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만드는 여자들 #1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한국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K-좀비’라는 신장르를 개척하며 많은 해외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인기에 ‘주지훈이 썼던 모자’를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늘어나, 광장시장 전통 의상 가게의 ‘갓’ 판매율이 급등하기도 했다. <킹덤>이 12개 언어로 더빙되고 27개 언어 자막을 선보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한 넷플릭스 사람들을 만났다. ::비즈니스, 커리어, 커리어팁, 멘토, 넷플릭스, 넷플릭한국, 킹덤, 넷플리스직원, 직장, 회사,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비즈니스,커리어,커리어팁,멘토,넷플릭스

 김민영 (콘텐츠 총괄 디렉터 / 한국 오피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는 모든 한국 콘텐츠를 담당한다. 기존에 제작된 작품의 판권을 구매하고, 한국만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발굴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팬들에게 한국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지금까지의 커리어는?엔터테인먼트 생태계의 다양한 부문에서 일했어요.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 한국 콘텐츠의 해외 사업 개발, 소셜 미디어, 아시아 지역에 한류 채널을 구축하는 일까지, 정말 다양한 환경에서 경험을 쌓은 뒤 넷플릭스에 합류했어요. 주변에 넷플릭스에 지원했다는 사람은 많은데 다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어요. 대체 어떤 사람들이 일하나요?외국계 기업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만 다닌다는 오해가 있잖아요. 오히려 한국팀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수성과 한국 관객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모여 있어요. 글로벌 회사가 처음인 사람도 많아요. 넷플릭스의 인재 철학이 좀 독특해요. 업무 담당자가 함께 일할 사람을 직접 채용하는데, 자신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인재를 찾아요. 이게 생각해보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거든요? 내 위치가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바로 넷플릭스의 방식이에요. 넷플릭스는 일의 강도가 엄청난 것으로 유명해요. ‘한 2년 죽었다 생각하고 커리어를 쌓으러 가는 회사’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죠.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다들 일 욕심이 있어서 일을 많이 하더라고요. 하하. 넷플릭스 직원들은 자신이 할 업무를 스스로 정하고 스케줄도 혼자 관리해요. 그래서 출퇴근 시간도 따로 없는데,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니까 오히려 시간을 더 계획적으로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넷플릭스라는 회사의 강점은 뭘까요?‘Risk Taking’, ‘Big Bet’을 장려하는 문화가 있어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할 수 있어요. <킹덤>도 한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규모의 작품이었죠. 반대로 넷플릭스이기 때문에 일할 때 어려움을 겪는 점도 있어요. 국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제작 방식과 넷플릭스의 사전 제작 방식이 달라서 <킹덤>의 제작 과정이 순탄치 않았거든요. 저는 한국 파트너들에겐 넷플릭스의 방식을, 회사 측에는 한국 시장의 상황과 맥락을 설명해야 할 때가 많아요. 중간에서 양쪽을 설득하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두 시스템이 가진 장점의 접점을 찾는 과정은 즐거워요.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한국에서 잘되는 콘텐츠와 해외에서 잘되는 콘텐츠의 흥행 포인트가 다를 것 같은데요. 넷플릭스가 파악한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요?딱히 한국과 해외를 구분 짓지는 않아요. 한국의 청년과 브라질의 할머니가 같은 취향일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것보다는 장르나 언어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스토리를 찾는 것이 우선이에요. 사극이라는 장르와 좀비물를 융합한 <킹덤>만 해도 해외에서 ‘한국 좀비물’이라는 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 ‘K-좀비’라는 표현이 생길 만큼요.넷플릭스는 방송국이 아니라 스트리밍 플랫폼이에요. 이런 특성이 제작자, 시청자, 창작자에게 각각 어떤 신뢰감을 주는 걸까요?무엇보다도 시청자에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기기로 전 세계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실제로 저는 해외 시청자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처음으로 한국 콘텐츠에 입문하게 됐다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해요. 내가 하는 일이 한국 콘텐츠의 시장성을 높여주는 일이라는 보람을 느끼죠. 저 역시 <3%>라는 작품을 통해 브라질 드라마를 처음 접했고요.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TV처럼 편성표를 따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어요. 기술과 포맷에 대한 자유도 커서 창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성이 크거든요. 제작자 입장에서 넷플릭스는 한류 콘텐츠가 해외 팬들을 만날 수 있는 통로죠.같은 드라마라도 각 유저가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의 이미지를 노출하는 개인화 추천.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스타 PD, 작가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어요. 제작진 섭외와 스토리텔링 협업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다양해요. 저희가 창작가들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풀고 싶은지 물어볼 때도 있고, 제작진이 먼저 제안할 때도 있어요. 평소에 소통을 이어가다가 새로운 작품을 함께 구상하기도 하고요. 아이디어만 보고 제작이 확정되는 경우도 있고 대본까지 완성된 단계에서 제작 결정이 나기도 해요. 정해진 방식은 없지만 꼭 지키는 건, 창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게 하는 것이에요. 그 비전을 함께 이해했을 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좋은 작품이 나오거든요. 좋은 스토리만 있다면 신인 제작진을 직접 발굴하는 것도 환영이에요. 넷플릭스 콘텐츠 담당자로서 힘든 점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해결하나요?다른 회사에서 해본 적 없는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우선 영어를 많이 써서 영어가 굉장히 늘었고요. 하하. 직업 특성상 콘텐츠를 취미로 즐길 수 없을 때가 간혹 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보다가도, 직업병처럼 이런저런 평가를 하면서 접근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넷플릭스는 엔터테인먼트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서비스잖아요?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 즐거움을 얻으려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