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대세는 스니커즈

아빠의 오래된 등산화를 닮은 어글리 스니커즈부터 화려한 주얼리로 치장한 삭스 스니커즈까지, 그 어느 때보다 운동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BYCOSMOPOLITAN2018.02.22



(왼쪽부터)나이키 에어맥스 97로 스포티하게 스타일링한 벨라 하디드. 발렌시아가의 투박한 스니커즈를 신고 늘씬한 다리 라인을 강조한 헤일리 볼드윈. 아디다스의 이지 부스트 스니커즈로 쿨하게 스타일링한 켄달 제너.


시작은 지난 10월 루브르박물관 파비용 아래층에서 열린 루이 비통 쇼였다. 800여 년 전에 쌓아 올린 돌벽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었고, 그 아래엔 눈부시게 환한 형광등 조명 바닥이 런웨이의 길을 밝혀주었다. 쇼가 시작되고 눈 깜짝할 사이에 10여 명의 모델이 눈앞을 지나쳐 갔다. ‘워킹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네?’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녀들이 신고 있는 스니커즈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항공모함 같은 투박하고 두툼한 아웃솔의 스니커즈! 오프닝 모델부터 피날레 모델들까지 시퀸 미니드레스 룩을 입은 4명의 모델을 제외하곤 모두가 컬러 베리에이션만 다른 스니커즈를 신고 있었던 것. “몇 달 전 뉴욕 메트로폴리탄 코스튬 인스티튜트를 방문했어요. 18세기 프랑스와 영국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보며 스포티한 스니커즈와 매치하면 흥미롭겠단 생각이 들었죠!” 쇼가 끝난 후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한 말처럼 18세기 화려한 궁전에 사는 여인이 타임머신을 타고 와 미래의 스니커즈를 신은 듯한 흥미롭고 색다른 조화가 쇼를 본 모든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루이 비통을 선두로 2018 S/S 시즌 여성 컬렉션에서는 마치 디자이너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스니커즈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서기라도 한 듯 수많은 디자인의 스니커즈가 선보였다. 롱앤린 실루엣의 맥시드레스에 두툼한 플랫폼의 스니커즈를 매치한 셀린느, 파리지앵 스타일의 로맨틱 스트리트 룩에 깅엄 체크 스니커즈를 더한 디올, 니삭스와 한 쌍처럼 컬러 베리에이션을 준 프라다의 스니커즈, 강렬한 레드 스니커즈로 발끝 포인트를 준 알렉산더 왕 등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 스니커즈의 색다른 형태 연구도 눈에 띄었다. 마치 알라딘의 슈즈처럼 앞코를 뾰족하게 감아 올린 로에베, 색색의 주얼과 커팅으로 여느 파티 슈즈보다도 더 화려했던 발렌티노의 삭스 스니커즈가 그랬다.  


그럼 각양각색의 스니커즈 중 올봄 가장 눈여겨봐야 할 아이템은 뭘까? 런웨이는 물론 최근 켄달 제너, 헤일리 볼드윈 등 셀렙들의 파파라치 컷에서 자주 눈에 띄며 주목받고는 ‘어글리 스니커즈’ 혹은 ‘대드 스니커즈’라 불리는 운동화가 바로 그 주인공. 일명 추억의 ‘아빠 운동화’라고도 할 수 있는 이번 시즌 스니커즈는 말 그대로 투박한 형태, 오래 신어 때 묻은 듯한 컬러, 두툼한 아웃솔, 등산화를 닮은 요란한 컬러 매치가 특징이다. 신으면 발 사이즈가 10cm는 더 커 보이는 이 투박한 슈즈는 이미 지난해 6월, 발렌시아가의 남성 컬렉션을 통해 키 아이템으로 런웨이에 오른 바 있다. 또한 꾸준히 사랑받는 스포츠 브랜드의 클래식 스니커즈, 나이키 에어맥스 97, 리복 퓨리,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휠라의 디스럽터2 등이 어글리 스니커즈 트렌드에 힘입어 최근 또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 


남들과 차별화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컬래버 라인의 ‘희귀템’도 노려볼 만하다. 오프화이트×나이키, 베트멍×리복, 컨버스×JW 앤더슨 등 핫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를 통해 출시된 스니커즈는 구입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 지난달 분더샵에서 열린 컨버스×JW 앤더슨 프리 쇼핑 데이에서는 콧대 높은 스타일리스트와 프레스들조차 오픈 몇 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럭셔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즐길 수 있으니 도전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몇 해 전 화두였던 놈코어 스타일의 영향으로 화이트 스니커즈만 신발장에 가득하다면, 올해는 투박한 대드 스니커즈부터 화려한 색과 디자인을 입은 컬래버 라인까지 과감한 도전을 해봐야 할 때다. 피날레 무대에서 항상 쿨한 화이트 스니커즈 룩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훔친 피비 필로조차 때론 네온 핑크 컬러가 섞인 나이키 스니커즈로 멋진 룩을 선보이기도 하니까. 스타일링을 180도 바꿀 필요는 없다. 평소 아찔한 펌프스와 매치하던 보디에 피트되는 미니드레스나 한껏 드레스업한 룩에 간편하게 스니커즈만 더하면 된다. 여성스러운 아이템들이 의외로 스니커즈가 잘 어울린다는 사실! 바야흐로 2018년 봄여름에는 하이힐의 고통에서 잠시 벗어나 반전의 재미를 주는 스니커즈의 매력에 흠뻑 취해봐도 좋을 때다.




Must-Have 

올봄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줄 패션 하우스 브랜드의 하이엔드 스니커즈와, 멋스러운 스트리트 룩을 완성해줄 스포츠 브랜드의 스니커즈들. 


88만원 쥬세페 자노티.


13만9천원 르꼬끄 스포르티브.


77만5천원 스텔라 맥카트니


30만원대 아쉬.


1백만원대 로저 비비에.


1백30만원대 루이 비통.


17만9천원 언더아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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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전선영
  • 사진 (제품)최성욱, 브랜드 제공, (컬렉션)Imaxtree.com, (셀렙)Rex Fea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