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판타지와 현실 사이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연말의 설렘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우리를 더 큰 폭의 낙차로 실망시키곤 한다. 예견된 낙담 앞에 준비된 자만이 웃으며 새해를 맞이할지니, 연말의 흔한 판타지와 차가운 현실의 대비책을 코스모의 노하우를 담아 전수한다. | 크리스마스,연애,남자친구,파티,연말

1Fantasy 올해는 꼭 남자 친구와 크리스마스를 함께할 거야!Reality 일 년 내내 비슷한 다짐을 되뇌었던 솔로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이브의 클럽을 배회한다.What’s Happening 아, 나 잠깐 눈물 좀 닦고. 사실 이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해당하는 크리스마스의 슬픈 전설이지 싶다. 물론 진짜로 남자 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가능성도 50%나 된다. 애석하게도 당신이 나머지 50%에 해당한다면, 축하한다. 크리스마스의 그 비싼 ‘커플 물가’를 감당하지 않아도 되고, 흥겨운 분위기에 취해 맘껏 놀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경제적이고도 신나는 크리스마스야?2Fantasy 올해는 크리스마스 데코를 제대로 하고 말 거야!Reality 재작년에 사놓은 미니 트리가 어딨더라? 아몰랑~. 그냥 꼬마 전구만 켤까 봐.What’s Happening 꼴랑 일 년의 단 하루를 위해 투자해야 할 돈과 시간을 계산하다 보면 본전 생각이 나고야 말 거다. 집에 누군가를 초대해 거나한 파티를 벌일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꼬마 전구라도 켜면 그나마 다행이지 싶다. 3Fantasy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 올 연말에는 절대 가족과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지낼 거야!Reality 이놈의 집구석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무리해서라도 혼자 여행이나 갈 걸 그랬다, 휴.What’s Happening 매년 연말, 연초, 명절 때면 벌어지는 그 상황이 올 연말에 벌어지지 않으리란 확신이 도대체 어디서 기인한 건지 묻고 싶다. 아빠는 분명 “언제 시집갈 거냐?” 타령을 할 것이며 엄마는 분명 “뉘 집 딸은 이번에 뭐를 해줬다더라”라면서 부아를 치밀어 오르게 할 게 안 봐도 비디오니까. 언니, 오빠, 동생? 결혼했으면 결혼한 대로, 연애 중이면 연애 중인 대로, 솔로면 솔로대로, 각자 자기 몫만큼 괴롭힐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을걸?4Fantasy 이번 겨울엔 그랜드하얏* 호텔 아이스링크에서 김연아처럼 우아하게 스케이트를 타볼 거야!Reality 뭐야, 이거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거랑 똑같은 거 아니었어? 엉덩이에 불 난다!What’s Happening 물론 원리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얼음판은 미끄럽고, 적응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청 앞 아이스링크에서 초딩들이 굉장히 쉽게 타는 것처럼 보이는 건 그들은 최소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만약 정말 우아한 피겨 동작을 뽐내고 싶다면 강습이라도 들어라. 겨울 시즌에 맞춰 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스케이트 강좌가 아이스링크장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으니 참고하도록. 지난 11월 ‘쇼트트랙 및 스피드스케이트’ 클래스를 진행한 바 있는 서울시 프로젝트 ‘서울아 운동하자’의 12월 프로그램도 면밀히 살펴보자.  5Fantasy 크리스마스 파티에 가면 괜찮은 남자가 수두룩할 거야! 그들 중 누군가와 잘될 수도 있겠지?Reality 당신, 나, 에브리바디 모두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장면이 펼쳐질 거다.What’s Happening 시방 나는 한 마리 외롭고 위험한 짐승임을 온몸으로 뿜뿜하는 몸버릇 나쁜 남자들과 당신과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한껏 단장하고 나선, 딱 봐도 쎄 보이는 언니들이 오늘 밤이 지구의 종말인 것처럼 뛰어노는 야생의 바로 그 장면 말이다. 소심한 당신은 아마 이도 저도 못 하다가 바에 기댄 채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켜며, 느물느물하게 다가오는 딱 봐도 별로인 그 남자들을 쫓아내느라 진을 뺄 것이 분명하다. 일찌감치 뛰쳐 나와 2차로 간 ‘헌팅 포차’에서 대여섯 살쯤 어린 남자애들 무리와 합석해 허무로 마무리될 게 뻔한 술자리를 갖게 될 것임을 예언하노라, 땅땅땅! 