하하. 이번에 세조라고 해서 드디어 카리스마를 ‘뿜뿜’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세조 말기라 병들고 나약한 모습이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기존에 알던 세조와는 다른 모습인 것 같아 하게 됐어요. 강인함 속에 나오는 연약함이 있는데, 그건 박희순만 할 수 있는 세조인 것 같았죠. 하하. &nbsp; 왕으로 많이 캐스팅되는 건 그만큼 왕의 관상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왕이 될 상으로 보이나요? 하하. 글쎄요. 얼굴보다는 저의 목소리 때문인 것 같아요. 왕이 가지고 있을 것 같은 근엄함이나 위엄이 제 목소리에서 느껴지나 봐요. &nbsp; &nbsp; 예전 인터뷰에서 왕이라는 자리 자체가 굉장히 외로운 것 같다고 하셨어요. 이번 작품은 왕이 아닌 광대가 주인공이기도 해서 그 외로움이 배가됐을 것 같은데요. 세조는 아이러니의 연속인 것 같아요.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됐지만 아들 때문에 고민하고, 쿠데타로 왕이 됐지만 그 쿠데타 세력에게 팽당하는 인물이죠. 그래서 실제로 굉장히 외롭고 힘들었을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 저도 외로웠어요. 배우들이 광대 패, 공신 패로 나뉘었는데 저만 소속이 없었거든요. 왕이라서 혼자 외롭게 있었죠. 더군다나 병든 왕이라 영화에서뿐 아니라 현실에서 더 외로웠던 것 같아요. 물론 단체 회식은 갔지만, 저 빼고도 지들끼리 그렇게 잘 놀더라고요. 그래서 외로움을 만끽했어요. 하하. &nbsp; 워낙 배우들끼리 친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들어보니 별거 없는 것 같네요? 저는 없어요. 다른 배우한테 물어보세요. 하하. &nbsp; 술 마실 때 손현주 씨가 그렇게 흥이 많던가요? 평소에는 되게 점잖고 인간적인데 술 마시면 흥이 많으세요. 그게 새로웠어요. 사람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고, 이번에 처음 작업을 함께 했는데 워낙 편하게 해주셔서 제가 맞먹었죠. 하하. &nbsp; 그동안 유독 남자 배우와 함께 작업한 작품이 많더라고요. 지긋지긋합니다. 하하.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요. 요즘 멀티 캐스팅이 유행이다 보니까요. 오히려 작은 영화에서 가족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려 노력했죠. &nbsp; 주로 극적인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드라마 &lt;아름다운 세상&gt;의 ‘박무진’처럼 평범한 아버지를 연기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드라마도 영화처럼 범죄 수사물이 많아졌어요. 그런 장르는 영화에서 지겹도록 해서 TV에서 반복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사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제가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큰맘 먹고 했죠. 결과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감정적인 부분은 힘들었지만 함께 출연한 가족들, 멤버들이 다 좋았기 때문에 더 좋았죠. &nbsp; &nbsp; 박예진 씨와 결혼한 가장 큰 이유를 개그 코드로 꼽았어요. 부부 동반으로 예능에 출연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nbsp; 제가 말을 잘 못하고, 엄청 버벅거려서요. &nbsp; 그게 매력이죠. 그래요? 그럼 뭐 해보죠. 하하. &nbsp; 요즘은 관찰 예능이 대세니까 잘하실 것 같아요. 일하는 것도 다 예능으로 나오잖아요. 그런 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lt;전지적 참견 시점&gt;은 좀…. 다행히 저도, 매니저도 그 프로그램은 출연하기 싫어해요. 하하. &nbsp; 배우 고창석 씨가 박희순 씨를 두고 “결혼 후에 댄디해졌다”라는 얘기를 했어요. 대학로 생활했을 때는 돈도 없고 패션 감각도 없었고 날 가꾸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죠. 그런데 여자 친구가 생기고 결혼하면서 뭐랄까… 검열이 시작됐기 때문에…. &nbsp; 검열이라는 무서운 말보다는 관리라는 말이 더 맞지 않을까요? 하하. 그분이 워낙 엄격해요. 다 갖다 버리라고 해서 몇 개 없는 옷이 더 없어졌어요. 쇼핑하려고 보면 옷이 너무 비싸더라고요. 비싼 옷 하나 사느니 싼 거 10개 사서 입고 싶은데, 그걸 다 버리라고 하니까…. 