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루덴스를 아시나요?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생활은 이제 더 이상 게으른 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집’에서 이뤄지는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운 흐름이 됐다. 코스모가 올겨울, 집에서 잘 놀고 잘 사는 법을 알고 싶은 이를 위한 가이드를 준비했다. ::홈루덴스, 라이프스타일, 집, 킨포크라이프, 휘게라이프,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홈루덴스,라이프스타일,집,킨포크라이프,휘게라이프

홈 루덴스(Home Ludens).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 루덴스’에서 의미를 빌려 만든 신조어로 ‘집에서 노는’ 사람을 뜻한다.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음식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킨포크 라이프, 포근한 잠옷을 입고 핫 초코를 마시며 난롯가에 앉아 창밖을 보는 삶을 권하는 휘게 라이프 등 몇 년 전부터 라이프스타일 키워드로 거론된 흐름과 연결돼 있다. 새롭게 정의된 ‘집’에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건 뭘까? 트렌드 분석가 김난도는 ‘소확행’이라는 단어로 흐름을 짚는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갓 구워낸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쉽다. 저자는 ‘집’이야말로 소확행을 실현하는 가장 확실한 장소라고 말한다. 자, 이제 ‘홈 루덴스’의 라이프스타일이 궁금해졌는가? 코스모와 함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법을 탐구해보자. 집은 원래 좋은 곳이잖아요. 마음이 편하고, 쉴 수 있고,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공간이니까. 당신이 정의하는 ‘좋아하는 곳’의 의미는 뭐예요? 기분 좋아지는 공간, 분위기 좋은 곳으로 집보다 카페나, 여행지의 멋진 호텔을 떠올리잖아요. 집은 그냥 잠을 자거나 쉬는 곳이지 그런 곳과 별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을 때 ‘어디에 가야겠다’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집을 ‘좋아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죠.   좋아하는 인테리어가 있는 곳에 가는 게 더 쉽지 않을까요? 물론 집이 그냥 먹고, 자고, 쉬는 공간의 역할만 해도 문제는 없죠. 그런데 좋아하는 부엌에서 요리를 만들어 예쁜 식탁에 앉아 먹고, 좋아하는 색과 부드러운 촉감의 이불을 덮고 잠을 잔다면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지잖아요. 작은 변화나 시도만으로도 그게 가능한데, 그냥 주어진 그대로 사는 사람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집에선 그냥 잠만 자면 되지, 뭐’, ‘내년에 이사가면 그때 잘해놓고 살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면서요.집을 꾸미는 것과 좋아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의 차이는 뭔가요?집을 꾸미는 목적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예요. 요즘 어떤 스타일이 유행하는지, 어떤 브랜드가 인기 있는지 등에 의존하는 거죠.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하면 북유럽풍으로, 미니멀 스타일이 유행하면 미니멀풍으로 바꾸면서요. 나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되고, 나 자신이 혹은 나와 내 가족이 중심이 되는 집, 그래서 그곳에서 사는 게 행복하다면 ‘좋아하는 집’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좋아해서 오래 머물고 싶은 집’을 만들기로 결심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뭐예요?정리죠. 포인트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만’ 남기는 거예요. 옷이든, 그릇이든, 침구든, 책이든 정리하기 쉬운 거 먼저 시작하면 돼요. 정리를 한 후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노하우도 궁금해요. 물건이 있어야 할 자리를 정해주세요. 보통은 그걸 ‘정돈’이라고 하죠. 우선 보이는 곳에 둘 물건을 정해요. 예를 들어 저는 택배 온 거나 봉투를 뜯기 편하도록 좋아하는 가위를 거실 테이블에 올려둬요. 사용 빈도가 낮은 물건이나 눈에 띄게 하고 싶지 않은 물건을 서랍, 수납장 안에 넣을 땐 그 안을 100% 채우지 않는 것도 요령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며칠 안에 엉망으로 흐트러지기 쉽거든요. 자리를 잃은 물건은 반드시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기 마련이에요. 보통 가구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가구를 바꾸는 건 비용이나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에요. 저는 그래서 침구나 커튼, 러그 등 패브릭을 바꾸는 걸 권해요. 꼭 고급 소재나 비싼 제품이 아니어도 돼요. 사용하다가 소재에 대해 조금 알게 된다면 자신이 직접 만져보고 촉감이 좋은 제품을 쓰면 되죠. 어떤 패턴을 사야 할지, 지금 집에 뭐가 잘 어울릴지 모르겠다면 그냥 흰색 혹은 심플한 컬러를 선택하세요. 그다음 단계까지 가고 싶은 이는 뭘 할 수 있을까요?가구를 고민하고 있다면, ‘믹스매치’도 한 방법이에요. 이 가구에 힘을 줬다면, 다른 가구는 저렴하고 기본 디자인으로 사는 식이죠. 저의 경우엔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차도 마시고, 이야기 나누는 걸 즐기는 편이라 거실의 원형 테이블을 좋은 걸로 마련했어요. 대신 서재에 있는 작업 책상은 10만원도 안 되는 제품이죠. 없으면 또 없는 대로 지내보는 것도 좋아요.집과 호흡을 맞추는 일은 꽤 긴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당연하죠. 좋아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일은 신혼집을 꾸밀 때처럼 한꺼번에 할 필요가 없어요. 천천히, 앞서 말한 세 가지 일만 해도 충분히 ‘내가 좋아하는 집’이 되죠. 이 좋아하는 공간에서 뭘 하며 시간을 보내요?사실 뭘 하지 않아도 좋아요. 집을 가만히 있어도 좋은 곳으로 만들려고 거실 창밖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편안한 소파를 두었어요. 예전 집의 거실은 누군가 찾아와도 편하고, 혼자 있으면 카페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드는, 그래서 일도 잘되고 책도 잘 읽히는 공간으로 만들었거든요. 그렇게 살아보니 집에서도 일하는 기분이 들어 지금은 ‘휴식’을 우선순위로 뒀죠.홈 루덴스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궁금해요.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간단하게 청소를 먼저 해요. 내가 오늘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공간이니까요. 그다음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차를 끓이거나 커피를 내리죠. 종일 집에만 있는 날엔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요리를 해 먹거나 차를 마시며 같이 시간을 보내요. 혼자 있을 땐 볕이 잘 드는 곳에 마련한 독서 공간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고요. 저녁엔 욕조에 물을 받아 반신욕을 하고, 침대에 누워 책을 보거나 좋아하는 미드를 보기도 하죠. 그러다 잠이 드는 게 쉬는 날 저의 하루예요. 집에서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뭐라고 생각해요?밖에선 외부 환경이나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쓰느라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기 어렵잖아요. 다른 사람이나 외부 환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니까요. 나 자신과 잘 지내는 게 집에서 시간을 잘 보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내가 뭘 먹고 싶은지, 뭘 느끼는지에 집중하고 나 자신에게 잘해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