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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여행이라면? : 발리

서울 한복판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살던 여자들이 낯선 도시로 떠났다. 자신의 삶에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 이것은 삶이 여행인 ‘트래블 메이커’들의 여행 일지다.

BYCOSMOPOLITAN2018.07.16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프니다섬 적당히 벌어 여유롭게 살고 싶은 노마드의 천국

이숙명. 영화지 기자, 패션 매거진 에디터로 10년을 일했다. 26년 차 프로 독거인. 프리랜스 라이터이자 1인 e북 출판사 ‘페이퍼크레인’을 운영한다. <혼자서 완전하게> <느린 여행자를 위한 산보길> <패션으로 영화 읽기> <디어 미> 등을 썼다.


왜 발리, 그중에서도 누사프니다였을까요?

2016년 가을, 집필 여행 겸 서울의 추위를 피해 겨울 날 곳을 알아보다가 발리에 갔어요. 장기 체류는 숙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동남아와 남유럽을 통틀어 숙소를 검색했고, 마침 마음에 드는 집이 있는 발리로 간 거죠. 머무는 동안 누사프니다에 사는 친구를 만났어요. 덕분에 2~3주씩 두 차례 이곳을 방문했고,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2017년 겨울, 서울 집을 처분하고 이곳으로 왔어요.  


누사프니다는 어떤 곳인가요?

전기·수도·통신도 종종 끊기고, 도로에는 개들이 누워 있죠. 하지만 멋진 브로큰 비치와 힌두 유적이 있고, 무엇보다 다이빙으로 유명한 섬이에요. 두 개의 대양이 만나는 곳이라 독특한 생물이 많고 만타가오리와 개복치, 상어 등이 출몰해요. 한국 다이버들은 아직 발리나 렘봉안의 다이빙 숍을 이용해 데이 투어로만 다녀가는 수준인데, 동남아 유명 관광지의 어수선함에 질린 서양 다이버들이 장기 체류하려고 많이 모여들고 있어요. 발리 사람들은 이 섬에 ‘데몬(악마)’이 갇혀 있다고 믿는데, 바꿔 말하면 강렬한 영적 에너지가 흐른다는 의미예요. 저는 그걸 생명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누사프니다에서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아침에 일어나 커피 마시면서 코코넛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나 구름이 흘러가는 걸 한 시간쯤 관찰해요. 청소하고, 글 쓰고, 요가나 수영을 하고, 인도네시아어 공부를 하다 보면 해가 지죠. 하루가 너무 짧아요. 근처에 크리스털 베이라는 유명한 해변이 있는데 석양이 참 좋아요. 해 지는 걸 보며 맥주를 마시고, 밤에는 친구들과 바에 가거나 영화를 보고, 파티를 하죠.


누사프니다는 어떤 여행자에게 어울릴까요?

모험을 좋아하는 액티브한 여행자! 대중교통이 없기 때문에 바이크는 필수이고, 트레킹, 다이빙, 스노클링 등 몸으로 할 것이 무궁무진해요.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조용하면서도 활기찬 자연을 꿈꾸는 사람, 공기 좋고 따뜻한 데서 한껏 게으르게 지내보고 싶은 사람은 아주 좋아할 거예요. 여행을 많이 안 다녀본 사람들은 벌레가 많고 시설이 부족하다고 불평하는데, 오히려 세상 예쁘고 트렌디한 곳은 다 가보고, 발리의 최고급 리조트에서도 심드렁하던 지인이 여기 와보고 “20~30대 때 이런 데서 한두 달 살아보지 않은 게 후회된다”라고 말하더군요.


올바른 여행자의 자세가 따로 있을까요?

여행을 다닐수록 한국인들의 세계관이 협소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우리는 주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하거든요. 그러니 어딜 가든 단지 ‘한국 아닌 곳’이란 생각에 방종해지기 십상이고, 보여주기용 사진 찍기나 쇼핑에 골몰하고,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현지인들과 어울리지 않죠. 떠나와서도 오로지 ‘한국’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시간 여유를 가지고 ‘그곳을 본다’는 생각으로 여행해보면 좋겠어요. 이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한국 밖에 무엇이 있는지, 그걸 경험한 후 다시 보는 한국은 예전과는 많이 다를 거예요. 


발리에서 스피드 보트로 30분, 울릉도의 2.75배쯤 되는, 대부분 산악 지형인 시골 섬. 초록과 파랑의 탁 트인 자연 속, 최고급 리조트보다 아늑한 나무집에서 머무르며 한껏 게으르게 지낼 수 있다. 


 누사프니다 여행 팁 

추천 루트 발리 사누르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토야파케 부두에 도착! 부두 근처 ‘코코넛 와룽(Coconut Warung)’에서 식사를 하고, 스쿠터를 빌릴 것! 하루 정도는 에인절스 빌라봉, 브로큰 비치, 동굴 등을 투어하는 데 쓰고, 야간에는 바 ‘풀문(Full Moon)’, ‘페니다 콜라다(Penida Colada)’로 고고싱!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바는 ‘피자로(Pizzaro)’!

추천 숙소 시설 대비 관광객이 많아 숙소 예약은 필수다! 노는 게 우선이라면? 매일 밤 라이브 공연을 하는 ‘풀문’ 방갈로나 그 근처로 잡고, 한적한 게 좋다면 수영장 딸린 크리스털 베이 근처 ‘빈땅(Bingtang)’이나 ‘나마스테(Namaste)’를 추천! 

기타 정보 섬이 생각보다 크니, 스쿠터 운전을 배워 올 것. 다이빙 숍은 ‘빈땅’ 맞은편 ‘리플렉스 다이버스’를 추천! 친절하고, 체험 삼아 다이빙을 해보고 싶을 때 비용 절약은 물론 조용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누사프니다 관광 정보는 www.reeflexdivers.com을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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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성영주
  • 사진 이숙명
  • 디자인 이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