자기가 사준 비싼 옷 두세 벌을 돌려가면서 입으라고 하는, 그런 검열이 있죠. &nbsp; 오늘 입은 옷도 검열을 받은 건가요? 바지는 약간의 논란이 있었지만, 티셔츠는 오롯이 제가 고른 거예요. 하하. &nbsp;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항상 있는데, 이 작품에선 조진웅 배우가 가장 책임감을 크게 느낄 거고, 저의 책임감은 이 작품에서 한 3~4번째인 것 같아요. 하하. 그래도 사극 영화기 때문에 최소한의 손익분기점은 맞춰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nbsp; 관객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감상했으면 좋겠어요? 과거나 지금이나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은 모든 사람에게 다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모두에게 칭찬을 받을 수도 없고, 의견이 다 같을 수 없다는 건 받아들여야 하죠. 잘 보이려 조작하고 설정하다 보면 점점 그게 더 나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음, 그래서 결론은 착하게 살자? 하하. &nbsp; &nbsp; 유명인들은 그런 상황을 이용하면서도 이용당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인터넷이 워낙 오해와 과장이 난무하는 곳이라…. 그래서 인터넷을 좀 줄이는 것도…. &nbsp; &nbsp; 결론은 착하게 살되, 인터넷은 적게 하자. 그리고 인스타그램으로는 홍보만 하자? 쓸데없이 술 마시고 글 올리지 말자! 하하. 「 만만한 손현주 」 재킷, 터틀넥 모두 가격미정 토즈. 시계 가격미정 오메가. 후배들이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이자 배우로 꼽아요. 좋아하기보다는 만만하게 보는 거죠. 하하. 제가 선후배를 구분 짓지 않아요. 현장에서는 모두 동료이자 벗, 친구처럼 지내야 연기도 잘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꽤 오랫동안 반복되다 보니 어떤 현장에서든 습관처럼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nbsp; &nbsp; 서로 그 선을 잘 지키기 때문에 관계가 잘 유지되는 게 아닐까요? 그 선을 누가 강요한다고 지킬 순 없잖아요. 알아서 지키는 거죠. 그래서 각자의 인성이라는 게 있는 거 아닐까요? 참 다행스럽게도 저는 늘 인성이 좋은 후배들과 일하는 것 같아요. &nbsp; 어떤 배우는 손현주 배우가 출연했다는 이유로 작품에 참여하기도 해요. 재미있어요. 특히 저는 조연 배우들한테 작품을 많이 추천하는 편이에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또 마침 작품과 잘 어울려서 잘되면 서로 좋은 거잖아요. &nbsp;예전에는 주·조연을 많이 따졌지만 요즘엔 그 경계도 다 깨졌어요. 작은 배역이라는 게 의미가 없더라고요. 예전에 드라마 &lt;시그널&gt;에 카메오 출연을 한 적이 있어요. 촬영할 땐 몰랐는데 제가 악의 중심이더라고요? 하하. 아무튼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 사이가 원만하면 훨씬 더 재미있고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 함께한 조진웅·고창석·박희순·최원영 씨 모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더 시너지가 생겨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요. &nbsp; 촬영하는 동안 전국 막걸리를 맛보는 재미에 즐거우셨다고 들었어요. 6개월간 촬영했는데 내내 좋았어요. 낮에는 촬영하고, 저녁에는 즐겁게 막걸리 마시면서 말이죠. 하하. 지방마다 막걸리 특색이 다 다르잖아요. 우리 공신들은 남양주, 가평 쪽에서 촬영을 많이 했어요. 아시다시피 가평에는 잣막걸리가 유명하잖아요? 요즘엔 표준 근로계약을 지키느라 일정 시간 이상 촬영을 할 수 없어요. 밤 신을 찍으면 초저녁쯤 모여서 식사하고, 같이 즐겁게 촬영하며 밤을 새우는 거죠. 아침에 촬영이 끝나면 편의점에 가서 족발, 편육, 꾸이맨, 제가 좋아하는 프랑크 소시지 등을 사서 막걸리 안주로 먹었어요. 그렇게 그날 피로를 다 풀었죠. &nbsp; 일종의 노동주 같은 거죠? 그렇죠. 말이 통하시네! 노동주, 일종의 ‘참’ 같은 거죠. &nbsp; 제작 발표회 때 박희순 씨는 “손현주 선배가 술 마시고 난 후 보여주는 흥은 이 세상 흥이 아니다”라고 말했어요. 뭐 그렇다고 제가 옷을 다 벗고 춤추고 그러겠어요? 그냥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즐거워요. 가무요? 저희 숙소에서는 음주는 몰라도 가무는 할 수 없었어요. 숙소에 묵으시는 분들 중에 관광객이 많았거든요. 제가 술에 취하면 묘한 매력이 있어요. 