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G를 끊어봤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MSG, 브라, 노이즈, SNS. 이달 코스모 에디터들은 우리를 옥죄는 이런 요인들에서 멀어지면 스트레스까지 프리해지는지 실험했다. 과연 우리는 좀 더 행복해졌을까? | msg,브라,노이즈,sns,스트레스

 MSG Free! 가장 자주 ‘해’ 먹는 음식은 라면, 소울 푸드는 부대찌개, 좋아하는 간식은 라면땅. 세상은 ‘미식’을 트렌드라 외치지만, 나의 입맛은 한결같이 저렴했다. MSG가 뭐가 어때서? 자고로 밖에서 먹는 국물이란 MSG 맛이 팍팍 나야 제 할 도리를 다한 거 아닌가? 이게 바로 나의 오랜 외식 모토. 난 그렇게 나날이 건강한 식습관과 척을 지는 삶을 살아왔다. 인과관계가 성립한 건진 모르겠지만 30대 후반이 되자 몸이 훅 갔다. 병원 투어를 다녀도 정확한 원인은 불명.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걸 직감한 순간, 나는 규칙적인 운동과 식습관 교정이라는 최후의(!) 선택에 직면했다. 각종 유해 식품과 짜디짠 국물에 절여진 세포를 디톡스하고 신선하고 질 좋은 영양분을 공급하라는 전문가의 조언하에 라면과 국물, 그리고 ‘까까’가 배제된 일상에 던져졌다. 아침은 현미밥과 나물 반찬, 점심은 5대 영양소가 풍부한 밥, 저녁은 질 좋은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된 나의 삼시 세끼는 정말이지 먹는 쾌감을 말살한 것만 같았다. 과연 이걸 해낼 수 있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낼 수 있더라. 소금과 MSG로 무뎌진 맛봉오리 하나하나가 제 기능을 찾아가기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차원의 먹는 쾌감을 영접하게 되기도 했다. 담백한 두부는 참으로 고소한 음식이구나, 탱글탱글한 밥알은 어쩜 이리 단맛이 난담? 나물의 향취는 또 어떻고? 소스를 쳐발쳐발하지 않은 살코기의 육즙은 정말이지 신의 물방울 같은 것이로구나! 단백질이 마땅치 않을 땐 삶은 달걀을 까 먹는데, 반숙과 완숙을 오가다 ‘달걀 중독’에 이를 뻔했다. 어쩌면 그동안 나는 건강한 음식을 해 먹는다는 것의 무게감에 지레 겁을 먹었던 것 아닐까 하는 깨달음을 남긴 MSG 없는 나의 일상은, 은혜롭게도 3kg 감량이라는 부록(?)까지 선사했다. 그래, 잘 살려면 잘 먹어야 한다. ‘많이’ 말고 ‘잘’ 말이다. -피처 디렉터 박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