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

내 취준을 더 아프게 한 것들

가뜩이나 힘든 취업 준비. 더 아프게 만든 주변의 우려 아닌 테러.

BYCOSMOPOLITAN2018.02.06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 때마다 희망이 사라져간다. 누구보다 초조하고 불안한 사람은 난 데 집 안의 격려 같은 압박이 가장 나를 힘들게 했다. 엄친아의 대기업 취직 소식은 이제 그렇게 화가 나지도 않았다. 떨어질 대로 떨어져서 자존감이 바닥을 드러낼 때, 엄마가 “너는 왜 안 되느냐? 작은 회사라도 원서 넣어봐”라는 소리를 할 때마다 가슴에 상처로 남았다. -29세, 디자이너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던 찰나 인턴으로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일 할 기회가 생겼다. 부푼 마음으로 일하는 내 사기를 꺾은 사람은 다름 아닌 회사 선배였다. “네 나이면 나는 도망친다. 이 업계 나는 아직 하고 있지만 하락세야. 기회 있을 때 다른 일을 알아봐.” 인턴을 하고 나서 취업 준비를 하는 내내 그 말이 맴돌았다. 거기에 취업 마저 잘 안 되니 저 말이 너무 불안하게 느껴지더라. -27세, 취업준비생


아르바이트도 하고 열심히 대학생으로 살아왔다. 과제도 충실히 학점도 나쁘지 않았고, 포트폴리오도 밤새 준비했다. 모든 것을 차분히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세울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룬 게 없다는 것이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할 줄이야. 밤새워서 했던 과제들이 공채 이력서 한 장 앞에서 모두 헛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가장 위로가 되었던 것은 친구들. 네가 떨어진 날도 게임, 내가 떨어진 날도 게임. 그냥 아무 말 없이 조이스틱을 미친 듯이 두드렸던 게 가장 큰 위로가 될 줄이야. -33세, 연구원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나 싶었다. 서류에서 50번쯤 떨어지니까, 서류는 이제 프리패스. 면접만잘 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면접을 보러 다녔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이 회사를 갔더니 내 옆에 앉아있는 지원자의 부모님이 같은 업계의 사장님. 저 회사를 가면 업계 관계자의 딸. 3번 면접 보러 가면 1번은 그랬다. 이게 전혀 영향이 없을까 싶더라. 이런 일들이 벌어지니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자꾸 늦어지는 취업에 친구들에게 하소연하다가 내 귓가를 두드린 한마디는 이거였다. “60까지는 아니더라도 50까지는 죽어라 일 할 텐데 일 년이나 좀 더 늦는다고 아무런 문제 없다.” 고마웠다. 아주 많이. -30세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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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윤선민
  • 사진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