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이거 시그널 맞나요? Ep.1

지금 이 순간에도 썸은 시작과 끝을 반복한다. 그 카오스적 혼돈 속에서 누군가 ‘짠’ 하고 나타나 “이거 그린라이트야!” 답해주면 좋겠지만,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간절히 알고 싶은 그것! 이거 진짜 ‘시그널’ 맞는 걸까?

BYCOSMOPOLITAN2018.07.02



오영주냐 임현주냐. 김현우냐 김도균이냐? 익히 아는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 것도 아니요, 본방 시청률은 2% 안팎에 머무르는 <하트시그널 시즌2>가 엄청난 화제다. 연애 세포 저세상으로 보내드렸던 유부녀도, 연애 한 번 못 해본 모태솔로도, 그사이 수많은 썸과 연애에 ‘시달리는’ 우리도, 각본 없는 남의 연애가 이렇게나 재미있는 줄 몰랐다. 그러니까 “연애의 시작이 다 그렇지~”라고 나른하게 말할 때, 그 연애는 각자에게 얼마나 특별했던가? ‘그놈의’ 시그널을 몰라봐서, 혹은 혼자 앞서 나가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연애를 망쳐왔던가? 누가 <하트시그널>처럼 밥상을 차려주지 않으니, 정글 같은 썸의 중심에서 시그널이라도 외쳐보자. 독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코스모와 연애 관계 전문가 김지윤 대표, 다년간 연애 칼럼을 연재해온 남자 에디터 J가 머리를 맞댔다.



 SIGNAL 1  엄마가 가게를 오픈해 제가 나가서 도와주고 있을 때 일이에요. 하루에 열두 시간씩 서서 일하느라 피곤함이 극에 달할 때였죠. 자주 연락을 주고받던 남자와 요즘 일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에 지나가는 말로 엄마 가게 위치를 묻길래, ‘우체국 주변에 있다’ 정도로만 얘기하고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날 점심 장사를 마무리하고 쉬려는데, 창밖에서 누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거예요. 그 친구였죠. 근처 들를 일이 있어서 왔다가 우연히 절 발견했다고 하는데. 사실 저희 가게가 지나가다 발견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거든요. 마침 쉬는 타임이라 그 친구와 함께 근처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어요. 힘들 때 만난 거라 그런지 더 반갑고 기분 좋았죠. 그 친구가 일부러 제가 있는 곳을 찾아다닌 거 아닐까요?” -박수연(26세, 프리랜서) 


100%다! 자,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해보자. 본인이 “가게는 우체국 주변에 있다”라고 말했을 때부터 분명 자신의 생각보다 더 ‘자세히’ 가게 위치를 설명했을 거라는 데 5백원 걸고 시작한다. 그리고 남자는 그 설명을 아주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가 그날 아예 작정하고 옷도 예쁘게 입고 나왔을 것이다. 그렇게 지나가다 들른 척 연기하며 손을 흔들었을 거라는 데, 1천원 더 건다. 에디터 J는 이렇게 분석한다. “여기서 시그널은 명확해요. 남자가 분명한 행동을 한 거잖아요.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두루뭉실하게 떠본 게 아니라, 아무 사전 설명 없이 직접 찾아오는 행동을 취했죠. ‘마침’ 수연님이 쉬는 시간에 온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고요. 수연님도 흘렸든, 작정했든 쉬는 시간이 언제라는 걸 분명히 말한 적이 있을 거고, 남자는 그걸 아주 명확히 캐치하고 기억해둔 거죠.” 일련의 과정 중에 우연은 단 한 가지도 없었다고 감히 확신한다. 모든 건 서로에 대한 마음이 담긴 ‘시그널’이었고, 계획적으로 실행된 것이다. 카페에서 이미 첫 데이트가 성사됐으니, 지금쯤 아마 썸에서 찐~한 연애로 넘어갔을 듯!



 SIGNAL 2  “한창 썸인지 아닌지 헷갈리던 남자가 있었어요. 한번은 이 남자와 같이 냉면을 먹으러 갔는데 전 입맛이 없어 많이 먹지 못했죠. 냉면을 반 이상 남겼더니 그가 제게 ‘다 먹은 거냐?’라고 묻고는, 허락도 안 받고 제가 남긴 냉면을 먹더군요. 남긴 음식을 먹는다는 게 누군가는 좀 더럽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시그널로 느꼈어요. 제가 먹다 남긴 걸 거리낌없이 먹는다는 건 관심 없으면 못 하는 행동 아닌가요?” -이은지(26세, 대학원생)


시그널 확률 10%. 김지윤 대표는 “내가 남긴 걸 상대가 먹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 절대 안 돼요. 많은 여성이 종종 ‘남긴 걸 아무렇지도 않게 먹다니…!’라며 과한 의미 부여를 하는데 그건 혼자만의 착각일 때가 많아요”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이런 상황은 오히려 단순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는 순전히 냉면 한 그릇으로 배가 안 찼거나, 음식 남기는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에디터 J는 “제가 바로 그런 남자입니다”라고 증언한다. “그 남자는 속으로 ‘반도 못 먹고 남길 거면 뭐하러 왔어? 짜증나게’라면서 해치우듯 먹었을 수 있어요. 저처럼요.” 남긴 걸 먹는 행위 말고 그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돌이켜볼 것! “혹시 배 안 고픈데 억지로 먹은 거 아냐?”, “체하거나 어디 불편한 건 아니지?”, ““더 있다 먹을 걸 그랬다”같이 사려 깊은 이야기를 건넸다면, 발전 가능성은 훨씬 더 커진다. 다른 시그널이 전혀 없는 와중에 남긴 걸 먹었다는 행위만으로 시그널이라 단정 짓기는 힘들다.



 이런 시그널은 제발 이제 그만!  “소개팅남과 한창 만남을 이어가던 때예요. 그때가 장마 시즌이었는데, 하루는 제가 흰 원피스를 입고 그를 만나러 갔어요. 이날도 어김없이 비가 내렸죠. 그런데 그가 저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더니 다짜고짜 ‘드디어 알아냈다’라는 거예요. 뭘 알아냈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우리가 만날 때마다 비가 오는 건 하늘에서 천사가 한 명 사라져서 하늘이 찾느라 슬퍼해서야. 하얀 천사가 내 앞에 있잖아?’라고요.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기억이 나네요. 확실한 시그널이긴 한데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싶었어요.” -김한솔(25세, 회사원)  


지금 명색이 21세기, 2018년이다. 이게 무슨 쌍팔년도 드라마에서도 안 나올 멘트란 말인가?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미 오그라든 손발이요, 폭망한 시그널이다. 이런 몹쓸 시그널, 진짜 댓츠 노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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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성영주
  • 사진 GettyImagesBank
  • 디자인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