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지 않게 꿈꾸는 서예지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끊임없이 뭔가 하지 않으면 영원히 멈춰버릴 것 같다는 배우 서예지. 녹슬지 않게 닳고 닳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무한한 원석처럼 다듬어지고 있었다. ::서예지, 여자배우, 여배우, 양자물리학, 인터뷰, 스타인터뷰, 화보,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서예지,여자배우,여배우,양자물리학,인터뷰

슬립 드레스 가격미정 미스지 콜렉션. 귀고리 25만원 뚜아후아. 뱅글 1천만원대, 반지 4천만원대 모두 쇼메.오늘은 어떤 영화를 촬영하고 왔어요?<내일의 기억>(가제)이라는 영화를 찍고 왔어요. 그 밖에도 올해 벌써 영화 두 편을 작업했는데, 곧 <양자물리학>이 개봉하고 하반기엔 <암전>으로 관객을 만나요. 각각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기억을 잃은 여자, 권력층에 복수하는 VIP 클럽 매니저, 귀신을 쫓는 감독 지망생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말하고 보니 다 무언가를 쫓는 역할이네요?그렇게 여러 작품을 연달아 하면, 배우로서 새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아요? 연기에 깊이 빠져들면 현실로 돌아오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가 있을 것 같은데요.불면증이 있어요. 특히 잠은 안 오는데 다음 날 촬영장에 가야 할 때 굉장히 고통스러워요. 잠들 때까지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잖아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딱 그래요. 억지로 빠져나오려면 버거우니, 그냥 피할 수 없는 일이란 걸 인정하고 즐겨요. 작품이 끝나자마자 다른 인물을 연기해야 할 때는 연출을 맡은 감독님과 계속 통화하는 편이에요. 캐릭터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을 들으면서 배역에 더 몰입하려고 애쓰죠. 6월에 개봉하는 <양자물리학>의 ‘성은영’이라는 인물을 연기할 때는 어떤 면에 가장 집중했을까요? 예지 씨와 공통점이 있어요?둘 다 당찬 성격이에요. 복잡하게 산다는 점은 저와 다르지만요. 제가 머리 아픈 걸 안 좋아해서 복수 같은 건 애초에 생각도 못 하는 사람이거든요. ‘성은영’은 클럽 매니저로 굉장히 지적이고 똑똑해요. 인간관계를 활용할 줄 알고 머리를 굴리면서 자신의 복수를 완성해나가죠. 평소에 캐릭터를 분석할 때 ‘이 캐릭터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요. 나와 비슷한 캐릭터는 연기해보고 싶다는 열정이 생기고, 내 성격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에겐 큰 호기심이 생겨요. 극과 극이죠. 재킷 1백45만원 골든구스 디럭스브랜드. 배기팬츠 가격미정 브루넬로 쿠치넬리. 물방울 링 귀고리 19만5천원 뚜아후아. 타원 롱 귀고리 11만8천원 고이우.‘성은영’은 신분이 사법 고시생에서 화류계에 발을 들인다는 점에서 매우 극적이에요. 예지 씨 인생의 가장 큰 변화는 뭐였어요? 16년간 길러온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요?지난해에 머리를 자를 때, 정말 큰마음 먹었어요. 감독님의 조언도 있었지만 스스로 ‘이제는 변화를 줄 때가 됐다’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헤어스타일은 캐릭터 성격에 따라 조금씩 바꾸고 있어요. 작품마다 머리 길이나 색깔이 다 다른데, <암전>을 찍으면서 난생처음 탈색도 해봤죠. 저는 변화를 정말 싫어하고 도전하는 것도 겁나요. 제가 무모한 시도를 하고 뭔가 바꾸려고 할 때는 연출자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두렵지만 나와 함께 작업하는 감독님이 캐릭터에 대한 확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면 믿음이 가고 이끌려요.<암전>이 딱 그런 경우겠네요. ‘미정’이란 캐릭터는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 만든 인물이라고 들었어요. 평소에 공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고 자주 얘기했는데, 공포 영화를 관객 입장에서만 보다가 직접 연기해보니 어때요?