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여 기다려라, 내가 간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30대 중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나는 무작정 ‘사는 곳’을 바꾸기로 하고 미국으로 떠나왔다. 그리고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았던 나만의 꿈을 펼치는 중이다. | 제시카,헐리우드,꿈,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며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건 미친 짓이다.” 30대 중반 무렵, 나는 그가 남긴 이 말을 되새기고 또 되새겼다. 새파랗게 젊은 것도 아니고 웬만한 경험은 다 해본 나이, 뭐라도 시도하지 않으면 이대로 혼자 나이만 먹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뚜렷한 계획도 없이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자’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그 후 몇 년 동안 나는 미국에서 생활하며 내 반쪽을 찾는 일에 집중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생각. ‘배우자를 찾는 일에 내 인생의 전부를 걸 필요가 있을까?’ ‘결혼’을 우선순위에서 제하니 솔직히 막막했다. 결혼 후의 내 모습을 그리며 세운 계획을 다시 세워야 했으니 말이다. 그때 또다시 아인슈타인의 말이 떠올랐다. 다른 미래를 만들려면 뭘 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결과 때문에 뜻을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현실과 타협한다. 가뜩이나 타지 생활이 녹록하지 않은데, 그냥 변화 없이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 이런 삶을 계속 살아야 할까? 나는 타협하지 않기로 마음을 다졌다. 그래서 이 나이, 한국에선 ‘내일모레 마흔’이라고 말하는 이 나이에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직업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지금도 늦긴 했지만, 더 늦기 전에 말이다. 마음과 머릿속에 늘 품고 있었지만 한국에선 한 번도 입 밖에 내지 않았던 나의 꿈. 바로 연기자다!결심은 했는데, 솔직히 막막했다.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 유명 연기자들처럼 멋진 연기 경험도 없고, 조언을 구하거나 도움받을 수 있는 아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조차 몰랐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믿었다. ‘안 되는 게 어디 있어?’라는 생각으로 방법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에이전시도 찾고, 오디션도 보고, 연기 수업도 받으며 조금씩 앞으로 발을 내딛었다. 밖으로 나가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고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또 다른 정보를 얻으니 막막했던 길을 뚫을 방법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방송국의 TV 드라마, 영화에 엑스트라로 출연하면서 실제 촬영 현장을 경험하니 더 많은 것이 보였다. 비록 작은 역할이지만 정말이지 촬영장에 나갈 때마다 너무 신이 났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갈등을 한 것도 사실이다. 적은 수입, 불안정한 기회, 성공이 쉬이 보장되지 않는 미래…. 즐겁게 일하다가도 ‘내가 너무 무작정 덤빈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정 어려우면 일 년 정도 해보고, 안 되면 다시 직장을 구하자’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랬다.연기자라는 직업에 도전한 지 일 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경험과 들쑥날쑥한 감정의 기복을 겪으며 나 자신이 예전보다 좀 더 단단해진 기분이다. 무수한 거절에 익숙해지고, 캐스팅될 거라 믿었다가 무산돼 좌절도 했지만 생각지 않게 더 좋은 기회를 얻기도 했다. 비록 대사는 없었지만 카메라 앞에 단독으로 서서 연기했을 때, 주연 배우 옆에서 함께 화면에 잡힐 때는 너무 행복해 폴짝폴짝 뛴 적도 있다. 새해가 되고 떡국을 먹으며 새 목표를 생각한다. 올해는 꼭 대사가 있는 역할을 해봐야지. 누군가 내게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묻는다면 당당하게 “저 여배우예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말이다. 하하하! 물론 그게 이뤄질지, 혹은 어떻게 그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삶이란 돈을 넣으면 물건이 나오는 자동판매기처럼 쉽게 예측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나는 이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며 돈을 벌고 풍족하게 누리며 살 때보다 더 에너제틱하고, 몸도 마음도 더 어려진 기분이랄까? 헝그리 액터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미래가 떠오를 때마다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나는 우리가 지레 걱정하는 일 중 절반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걱정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과 철저한 준비, 그리고 연습 또 연습이다. 할리우드여, 기다려라. 내가 간다! About JessicainUSA 코스모폴리탄 ×네이버포스트 스타에디터 시즌 3를 통해 선발된 스타에디터다. 지금 할리우드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 중! 한 편의 영화 같은 그녀의 도전기는 네이버 포스트 ‘JessicainUSA’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