만담을 꽃피우죠. &nbsp; &lt;광대들&gt;에서 왕 역할을 맡는다면 당연히 손현주 씨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세조 역은 박희순 씨가 맡았더군요. 제가 그렇게 병약해 보이지 않아서요. 하하. 그리고 제가 맡은 ‘한명회’라는 배역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동안 방송이나 영화에서 봤던 한명회가 아니었거든요. 미숙아로 태어났지만 그분은 기골이 장대했고, 일흔 살이 넘도록 살았으니 당시만 해도 천수를 누린 셈이죠. 게다가 왕을 마음대로 주물렀고, 그 왕을 사위로 삼았어요. 정말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린 인물이에요. 사람들은 그분을 책사 아니면 간신으로 평가하는데, 그 평가에서 벗어난 한명회를 그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세조의 미담을 광대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 생각했어요. &nbsp; &nbsp; 카메라 앞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는 장면이 있어 연기할 때 굉장히 신명 났다고 했어요. 연극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던 건가요? 무대에 선 지는 오래됐지만 촬영할 때 받는 에너지와 다르거든요.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받는 에너지는 즉각적이잖아요.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무대에 있는 것처럼 대신들과 공신들 위에서 연기할 때 저도 모르게 그런 기분을 느꼈던 것 같아요. &nbsp; 영화 &lt;사냥&gt;에 카메오로 출연한 것 말고, 조진웅 씨와는 드라마 &lt;솔약국집 아들들&gt; 이후 10년 만에 한 작품에서 재회했어요. 그사이 두 배우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죠. 선배로서 후배의 성장을 지켜본 기분이 어떤가요? 기분 좋죠. 저 친구도 연극을 했던 사람이라 더 마음이 가요. 진웅 씨가 맡은 배역이 달라졌을 뿐 사람 자체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사실 어떤 사람을 볼 때 ‘저 사람은 내 과야’라는 느낌이 있잖아요. 같은 과의 사람끼리 자주 만나게 되죠. 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과 양주를 좋아하는 사람이 친해지기는 어려워요. 보통 막걸리를 즐기는 사람은 소주, 소맥을 마시죠. 조진웅 씨는 제 과예요. 하하. &nbsp; 후배를 존경한다고 표현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조진웅 씨에게 ‘존경하는 후배’라고 말했죠. 존경하는 마음에는 위아래가 없죠. 그 배역에 맞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되게 멋있어요. 이미 된 것 같은데 “한 번 더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열정도 그렇고요. &nbsp; &lt;솔약국집 아들들&gt; 얘기가 나온 김에, 손현주 씨의 친근하고 푸근한 연기를 보지 못해 그립기도 해요. 아마 그러실 거예요. 저도 그때가 재미있었으니까요. 사실 이제 좀 편히 가야겠다 싶어 사극을 한 거였는데, 그리 편하지가 않고, 드라마에서는 좀 수월한 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lt;저스티스&gt;도 그리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도 다음 작품에서는 친근하고 사람 냄새 나는 연기를 하려고 해요. &lt;추적자&gt; 이후로 4~5년 동안 장르물을 많이 했어요. &lt;솔약국집 아들들&gt;의 노총각 첫째 아들 ‘송진풍’의 대사가 아직도 생각나요. 노총각인 ‘송진풍’이 첫사랑의 남편인 조진웅 씨 여동생에게 청혼을 하는데 “이제는 내가 갈 곳이 없어요. 당신도 어디 갈 곳이 없으면 나랑 결혼해줄래요?”라고 말하죠. 사실 ‘송진풍’만이 할 수 있는 대사였어요. &nbsp; 수월하지 않은 역할을 해서 그런지 촬영장에서 부상이 잦았죠. 이번 영화 촬영 때도 화상을 입었다고요? 촬영장에 갈 때 다치지 말자고 다짐은 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몸을 사리지 못해요. 그게 화면에 다 보이거든요. 일단 죽기 살기로 하는 거예요. 영화 &lt;더 폰&gt;을 찍을 때 청계천 아래로 뛰어내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갈비뼈가 나간 상태라 못 뛸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하필 그날이 주말이라 촬영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저를 쳐다보면서 “야, 뛴다! 