관객 입장일 때도 배우의 시각으로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공포 영화를 볼 때, ‘저 귀신이 어쩌다가 저런 죽음을 맞이했을까? 왜 혼이 구천을 떠돌아다닐까?’ 같은 점이 궁금해요. 무서운 감정보다 ‘저 배우는 이렇게 연기하는구나’, ‘이런 멋진 연출을 한 감독은 누굴까?’ 하는 호기심이 앞서는 거죠. 극적으로 스릴을 느끼고 긴장하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기회가 되면 지난해 개봉한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먼데이’처럼 7가지 캐릭터를 다양하게 연기해보고 싶어요.최근에 이모가 됐어요. 인스타그램을 보니 요즘 ‘조카앓이’ 중이던데.언니가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내 조카라는 사실이 놀라워요. 조카가 저를 좀 많이 닮아 더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아직 결혼 계획은 없지만 조카를 볼 때마다 ‘나도 예쁜 아이를 낳을 수 있겠다, 낳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어요.드레스, 팔찌 모두 가격미정 디올. 반지 13만5천원 페르테. 스트랩 샌들 64만원 스튜어트 와이츠먼. <아는 형님>에서 에피소드를 공개한 그 언니 말인가요? 일화가 너무 재밌어서 당시 ‘서예지 언니’가 실검에 올라오기도 했었죠.우리 언니가 정말 위트 있고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제 일상의 웃긴 일화는 거의 다 친언니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기회가 되면 영화 대본으로 써보고 싶어요. 언니가 하는 말을 잘 살려 대사로 쓰면 재밌는데, 말이나 글로 표현하면 심오하게 들려 느낌이 안 살아요. 그런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아요.평소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요?집에 있을 때도 끊임없이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원히 멈춰버릴 것 같아 무서워요. 가만히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녹스는 느낌이라, 책이라도 읽고 뭐라도 만들면서 나를 사용해야 닳는다고 느끼거든요. 최근에는 천연 비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집이 공방처럼 돼버렸죠. 비누에 오일을 12가지나 넣는데 효능이 꽤 좋아요. 처음엔 일하느라 취미가 없어지는 게 싫어 도전했고, 지금은 주변에 나눠주는 기쁨으로 비누를 만들어요. 최근에 함께 작업한 스태프들에게 비누 선물도 했죠. 이번 작품이 끝나면 코사무이에 가려고요. 그냥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바람도 쐬고, 땀 흘리면서 쉬고 싶어요.여행지에서도 뭐든 찾아서 할 것 같은데요?한국을 벗어나면 저도 조금은 생각을 내려놓고 싶은걸요. 하하.베스트, 셔츠, 배기팬츠 모두 가격미정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 귀고리 8만8천원 고이우. 평소 누구와 고민을 나눠요? 이순재 선생님 같은 대선배들과 친한 것 같던데.가깝게 지내는 동료 친구는 없어요. 촬영을 할 때는 동료들과 친하게 지내지만 작품이 끝난 후에도 인연이 이어지진 않더라고요. 상대 배우의 캐릭터와 친해지는 것이지 진짜 그 사람을 알아가는 게 아니거든요. 이순재 선생님은 출연하는 연극에 항상 초대해주셔서 어제도 만나뵙고 왔어요.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두세 번 봤는데 매번 연기가 다르고 재밌었어요. 선생님께 저는 그냥 하염없이 귀여운 손녀 같아요. 저도 ‘할아버지’라고 부르고요.두 분이 시트콤 <감자별 2013QR3>에서 만났죠? 그러고 보니 벌써 6년 차 배우가 됐어요.딱 서른 살이 됐죠. 서른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생각하는 게 조금 달라졌어요. 이제는 스스로에게 여유가 생겼는데 일적으로는 여유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나를 좀 더 발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20대 때는 내가 누군지 탐구할 새 없이 앞만 보고 나아가기 급급했거든요. 지금은 한 템포라도 쉬고, 보고, 그리면서 달리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