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양봉하는 여자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살지 못한다. 도시 양봉을 한다는 건 꿀을 얻는 일을 넘어, 함께 사는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양봉 5년 차, 배지숙처럼. | 양봉,도시양봉,라이프,라이프스타일,자연

양봉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혼자 주말농장을 하고 있었는데 키우던 토마토가 괴물처럼 자란 걸 보고 ‘다른 사람과 같이 할 수 있는 주말농장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차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양봉 수업을 알게 됐어요. ‘어반비즈서울’을 찾아 수업을 들었죠. 그때 같이 수업 들으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라이크비즈(Like Bees)’라는 취미 동호회를 만들고, 벌써 5년째 벌을 키우고 있네요. 취미로 양봉을 하면서 내 삶에 생긴 크고 작은 변화가 있다면요?겨울을 제외하고 일주일에 한 번은 벌통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토요일 오전은 무조건 비워둬요. 양봉과 관련한 일들, 이를테면 목공도 배우고, 직거래 장터를 나가고요. 라이크비즈 팀과 함께 전자책도 출판해봤죠. 양봉이 아니었다면 전혀 안 해봤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게 됐어요. 가장 좋은 건 가족에게 제가 키운 건강한 꿀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거죠.삶이나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나요?벌들의 의사 결정은 항상 단체를 위한 결정으로 나아가요. 마치 자그마한 사회를 보는 것 같죠. 벌 한 통에 수만 마리가 사는데, 매일같이 정말 집중해서 자기 일을 해요. 그게 결국 단체를 위한 일이거든요. 묵묵하게 열심히 일하는 벌들을 보면서 저 스스로를 돌아볼 때가 많아요. 양봉 중인 어반비즈서울의 박진 대표. 홈페이지(urbanbeesseoul. com)에 방문해서 양봉 체험 프로그램을 찾아볼 것!양봉 과정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준다면요?매우 길고 복잡한 과정이므로 짧게 설명하자면, 결국 양봉이란 벌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이에요. 먹이를 모으고, 벌통 안의 온도를 조절하고, 알을 돌보는 일 등은 벌들이 스스로 알아서 하고요. 양봉가들은 그들의 환경에 조그마한 도움의 손길을 주는 일을 하는 거죠.양봉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뭔가요?우선 라이크비즈의 팀원으로서 취미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커요. 일로 묶인 관계가 아닌 좋아하는 걸 통해 만난 인연이 얼마나 단단한지 느낄 수 있거든요. 다양한 연령대의 팀원들과 친구가 돼 공통의 목표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건 정말 신선한 경험이에요. 또 무언가에 애정을 가지며 그것을 키우고 수확하는 즐거움을 지인들과 또 직거래 장터를 통해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때마다 굉장히 뿌듯해요. 양봉을 주변에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요?비록 눈을 마주치고 만지거나 껴안을 수는 없지만, 정말 열심히 자기 삶을 살아가는 이 조그만 생명체를 보면 볼수록 경외감이 느껴져요. 계속 보고 있으면 귀엽다니까요? 하하. 물론 양봉은 더운 여름에 실외에서 하는 취미 활동이라 힘든 면도 있지만, 그저 놀러 가서 자연을 느끼는 소모적인 행위가 아니라, 꿀을 생산하고 우리 삶에 필요한 벌을 돌보는 일이라서 더욱 보람이 있어요. 내일부터 나도 도시 양봉가! 1 양봉 시작 전,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양봉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양봉 기술보다도 벌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 야심 차게 시작한 주말농장에 바쁘다는 핑계로 점점 안 가게 되면서 토마토 괴물을 키워낸 나와 같은 실수는 살아 있는 생명체인 벌에게는 더더욱 못 할 짓이니. 마음부터 다잡고 시작하라.2 도심에서 양봉을 할 계획이라면, 꼭 교육부터 받고 시작한다벌을 키우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민원이 많아 충분히 공부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3 양봉의 6단계1단계 벌을 놔둘 장소를 물색한다. 사람과 접촉이 최대한 없는 곳으로. 2단계 양봉 관련 자재를 준비한다. 양봉용 방호복, 장갑 등. 3단계 건강한 벌을 구매한다. 벌통 한 통에는 5만~7만 마리의 벌이 들어간다. 4단계 일주일에 한 번 내검을 한다. 5단계 채밀(꿀 따는 일)은 대략 5~6월에 하지만 꿀의 상황에 따라 진행한다. 6단계 10월부터는 월동 준비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