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박기량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관중의 함성 소리를 들으며 에너지를 얻는 여자, 운동 종목을 가리지 않는 진정한 스포츠맨, 그리고 한국 최고의 치어리더. 박기량은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 못지않게 열심히 또 뜨겁게 관중석을 달군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하면 더 바빠질 그녀를 만났다. | 보디,헬스,셀렙,스타,화보

여가 시간에 유일하게 몸을 움직일 때가 반려견과 전동 킥보드를 타는 거라고 들었어요. 전동 킥보드를 타게 된 계기가 있나요?킥보드는 작년 여름, 지인이 추천해서 타기 시작했어요. 부산 광안리가 본가인데 여름엔 산책하기 너무 더워요. 그래서 가까운 곳에 가더라도 차를 타는 편인데, 킥보드가 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더라고요. 치어리더로 일하면서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다 보니 별도로 운동도 안 해요. 직업상 늘 뛰거나 서 있어서 걷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저보다 저희 집 강아지가 킥보드의 스피드를 더 즐기는 것 같아요.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 농구팀 부산 KT 소닉붐, 배구팀 삼성화재 블루팡스를 응원하고 있죠? 일 년 내내 쉴 틈이 없을 것 같아요.맞아요. 치어리더 12년 차인데, 친구들과 제대로 여행을 가거나 가족 행사나 모임에 참석한 적이 거의 없어요. 가장 길게 쉰 게 회사 MT로 태국에 3박 5일 다녀온 게 전부예요. 개인적으로 길게 쉬어봤자 이틀이죠. 올해는 유독 개인 스케줄까지 많아 쉴 틈이 없어요. 치어리더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동시에 관중의 흥을 돋우는데, 그런 당신은 어디에서 힘을 얻어요?처음에는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고, 박수 받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팬이에요”,”수고했어요”라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무척 감사해요.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일이 아니라 저의 삶 자체예요. 워커홀릭이냐고요? 맞아요. 슬럼프도 몇 번 겪었지만, 그때마다 저 자신을 북돋았어요. 여기에서 그만두면 후배들이 더 이상 나갈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후배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해요. 일주일 동안 차로 3600km를 다닌 적도 있다면서요. 체력 관리가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요? 차로 이동하는 4~5시간 동안 잠을 충분히 자려고 해요. 경기가 끝나면 차 안에서 바로 화장을 지우고, 억지로라도 물을 많이 마셔요.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한 달에 한두 번 마사지를 받고, 링거를 맞기도 하는데 지금은 그럴 시간마저도 없어요.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몇 년 전, 잠실종합운동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있었는데 폭우가 엄청 쏟아졌어요. 당시엔 대기실도 없어 그대로 비를 맞으며 우천 취소 여부를 30분 동안 기다리고 있었죠. 저희를 보고 안타까웠는지 팬 한 분이 우동 한 그릇을 사주셔서 사람들 눈을 피해 몰래 먹었어요. 그러고 나서 경기가 재개됐는데, 이미 비를 너무 많이 맞아 속눈썹이 떨어진 건 물론이고 화장이 다 지워져 민낯이 됐죠. 그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춤추며 응원을 했는데, 저희들 못지않게 관중 역시 열정적이었어요. 비가 왔는데도 자리를 뜨는 관중이 별로 없었거든요.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무척 재미있던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야구 경기가 끝나면 밤 10시가 넘는데, 따로 야식을 먹기도 하나요?뒷정리까지 하면 밤 11~12시쯤 집에 가게 돼요. 예전에는 배가 너무 고파서 라면에 밥까지 말아 먹었죠.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지금은 늦은 시각에 거하게 음식을 먹으면 2~3시간 속이 부대끼고 뱃살이 처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간단히 달걀 프라이를 해 먹거나 물 마시는 걸로 끝내요. 웬만하면 먹지 않으려고 하죠. 남성 팬 못지않게 여성 팬도 많죠?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몸매가 아주 좋지도 않고, 성격도 여성스럽지 않은 편이에요. 중간중간 사건 사고가 많았는데, 제가 그걸 나름 잘 헤쳐나간 것 같아요. 그래서 여성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게 아닐까요? 21살에 최연소 팀장이 됐어요. 어린 팀장으로서 이런저런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팀마다 분위기가 다른데, 저는 후배들을 잘 구슬리는 스타일이에요. 지금 저희 팀원이 16명인데, 이번 프로야구 시즌부터는 그들을 모두 안고 가야 해요. 시즌 중에 어떤 일이 있을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돼요. 다른 무엇보다 팀장인 제가 잘하면 돼요. 저도 제대로 못 하면서 후배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불만만 쌓이거든요. 그래서 지각도 잘 안 하고, 연습도 열심히 하며 그들에게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치어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은 뭐라고 생각해요?예전에는 열정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끈기와 의리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희는 시즌 때마다 구단 그리고 팬들과 약속을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간혹 시즌 중간에 갑자기 팀을 나가는 팀원이 생기는데, 좀 안타까워요. ‘팀장으로 내가 부족했나?’라는 생각도 들 때가 있고요. 저는 후배들이 팀에 소속돼 있는 만큼 개인보다는 팀을 더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지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은 뭔가요?책임감이죠. 제가 없으면 일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팀원들 스케줄도 짜야 하고, 연습도 시켜야 하고, 음악도 맞춰야 하거든요. 이제는 제가 하는 일이 개인적인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저의 성공은 치어리더의 성공이고, 제가 피해를 입으면 치어리더 역시 피해를 입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든 치어리더 대표로 임하려고 해요. 그래서 어깨가 정말 무겁죠. 치어리더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일단 치어리더들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일을 할 수 있게끔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경기장에 치어리더 대기실 하나 만들어진 것 말고는 바뀐 게 별로 없거든요. 치어리더들도 정규직이 돼서 복지나 처우가 더 좋아지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제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어요. 올해는 치어리더 박기량을 알리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다양한 활동을 해볼 생각이에요. 박기량을 응원하는 것경기장 밖에 있을 때, 박기량은 어디에서 힘을 얻을까? 1 #기운이솟아나요 #인간에너자이저 하루에 4~5시간밖에 못 자지만 힘들지 않아요. 우리 팀, 팬들과의 약속이니깐요.2 #핫한수호랑 #평창동계올림픽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느라 더 바빴지만 힘든 줄 모르고 재미있게 했어요.  3 #댕댕이몽이 #산책메이트 요즘 전동 킥보드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 저의 반려견 몽이예요.4 #빵야빵야 #스트레스타파 스트레스 해소하려고 사격을 해봤어요. 100점 만점에 89점을 땄으니 처음 한 것치곤 제법이죠? 관중의 함성 소리를 들으며 에너지를 얻는 여자, 운동 종목을 가리지 않는 진정한 스포츠맨, 그리고 한국 최고의 치어리더. 박기량은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 못지않게 열심히 또 뜨겁게 관중석을 달군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하면 더 바빠질 그녀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