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되고 살이 되는 뒷담화의 기술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프란체스코 교황은 뒷담화, 시기, 질투로는 얻을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셨지만, 모르는 말씀!(아멘) 뒷담화가 결코 무용하지만은 않다. 개똥도 쓸모가 있는데, 뒷담화라고 왜 없겠는가? 다만, 요령과 수위는 필요하다는 것. 안전한 뒷담화의 기술을 말한다. ::비즈니스, 커리어, 커리어팁, 뒷담화,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비즈니스,커리어,커리어팁,뒷담화,코스모폴리탄

유일무이한 동기와 난 비록 지금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피를 나눈 호적 메이트보다 더 끈끈한 정을 나눈 사이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물리적인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기도 했지만 우리에겐 함께 물리쳐야 할 공공의 적(?)처럼 느껴진 상사가 있었다. 솔직히 그때는 그의 뒷담화를 하면서 일말의 죄책감, 찝찝함도 느끼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는 괴로웠다. 그런 시간에 동기가 없었다면 난 진작에 퇴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난 여전히 누군가의 뒷담화를 한다. 그 대상은 회사일 때도 있고, 상사, 동료일 때도 있다. 누구 때문에 화가 나면 그 화를 다른 누군가에게 발설하는 것만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것은 없다. 일정 부분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에너지가 소모되고,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뒷담화를 하고 나서 ‘말하지 말걸’ 하는 후회도 하지만, 이만한 방법이 없는 걸 어쩌겠나? 다행히 뒷담화하는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심리학자들이 있다. 뒷담화가 긴장을 풀어주고, 유대감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 불행 중 다행인 걸까, 다행 중 불행인 걸까? 분명한 건 뒷담화의 후폭풍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오늘도 뒷담화를 하며 버티고 있는 당신의 마음이 조금 편해지길 바란다.뒷담화는 인간의 본능이다뒷담화가 뭐 좋은 거라고 장려하겠나? 뒷담화가 결코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죄악시하며 죄책감을 느낄 일도 아니다. 요하네스버그 임상 심리학자 샨탈 다 크루즈는 “우리는 뒷담화를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해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느낍니다. 그 연대감 덕에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도 하고, 상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며 공감을 하게 되는 거죠. 가십이나 뒷담화를 공유하는 순간 소속감과 공동체 의식을 느끼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묘하게도 어떤 사람과의 유대감은 화제가 부정적인 내용일수록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예인의 루머와 빗대어보면 훨씬 이해가 쉽다. 사람들은 연예인에 대한 미담보다는 악성 루머에 더욱 호기심을 갖는다. 소문도 더 빨리 퍼진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공유하는 건 부작용이 큰 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눈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강해질 수 있다. “이거 비밀인데…”로 시작하는 말을 꺼낸 상대는 그만큼 당신을 믿기에 털어놓는다고 볼 수 있고, 그 이야기를 듣는 당신 역시 그것을 인지한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진화 심리학 교수인 로빈 던버는 사람들이 대화하는 주제의 3분의 2는 가십거리라고 말한다. “가십거리를 주고받으며 수다를 떠는 건 일종의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가십을 나누는 것 자체가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죠.” 사람이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은 사회화를 위한 아주 기본적인 방식이다. 개인을 우리라는 말로 묶어주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거듭 경고하지만, 뒷담화의 순기능을 극단적으로 받아들여 대화의 대부분을 남 욕하는 데 할애한다면 절대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신이 그 뒷담화의 대상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뒷담화를 통해 얻는 것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뒷담화를 한다 치자. 그래서 우리가 얻는 건 무엇일까? 누군가 타인에 대한 가십을 털어놓을 때 당신은 일종의 사회적 자본을 얻는다. 설령 당신이 그 정보를 악용하거나 누군가의 명성을 더럽힐 생각이 없더라도, 정보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엄청난 만족감을 느낀다. 그보다 더 만족스러운 건 그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샨탈 다 크루즈는 “우리는 사람들이 모르는 제삼자의 비밀을 알고 있을 때,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음으로써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과 외로운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충동을 느낍니다”라고 말한다. 이탈리아 파비아 대학교의 과학자들은 일반적인 대화를 할 때보다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할 때 뇌에서 옥시토신 호르몬이 훨씬 더 많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섹스를 하거나 엄마가 자식에게 유대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그 호르몬 말이다). 사람들과 가십을 나누다 보면 친밀감이 상승하기도 한다. 때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과 문제의 해결책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남다른 정보 우위로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거짓말이나 추측을 덧붙여 뒷담화를 하면 엄청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고민 상담 칼럼니스트 앤 랜더스는 한때 가십을 “마음에 상처를 주고 커리어를 망치는 얼굴 없는 악마”라고 표현했다. 이는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현명하게 뒷담화하는 법누구와 가십을 나눌지 신중히 생각한다 타인에 관한 은밀한 정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것은 상대를 신뢰한다는 의미다. 비밀을 지키든, 누설하든 이것은 온전히 당신이 통제해야 하는 부분이다. 가십거리의 내용에 따라 상대에게 해도 될 말인지 아닌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대에게 정보를 전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가십의 주인공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상대를 자극하려는 것은 아닌지 등을 자문해야 한다. 사실이 아니거나 유해한 내용이라면 상대와 신뢰를 쌓기보다는 의심과 불신을 낳을 뿐이다.팩트를 기반으로 말한다 뉴스만 팩트 전달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가십을 말할 때 역시 개인적인 의견을 가미해 내용을 왜곡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말하되, 자신의 의견을 마치 사실인 양 포장하는 태도는 지양한다. 잘못하면 이야기가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지고, 애꿎은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최대한 중립적인 자세로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SNS에서 가십을 나누지 않는다 SNS나 메신저, 메일 등으로 뒷담화를 하거나 루머를 퍼뜨리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언제, 누가 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은 사람에게 정보가 누설됐을 때의 곤란한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제삼자에게 닥칠 결과를 생각한다 가십거리를 나눈 상대뿐 아니라 가십의 주인공인 제삼자에게 어떤 결과가 미치게 될지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 이야기 때문에 제삼자가 입을 정신적인 데미지가 얼마나 클지를 미리 고민해봐야 한다.당신이 무심코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회복할 수 없을 수준의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 또 명심하자. 당신이 가십의 대상이 됐다면?나라고 피해갈 순 없다. 내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중심을 잡는다가십을 퍼뜨린 의도가 당신에 대한 부러움, 시기, 질투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를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면 그들의 의도에 휘둘리게 된다. 스스로 중심을 잡고, 당신에 대한 이야기가 어디까지 진실인지 파악하자. 만약 진실인 부분이 있고, 스스로 생각했을 때 개선이 필요하다면 그것을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본다.정면으로 맞선다만약 터무니없는 가십이라면 소문의 출처를 찾아 정면으로 맞서자. 그리고 당신에 대한 악성 루머나 가십을 퍼뜨린 사람이 당신의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만약 당사자가 당신이 신뢰하는 사람이라면 그 관계에 대해 재고해봐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해결하려고 나서는 것이 옳은 일인지 생각해보자. 어쩌면 당신에게 어떤 이해도 주지 않을 수 있다.전달자의 의도를 확인한다사실 소문을 낸 사람뿐 아니라, 그 내용을 전달한 사람도 문제다. 어떤 의도로 그 얘기를 전달하는지 파악하는 게 좋은데, 대부분은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로 시작할 것이다.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면 모르겠지만 단지 당신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 혹은 그 말을 한 사람과 당신 사이를 멀어지게 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두루두루 살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