뛴다!” 이러는데 안 뛸 수가 없더라고요. 그게 참 현장의 힘이자 관객의 힘이에요. 하하. &nbsp; 촬영장을 즐기고, 재미있게 연기한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연륜이 쌓여 생긴 노련미인가요? 처음 연기를 할 때부터 그랬어요. 누가 시켜서 한 게 아니잖아요. 내가 선택한 길인데 그러면 책임도 져야죠. 저는 작품을 할 때 감독이 유명하다고 참여하진 않아요. 사람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죠. 이번 작품에서도 말을 타고 불길 속을 달려야 하는데 감독이 커트를 안 하는 거예요. 나도 모르게 자꾸 복화술을 하게 되더라고요. “야, 뜨겁다! 야, 조연출 커트! &nbsp;빨리 커트!” 그때 말에서 내리자마자 씩씩대면서 감독한테 갔는데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모니터만 보면서 “뜨거우셨죠~” 한마디하는 거예요. 힐끔 모니터를 보는데 정말 멋있게 잘 나왔더군요. 감독이 “선배님, 카메라 정면 보고 한 번 더 가시죠.” 이러는데 “어, 그래야겠다!” 하면서 흔쾌히 다시 말에 탔죠. &nbsp; &nbsp; 여전히 건재하신 것 같아요. &nbsp; 고맙습니다. 영화 일이 중독적이라 또 하게 되고, 연기는 답도 없고 정점이 없으니 계속하게 되네요. 수명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처럼 저 역시 계속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 지당한 조진웅 」 터틀넥,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작하는 대표적인 배우입니다. 이번 작품에 유독 힘을 싣는 느낌이 드는데요? 오히려 지금은 힘을 빼는 작업을 해요. 힘 줘서 연기했다가는 쫄딱 망하더라고. 하하. 이번 작품 제목이 &lt;광대들&gt;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바로 광대 짓을 하는 사람들인데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광대들은 민초를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아주 신명 나게 할 수 있겠다 싶었고요. 무엇보다 이 작품의 설계가 아주 잘 짜여 있어요. 시나리오는 일종의 이정표인데 그대로 배우들이 움직이면 되겠더라고요. &nbsp; &nbsp; 영화 완성본은 봤나요? 며칠 후 언론 시사회 때 영화를 처음 보게 될 것 같아요. 너무 기대됩니다. 늘 어두운 주제를 다루는 영화를 했는데, 이번에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영화를 하게 돼 좋아요. 유쾌하면서 상쾌하고, 거기다 묵직한 울림까지 있어 출연 배우로서 기대가 커요. &nbsp; 주연배우가 영화 재미있다고 하는 건 늘 하는 말 아닌가요? 절대 아니에요. 제 영화라도 “이거 재미없어요. 보러 오지 마세요. 보다가 주무실 수도 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nbsp; &nbsp; 데뷔 초부터 스스로를 광대라고 표현했고, 또 앞으로도 계속 광대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죠. 그 말은 번복해야 할 것 같아요. 너무 힘들어서 광대 짓은 조만간 은퇴하는 걸로. 하하. 영화 작업이 정말 힘들어요.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으면 여러 가지 병명이 나오는데, 의사 선생님이 그러더라고요. 목욕할 때 아로마 향을 켜고 침착하게 수련한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그런데 배우가 어디 그렇게 되나요? 우리는 스트레스를 재생산하는 직업을 가졌는데 어떻게 평온하게 살 수 있냐고요. 오래 살려면 야구도 끊고, 영화도 끊어야 하지 않을까요? &nbsp; 그 스트레스를 감내하는 것 역시 배우의 선택이겠죠. 마치 불나방 같아요. 걔네는 불이 뜨거운 줄 모르고 덤비잖아. 근데 우리는 그걸 알면서도 들어가요. 굉장히 두려운 지점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들어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미련한 짓인데, 그걸 도전이라는 미명하에 뛰어드는 거죠. 그게 광대의 모습인 것 같아요. 물론 감사한 지점도 있어요. 배역을 통해 성정을 배우니까요. 제가 범접할 수 없는 삶을 간접적으로 겪고 배우는데 그렇게 살기 위해 &nbsp;노력하는 거죠. &nbsp; &lt;광대들&gt; 제작 발표회 때 손현주 배우가 드라마 &lt;솔약국집 아들들&gt; 이후 10년 만에 작품으로 재회한 소회를 밝히며 조진웅 씨를 ‘존경하는 후배’라고 말했어요. 무슨 얘기를 못 하겠어요? 서로 띄워주려고 하는 얘기지 뭐. 하하. 