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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도대체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피해야 할까?

치약, 생리대, 심지어 침대까지 너무나 흔한 일상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발견되자 온 국민은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에 몸서리치며 이른바 ‘노케미(No-Chemi)’를 주창하고 나섰다. 사실 이런 뉴스만큼 무서운 건 우리가 아직도 어떤 화학물질이 어떻게 나쁜지를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피해야 할까?

BYCOSMOPOLITAN2018.12.24


언제부턴가 천연 비누, 천연 세제와 같이 ‘천연’이란 말이 붙는 모든 아이템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텀블러는 휴대폰 케이스 못지않게 개성을 표현하는 힙한 아이템이 됐고, 이제 성분을 모른 채 화장품을 사면 친구의 “헐!” 소리가 덤으로 주어진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미 우리는 화학물질과 제법 거리가 먼 삶을 사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화학물질 없는, 백 퍼센트 ‘노케미 라이프’를 누리고 있는 걸까? 

사실 화학물질은 우리 체내에는 물론이고 우리가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고, 숨 쉬는 모든 것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화학물질이 하나도 없는 삶을 살기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화학물질의 ‘화’ 자만 들어도 인상을 찌푸리며 멀리하려고 애쓴다.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 소속의 영국 공중보건국 독성학과장 알란 부비스는 이렇게 말한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제품 및 식품에 집착하는 태도를 보여왔어요. 이로 인해 화학 첨가물로 보일 법한 모든 것에는 두려움을 느끼게 됐죠. 하지만 근거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렇다. 일부 화학물질은 인간이 만든 것으로 연일 실검에 오르며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지만, 그와 반대로 무해한 화학물질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어떤 화학물질을, 어떻게 피할 것인지가 관건인 셈이다. 낯선 성분에 기겁하며 집에 있는 모든 제품을 갖다 버리기 전 어떤 성분이 가장 위험한지, 그것을 찾아내고 올바르게 피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파라벤 

어디서 발견되나? 뷰티 제품(가끔 일부 가공식품에서도 검출된다). 

어떤 물질인가? 이미 수많은 유기농 마니아들이 그 유해성을 인지하고 멀리해온 파라벤은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생기지 않게 해주는 일종의 방부제 성분으로 화장품 등에 쓰여왔다. 이는 2004년에 처음으로 신문 1면을 장식했다. 그 당시 유선 종양 조직에서 이 성분이 발견됐고, 이것이 체내에서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모방하기 때문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무서운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곧 이 연구 결과는 크게 비난을 받았고, 파라벤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서로 다른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치명적인가? 과학자들은 파라벤에 대한 연구 결과가 일반 사람들과 얼마나 관련 있는가를 두고 좀처럼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인체에 미치는 파라벤의 직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어떻게 피할까? 아직 이 성분을 피해야 할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그래도 피하고 싶다면 파라벤 성분을 배제한 뷰티 브랜드를 찾아보자. 

이미 그런 브랜드를 찾았다고? 그렇다면 제품의 소비 기한을 잘 지키는 것도 잊지 말자.


 살충제 

어디서 발견되나? 과일과 채소.

어떤 물질인가? 살충제 성분은 가장 엄격하게 규제되는 화학물질 가운데 하나다. 가장 유해한 성분은 이미 불법으로 분류됐고, 그에 대한 대체제는 빠르게 분해되며, 오직 특정 해충만을 제거하고, 조금만 뿌려도 오래 지속되는 효과를 지닌다. 

치명적인가? 그렇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신선한 음식에는 살충제 잔여물이 남아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양이 적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체내에 축적된 살충제 성분은 자연스레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벌들의 경우는 다르다. 벌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생명체로, 최근 살충제로 인해 벌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는 살충제가 벌들에게 유독 해로우며 생식 능력을 손상시킨다고 발표했다. 

어떻게 피할까? 체내에 남은 살충제 성분을 효과적으로 배출하려면 평소 생수와 식이섬유를 다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신선한 식품, 즉 과일과 채소 등은 반드시 꼼꼼하게 씻어 먹길 권한다.


 아크릴아마이드 

어디서 발견되나? 고열에 굽거나 튀긴 음식. 

어떤 물질인가? 음식이 갈색으로 변할 때 형성되는 분자 물질은 아크릴아마이드라고 불리는 잠재적 발암성 화합물이다. 로스팅된 커피나 구운 토스트, 감자 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동물실험을 통해 이게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명적인가? 과도하게 치명적이라고 하긴 어려우나 이러한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겠다. 우선 과하게 그을린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마트에 가면 냉동식품 섹션을 피할 것. 가공된 음식이나 감자 요리에는 이러한 화학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 

어떻게 피할까? “가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를 피하려면 굽거나 튀기는 건 전부 금지해야 해요”라고 부비스는 말한다. “비스킷도 안 되고, 빵도 안 되고, 토스트도 안 되죠. 이게 현실이에요.” 이런 절망적인 현실이 또 어딨나! 그러니 타협점을 찾아 아크릴아마이드의 섭취를 최소화해보자. 우선 감자는 요리하기 전 한 번 데쳐줄 것. 그리고 음식을 굽거나 볶을 때는 짙은 갈색보다 황금빛 노란색이 띠도록 만들자. 생식을 하거나 찜 요리의 비중을 늘리는 것도 좋다. 

그럼 커피는? 다행히 커피 안에 포함된 아크릴아마이드양은 극미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진심 다행이다. 


 비스페놀 A(BPA) 

어디서 발견되나? 플라스틱 병, 플라스틱 용기, TV, 주전자, 양철 캔의 내벽 등.

어떤 물질인가? 볼드모트만큼 어두운 명성을 지닌 이 화학물질은 지난해 유럽화학물질청에서 내분비 교란 물질로 지정했다. 이는 일종의 환경호르몬으로 체내의 호르몬 균형을 교란시키고, 여러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영유아의 식품용 기구 및 용기에 대해 비스페놀 A 사용을 금지하며 사용 제한 범위가 확대됐다.

치명적인가? 다른 화학물질도 그렇겠지만, 관건은 얼마나 많은 양에 노출되느냐다. 평소에 사용하는 모든 플라스틱 용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플라스틱에 열기를 가해야 하는 경우 BPA가 없는 제품이어야 한다. 전자레인지로 데우는 과정에서 더 많은 화학물질이 침출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나 임산부는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 

어떻게 피할까? 다행히 요즘에는 BPA가 없는 플라스틱 용기와 병을 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가열하거나 뜨거운 액체를 담는 용도로 써야 한다면 반드시 BPA가 없는 제품으로 찾아보자. 정 찝찝하다면 아예 유리나 금속 소재로 된 용기를 사용하는 게 낫겠다. 그 편이 훨씬 바람직한 데다 마음도 편할 거다. 


모든 화학물질이 유해한 건 아니다. 문제는 ‘모르는 채’로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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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프리랜서 에디터 박수진
  • 글 캐서린 샌더슨(Katherine Sanderson), 제니퍼 새빈(Jennifer Savin)
  • 사진 Getty Images
  • 디자인 이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