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음부 색깔을 관리한다고?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이른바 ‘은밀한 스킨케어’라는 신종 트렌드가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다름 아닌 당신의 소중한 그곳을 한층 더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과연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까? 아니, 그 전에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코스모 에디터가 직접 확인에 나섰다. | 외음부,외음부시술,러브,섹스,외음부스킨케어

색조 관리 단계 며칠이 지난 후 나는 한 메디컬 스파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때 내 머릿속에는 ‘불편하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 앞에 놓인 컴퓨터 화면에는 6개의 외음부 사진이 떠 있었고, 모두 서로 다른 톤을 띠고 있었다. ‘EF 메디스파’를 운영하는 조이 시어드는 이곳에서 제공하는 ‘인티메이트 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그곳의 톤을 밝혀주도록 고안된 화학 필링이나 다름없었다. 듣자 하니, 유색인종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사진으로 봤을 땐 강력한 세포 재생 성분인 AHA와 BHA, 그리고 레티노이드의 조합이 큰 효과를 나타내는 것 같았다.   몇 분 후, 관리사가 쾌활한 목소리로 시술대 위에 누워 있는 내게 말했다. “많은 여성분이 그곳에 문제가 있는지 몰라요.” 나는 당황했다. 내 음순 색깔에 문제가 있나? 심지어 제대로 된 색이 따로 있다고? 갑자기 팬톤 차트처럼 다양한 음순의 색상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그와 함께 음문에 대한 노이로제까지 생기는 것 같았다. 이런 시술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닌 반면, 외음부 스킨케어 양생법은 모든 이들이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한때 질 세정제 등이 외음부 클렌징계를 홀로 외로이 이끌어갔다면 이제는 오일부터 스크럽, 심지어 시트 마스크까지 거대한 제품 부대가 우리의 주목을 끌기 위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나는 부인과 전문의이자 의 저자인 아니타 미트라 박사에게 그곳을 위한 12단계 스킨케어 시스템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망설여진다고 고백했다. “밸런스가 잘 맞춰진 질 내부 박테리아는 성병, 칸디다증, 세균성 질염을 예방하고,  HIV 감염률을 낮춰주기도 하죠”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그러고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질은 원래 산성이기 때문에 자정작용으로 저절로 깨끗해지고 또 재생될 수 있어요. 얼굴에 사용하는 토너 같은 것이 질 자체에 있다고 볼 수 있죠.” 게다가 미트라 박사에 따르면 세정제는 박테리아의 밸런스를 무너트리고 자극을 줄 수 있다. 또 스크럽은 피부에 미세한 구멍을 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만들고, 사마귀, 자궁경부암까지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내가 그녀에게 색소침착에 대한 고민을 말하자 그녀는 잊어버리라고 조언했다. “우선 외음부에 그런 성분을 사용해선 안 돼요.”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을 덧붙였다. “그곳이 바비 인형처럼 보여야 한다는 잘못된 오해가 만연하죠. 음부의 색소침착은 어떤 인종의 여성에게든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전문가의 조언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니커크 박사의 상담실에 누워 있던 나는 지치고 혼란스러웠으며, 솔직히 말해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지켜온 질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에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니커크 박사는 나만 그런 게 아니라며 최근 상담과 시술 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가 ‘패션’이나 “여자들이 좀 더 깔끔하게 면도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이유를 언급하자 나는 아마도 그가 포르노업계의 영향을 암시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이유든 그는 여자들이 앉거나 사이클링을 하거나 타이트한 옷을 입을 때 음순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에만 시술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시술을 원하는 환자와는 심층 면담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는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시술받는 이들에게만 이 시술을 제공하며, 자신이 하는 일의 절반 이상은 여자들에게 그녀들의 외음부가 정상이라고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바지를 다시 입으며 지금까지 크게 관심을 가진 적 없었던 내 신체 부위에 대해 생각했다. 또 전문가들이 건넨 다양한 의견을 돌이켜봤다. 물론 나에겐 장미 꽃봉오리 같은 음순은 없다(솔직히 이 세상의 누가 그런 음순을 갖고 있나? 설령 있다고  해도 그게 더 건강하다고 보장할 수 있을까?). 게다가 내 외음부는 예쁜 핑크색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확신한다. 그곳을 예쁘게 만들어주는 클리토리스 주사를 맞을 바에야 건강하고 제 기능에 충실한 질을 택할 거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