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시그널 맞나요? Ep.1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지금 이 순간에도 썸은 시작과 끝을 반복한다. 그 카오스적 혼돈 속에서 누군가 ‘짠’ 하고 나타나 “이거 그린라이트야!” 답해주면 좋겠지만,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간절히 알고 싶은 그것! 이거 진짜 ‘시그널’ 맞는 걸까?::썸, 시그널, 하트시그널, 연애, 사랑, 커플,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오영주냐 임현주냐. 김현우냐 김도균이냐? 익히 아는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것도 아니요, 본방 시청률은 2% 안팎에 머무르는 <하트시그널 시즌2>가 엄청난 화제다. 연애 세포 저세상으로 보내드렸던 유부녀도, 연애 한 번 못 해본 모태솔로도, 그사이 수많은 썸과 연애에 ‘시달리는’ 우리도, 각본 없는 남의 연애가 이렇게나 재미있는 줄 몰랐다. 그러니까 “연애의 시작이 다 그렇지~”라고 나른하게 말할 때, 그 연애는 각자에게 얼마나 특별했던가? ‘그놈의’ 시그널을 몰라봐서, 혹은 혼자 앞서 나가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연애를 망쳐왔던가? 누가 <하트시그널>처럼 밥상을 차려주지 않으니, 정글 같은 썸의 중심에서 시그널이라도 외쳐보자.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코스모와 연애 관계 전문가 김지윤 대표, 다년간 연애 칼럼을 연재해온 남자 에디터 J가 머리를 맞댔다.



SIGNAL 1 엄마가 가게를 오픈해 제가 나가서 도와주고 있을 때 일이에요. 하루에 열두 시간씩 서서 일하느라 피곤함이 극에 달할 때였죠. 자주 연락을 주고받던 남자와 요즘 일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에 지나가는 말로 엄마 가게 위치를 묻길래, ‘우체국 주변에 있다’ 정도로만 얘기하고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날 점심 장사를 마무리하고 쉬려는데, 창밖에서 누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거예요. 그 친구였죠. 근처 들를 일이 있어서 왔다가 우연히 절 발견했다고 하는데. 사실 저희 가게가 지나가다 발견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거든요. 마침 쉬는 타임이라 그 친구와 함께 근처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어요. 힘들 때 만난 거라 그런지 더 반갑고 기분 좋았죠. 그 친구가 일부러 제가 있는 곳을 찾아다닌 거 아닐까요?” -박수연(26세, 프리랜서)


100%다! 자,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해보자. 본인이 “가게는 우체국 주변에 있다”라고 말했을 때부터 분명 자신의 생각보다 더 ‘자세히’ 가게 위치를 설명했을 거라는 데 5백원 걸고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는 그 설명을 아주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가 그날 아예 작정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나왔을 것이다. 그렇게 지나가다 들른 척 연기하며 손을 흔들었을 거라는 데, 1천원 더 건다. 에디터 J는 이렇게 분석한다. “여기서 시그널은 명확해요. 남자가 분명한 행동을 한 거잖아요.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두루뭉실하게 떠본 게 아니라, 아무 사전 설명 없이 직접 찾아오는 행동을 취했죠. ‘마침’ 수연님이 쉬는 시간에 온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고요. 수연님도 흘렸든, 작정했든 쉬는 시간이 언제라는 걸 분명히 말한 적이 있을 거고, 남자는 그걸 아주 명확히 캐치하고 기억해둔 거죠.” 일련의 과정 중에 우연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고 감히 확신한다. 모든 건 서로에 대한 마음이 담긴 ‘시그널’이었고, 계획적으로 실행된 것이다. 카페에서 이미 첫 데이트가 성사됐으니, 지금쯤 아마 썸에서 찐~한 연애로 넘어갔을 듯!



SIGNAL 2 “한창 썸인지 아닌지 헷갈리던 남자가 있었어요. 한번은 이 남자와 같이 냉면을 먹으러 갔는데 전 입맛이 없어 많이 먹지 못했죠. 냉면을 반 이상 남겼더니 그가 제게 ‘다 먹은 거냐?’라고 묻고는, 허락도 안 받고 제가 남긴 냉면을 먹더군요. 남긴 음식을 먹는다는 게 누군가는 좀 더럽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시그널로 느꼈어요. 제가 먹다 남긴 걸 거리낌없이 먹는다는 건 관심 없으면 못 하는 행동 아닌가요?” -이은지(26세, 대학원생)


시그널 확률 10%. 김지윤 대표는 “내가 남긴 걸 상대가 먹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 절대 안 돼요. 많은 여성이 종종 ‘남긴 걸 아무렇지도 않게 먹다니…!’라며 과한 의미 부여를 하는데 그건 혼자만의 착각일 때가 많아요”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이런 상황은 오히려 단순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는 순전히 냉면 한 그릇으로 배가 안 찼거나, 음식 남기는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에디터 J는 “제가 바로 그런 남자입니다”라고 증언한다. “그 남자는 속으로 ‘반도 못 먹고 남길 거면 뭐하러 왔어? 짜증나게’라면서 해치우듯 먹었을 수 있어요. 저처럼요.” 남긴 걸 먹는 행위 말고 그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돌이켜볼 것! “혹시 배 안 고픈데 억지로 먹은 거 아냐?”, “체하거나 어디 불편한 건 아니지?”, ““더 있다 먹을 걸 그랬다”같이 사려 깊은 이야기를 건넸다면, 발전 가능성은 훨씬 더 커진다. 다른 시그널이 전혀 없는 와중에 남긴 걸 먹었다는 행위만으로 시그널이라 단정 짓기는 힘들다.



이런 시그널은 제발 이제 그만! “소개팅남과 한창 만남을 이어가던 때예요. 그때가 장마 시즌이었는데, 하루는 제가 흰 원피스를 입고 그를 만나러 갔어요. 이날도 어김없이 비가 내렸죠. 그런데 그가 저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더니 다짜고짜 ‘드디어 알아냈다’라는 거예요. 뭘 알아냈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가 만날 때마다 비가 오는 건 하늘에서 천사가 한 명 사라져서 하늘이 찾느라 슬퍼해서야. 하얀 천사가 내 앞에 있잖아?’라고요.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기억이 나네요. 확실한 시그널이긴 한데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어요.” -김한솔(25세, 회사원)


지금 명색이 21세기, 2018년이다. 이게 무슨 쌍팔년도 드라마에서도 안 나올 멘트란 말인가?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미 오그라든 손발이요, 폭망한 시그널이다. 이런 몹쓸 시그널, 진짜 댓츠 노 노!

지금 이 순간에도 썸은 시작과 끝을 반복한다. 그 카오스적 혼돈 속에서 누군가 ‘짠’ 하고 나타나 “이거 그린라이트야!” 답해주면 좋겠지만,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간절히 알고 싶은 그것! 이거 진짜 ‘시그널’ 맞는 걸까?::썸, 시그널, 하트시그널, 연애, 사랑, 커플,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