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가면 책 한 권쯤은 떼고 오는 거 아냐?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극적인 긴장감은 없지만 소소해서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에세이 5권. 휴가지로 떠나는 당신과 함께하기를. | 휴가,책,책추천,마음의 구석,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예쁘게 울긴 글렀다   김가혜|와이즈맵 눈물을 흘린다는 표현보다는 그냥 엉엉 운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그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아는 사람은 아마 이 책을 읽으며 더욱 마음이 아릴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먹으면서 누군가 앞에서 우는 것은커녕 울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코스모폴리탄> 에디터로 일했던 저자는 솔직하고, 덤덤하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생각보다 눈물은 많은 감정을 응축한 언어인데, 우리는 그걸 오랫동안 간과하고 있었다면서 말이다. 저자가 잡지 기자로 활동하며 인터뷰를 하면서, 라디오와 팟캐스트에서 연애 상담을 하면서 수집한 이야기를 모아 내놓은 에세이집이다. 남 얘기 같지 않아 종이를 한 장씩 넘기다 보면 마음이 저릿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광대하고 게으르게   문소영|민음사 미술 전문 기자인 저자의 예민하고 날카로운 통찰력이 빛을 발하는 에세이다. 그녀의 시선은 일상의 조각에서 출발해 예술과 역사, 사회와 문화 등 다양한 영역을 가로지른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풍부한 취향을 친구를 대하듯 과장하지 않은 문체로 녹여냈다. 예술을 현실로 보고, 현실을 예술처럼 본다면 세계는 더욱 광대해진다는 것을 저자는 이 책으로 입증한다. 희망을 이야기할 때는 그 누구보다 유쾌하고 산뜻하며, 불편한 이야기를 할 때는 단호하고 통쾌하다. 이 책은 인간과 예술에 대한 애정을 담은 에세이이자 일상에서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열림원 김애란의 첫 산문집이라는 말에 솔깃해진다. 이름만 들어도 여름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김애란이 그렇다. 그건 아마도 그녀가 모두에게 활기차고 생기 넘칠 것 같은 여름이 애달프고 서글플 수도 있는 계절이라는 걸 알게 해준 소설가이기 때문인 것 같다. 2002년 등단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17년이라는 시간을 작가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소설가, 학생, 딸, 아내, 시민,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삶을 고백한다. 작가의 곁에 있던 사람들, 주변을 이루던 환경 그리고 그들과 켜켜이 쌓은 관계, 경험 등을 담았다. 작가는 제목과 달리 잊기 좋은 이름은 없다고 말한다. 자신은 물론 주변에 잊고 있던 이름마저도 꾹꾹 담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힘이라는 듯 말이다,   마음의 구석   서밤, 블블, 봄봄|문학동네 방송 4년 차에 접어든 팟캐스트 <서늘한 마음썰>의 진행자 3명이 낸 산문집이다. 방송에서 다룬 내용을 26개의 주제로 나눠, 그에 맞게 새롭게 쓴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꿈, 돈, 마음, 인간관계 등 30대 여성이라면 현실에서 고민하는 것들이 주제다. 이들은 청취자와 독자를 위해 자신들의 실패담을 서슴없이 꺼내놓고, 상처받았던 과거와 상처가 아물어가고 있는 현재를 공유한다. 스스로의 마음을 솔직히 들여다볼 때 더 나은 사람이 된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될 때 스스로의 행복은 물론 타인의 행복까지도 힘껏 빌어주며 응원할 수 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박연준|달 지금 우리는 누구도 자신이 다니는 필라테스 학원이 있는 건물 아래층에 누가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 궁금하지 않다.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에 집중할 뿐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렇지 않다. 자신이 다니는 발레 교습소의 아래층에 요양원이 있다는 사실, 어떤 노인은 병상에 누워 있을 것이라는 사실에 슬퍼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고. 당연하게 여겼던 것을 갑작스레 깨닫게 되는 순간을 기록한 시인의 산문집이다. <소란> 이후 두 번째로 내놓은 산문집으로 ‘스마트폰 쓰지 않기’, ‘발레 교습소 나가기’ 등과 같은 다짐까지, 더욱 말랑말랑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애쓰고 다짐하는 시인이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