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자위 판타지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일기장에 고이고이 적어두고 싶은 밤이 있다. 4명의 여자가 그들의 몸을 달아오르게 했던 기념비적인 섹스를 추억했다. 2018년은 지난해보다 더 뜨겁길 바라며.


그와는 열두 번쯤 몸을 섞은 사이었다. 처음 만나 한두 번은 새로운 상대라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로웠다. 소위 새 암컷 이론을 들먹거리며 낯선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걸 남자들만의 재치 있는 섹드립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안전만 보장된다면 여자도 모험심을 발휘해 새로운 남자와 섹스하는 건 으쓱해지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낯선 남자가 욕망에 들떠 성급하게 달려들며 처음 몸을 섞은 여자를 만족시켜주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이젠 익숙해진 몸이란 이유로 키스하면서 가슴 좀 만지다 손가락을 밀어 넣어 젖어든 틈을 확인한 뒤 삽입하고 사정하기 바쁜 남자의 권태로운 정수리를 불만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것보다 즐거운 일이다.

그의 하드웨어는 초고성능이 아니었지만, 장착된 소프트웨어가 좋은 섹스를 하기에 적합했다. 횟수를 거듭해 만나도 패턴이 뻔해지지 않는다는 게 그와 계속 몸을 섞는 이유였다. 무엇보다 나의 욕구를 겁내지 않고 북돋아주었다. 어느 정도 친밀해지고 나면 어떤 남자들은 자신이 절대 채워줄 수 없는 여자의 성욕을 두려워하는데 이 남자는 내가 가진 탐욕스러움을 잘 활용했다. 서로 몸을 애무하는 도중 그가 내 몸에 내 손을 올려놓고 가만히 힘을 풀었다. “널 만져봐.” 그런 걸 보는 게 남자의 판타지일까? 자위를 엿보고 싶은 욕망을 드러냈다면 나 역시 제대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때까지 자위는 혼자만의 즐거움이었다. AV에서 남자의 눈요기가 되는 여자 배우들이 과장되게 자기 몸을 만지는 것과 실제 자위는 다르다. 나는 내 손이 아니라 그의 손으로 내 몸을 비벼대기 시작했다. 예상 외의 전개에 흥분이 고조됐는지 그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손가락을 살짝 내리치며 힘을 빼라고 요구했다. 어떤 의지도 드러내지 않는 도구로서의 기능만 철저히 수행하도록 말이다. 한 지점을 자극하는 강도와 속도를 그의 손가락에 심어두듯 나를 만졌다.

자위할 때 여자들이 얼마나 신속하고 수월하게 오르가슴에 도달하는지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은밀히 홀로 만끽하는 즐거움에 관람객이 있다는 사실에 수줍거나 어색해지는 게 아니라 도리어 흥분도가 높아졌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오직 바라보기 위해 존재하는 그의 시선이 내 몸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 보이지 않는 손이 돼 나를 더욱 자극했다. 나 역시 이상하게도 그의 반응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혼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나 자신에게 몰입하게 됐다. 그러다 어떤 지점에서 이 남자라면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가빠지는 호흡과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신음 소리를 덮은 그의 흡입력 강한 키스는 타이밍이 너무나 적절했다. - fun, fearless, female, 34세

일기장에 고이고이 적어두고 싶은 밤이 있다. 4명의 여자가 그들의 몸을 달아오르게 했던 기념비적인 섹스를 추억했다. 2018년은 지난해보다 더 뜨겁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