손현주 선배는 제가 존경하는 큰 형님이에요. 현주 형님은 늘 레지스탕스처럼 “너희들 괴로운 거 있어? 그럼 이렇게 해!”라며 대신 싸워주는 역할을 했어요. 대의적인 명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죠. 현주 형이 아니었다면 제가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으며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을 거예요. &nbsp;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도 했죠. 영화로 메시지를 전달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으로 출연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어떤 영화는 100% 그런 의무만 가지고 한 적도 있어요. 예를 들면 &lt;명량&gt;이나 &lt;암살&gt;은 항일 영화로서 와닿는 부분이 있었죠. 특히 &lt;암살&gt;은 “독립운동 그거? 한 3년 바짝 한다고”라는 대사가 와닿았어요. 아무리 사명감을 가지고 독립운동을 해도 현실적인 부분을 찌르는 말이었죠. &lt;대장 김창수&gt;는 시나리오를 보는데 교육 자료 같더라고요. 이건 세상에 나오기만 해도 좋겠다 싶었죠. 영화는 기록의 의미도 있으니까요. 이 영화가 언젠가 교육방송에 나오고 학교 DVD 역사 자료로 사용돼도 좋을 것 같았죠. 근데 이렇게까지 망할지는 몰랐어요. 하하. 그래서 제가 효창공원에 있는 김구 선생님 묘에 가서 “아이구,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이렇게까지 안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다음엔 진짜 잘 만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왔어요. &nbsp; 인터뷰에서 종종 과거에 읊었던 대사를 떠올리곤 하더군요. 일상을 살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대사가 있나요? 많죠. 상황마다 다 다른 대사가 떠올라요. 그만큼 당시에 절실하게 연기를 했다는 거겠죠. 제가 나온 영화가 아니어도 &lt;인생은 아름다워&gt;의 마지막 장면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요. &nbsp; &lt;광대들&gt;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나요? 스포일러라 말할 수는 없지만 울림 있는 대사가 있어요. 그 대사를 하면서 속으로 “이건 아주 지당한 말”이라고 얘기했어요. 그 대사를 하기 위해 달려왔다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 대사를 읊을 때는 연기하면서도 굉장히 벅차요. 이 영화가 그래요. 마냥 칠렐레팔렐레하다 갑자기 울컥하는 장면이 있어요. &nbsp; 어떤 감독은 개봉을 앞둔 영화를 두고 “이별을 한다”고 표현하더군요. 주연배우로서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극장에서 영화가 개봉될 때 떨리는 가장 큰 이유는 딱 하나, ‘이게 말이 될까?’라는 거예요. 내가 출연한 영화기 때문에 재미의 유무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중요해요. 말이 될 때는 기분이 괜찮지만 그렇지 않으면 화가 나죠. &nbsp; &nbsp; 조진웅의 멜로 연기는 언제 볼 수 있는 건가요? 하나 여쭤볼게요. 본인이 감독이라면 저를 쓰고 싶어요? 대한민국 감독 중에 저를 멜로 영화에 출연시킬 만큼 배포가 큰 사람이 있을까요? 하하. &nbsp; &nbsp; &lt;시그널&gt; 두 번째 시즌에 대해 안 물어볼 수가 없어요. 좋은 기회가 생기면 할 수 있겠죠? 작가님, 감독님, 배우들 모두 마찬가지지만 그 시기가 올 거라 생각해요. 어느 방송에서 최불암 선생님이 드라마 &lt;수사반장&gt;에 출연하면서 술이 많이 늘었다고 하셨어요. 매번 연기자로서 사건을 대하는 마음이 좋지 않아 녹화가 끝나면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고요. 100% 공감했어요. 시청자들은 재미있게 보겠지만, 연기자 입장에서 미제 사건을 매번 겪고 풀어내는 게 쉽지 않거든요. &lt;시그널 2&gt;를 하더라도 고민은 똑같을 거고, 참여하는 모든 사람의 의미와 마음이 다 모아져야 할 것 같아요. &nbsp; &nbsp;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갔는데 천당 밑이 ‘999당’이라고 하잖아요? 하와이가 그렇더라고요. 그곳에서 처음으로 비우는 작업을 해봤어요. &nbsp; &nbsp; 곧 하와이로 떠나나요? 내년 11월까지는 못 갈 것 같아요. 하하. 하와이를 못 가면 부산이라도 가서 정리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