아 미안, 저주한 건 아냐. 6Fantasy 크리스마스 선물로 원하던 ‘티파*’를 받을 수 있을 거야!Reality 연이은 망년회 술자리와 이브에도 출근해 야근까지 불사한 그가 헐레벌떡 달려와 말한다. “미안해! 너무 정신이 없어 아무것도 준비를 못 했어! 대신 너 먹고 싶은 거 먹자!”What’s Happening 그래, 우리 참 다들 힘들게 산다 싶어 짠하다가도 %$^$%$^%^*&##$한 기분에 빠지고 마는 것이 바로 여자의 마음 아니겠나. 그의 귀에 못이 박히도록 ‘티파*’의 하늘색 박스를 당신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주입했다 해도 그가 그 말을 ‘그러니 그걸 당장 이번 크리스마스에 나에게 선물해’라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더욱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만약 그에게 정말 특정한 무언가를 선물받고 싶다면 차라리 “나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기한테 ××를 받고 싶어”라고 말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입 아프게 또 말해야겠나? 그게 둘의 관계를 위해서도 건강한 화법이란 걸 명심하자. 7Fantasy 한 해 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이번 연말엔 좋은 걸 스스로 선물하겠어!Reality 자* 세일 때문에 망함.What’s Happening 우리의 지갑은 자*, 유니클* 같은 SPA 브랜드의 매장에서 아주 후하게 열린다. 이 가격에 이 정도 옷을 찾기란 쉽지 않다면서 말이다. 세일이라도 하면? 대한민국의 여성들, 아니 전 세계의 여성들이 점심을 포기하고라도 매장으로 달려간다. 평소 사고 싶었던 아이템을 반값에 득템하는 그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 기쁨의 끝은?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열 벌쯤 이고 지고 돌아온 뒤에 남은 ‘스튜핏’한 카드값. 물론 옷도 남긴 하겠지. 하지만 ‘진짜 진짜 갖고 싶었던 좋은 거’를 스스로에게 선물할 만한 물질의 여유 따윈 남지 않는다. 양이냐 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8Fantasy 올해도 스타벅* 플래너 꼭 받아야지!Reality 그런데 살도 받을걸?What’s Happening 스타벅*의 플래너 마케팅을 비하하고 싶은 마음을 추호도 없다. 한 해에 3권까지도 받아본 적 있는 스벅 마니아로서 조언하자면, 그냥 그 돈 주고 플래너를 사라. 스타벅* 플래너를 받으려면 ‘크리스마스 스페셜 음료’를 몇 잔 이상 반드시 마셔야 한다. 다들 알겠지만 매우 달고 맛있고 그러해서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제법 비싸기도 한 음료다. 어차피 마실 커피, 이왕이면 이걸로 하겠다는 마음이라면 차라리 그 맛있는 음료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마음도 함께 가져보길 권한다. 가뜩이나 연말에는 틈만 나면 먹고 마실 일 천지라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세끼 다 먹을 생각도 말라고 누군가는 그러셨지. 9Fantasy 이번 크리스마스엔 그를 위해 꼭 직접 슈톨렌을 만들어야지!Reality 크리스마스 D-2. #슈톨렌 #슈톨렌맛집 #슈톨렌파는곳 검색 들어갑니다.What’s Happening 집에 오븐 있나? 빵을 만들어본 적은? 궁상민도 하니까 그게 쉬워 보여? 그냥 사서 먹는 게 두루두루 좋다. 애초에 이런 다짐을 하지 말았어야지~. 그를 위해 굳이 뭔가를 만들어주고 싶다면, 그가 좋아하는 걸 만들어라. 아마 ‘슈톨렌’이 뭔지도 모를걸?10Fantasy 연말 술자리에서 안주를 과식하지 않을 거야. 절대 절대 술만 마실 거야!Reality 2018년 1월 1일. 새해 목표, ‘다.이.어.트.’What’s Happening 후후후후후…. 이 얼마나 무의미한 줄 알면서도 반복되는 다짐이던가. 이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술자리를 만들지 않는 것뿐이다. 쓸쓸함과 뱃살을 맞바꾸는 거지 뭐. 안 먹진 않더라도 최소한 덜 먹겠다는 의지만이라도 확고하다면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예당한약국의 변유영 한약사가 전하는 다음의 지침을 참고하도록. “주종을 고를 수 있다면 맥주, 막걸리 같은 곡주보다 가급적 소주를 택하세요. 소주를 마실 땐 소주 1잔당 물 1잔을 마셔 수분 손실을 방지해야 합니다. 안주는 회, 살코기, 두부, 달걀 같은 단백질 위주로 먹는 게 좋지만 가장 좋은 건 아예 안 먹는 거죠. 술과 함께 섭취하는 안주는 바로 살로 간다고 보면 되거든요.”11Fantasy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고혹적이고 세련된 연말 파티 룩을 장만하겠어!Reality H&*과 자* 세일 막바지 떨이 코너에서 건진 애매한 드레스. 아마도 딱 한 번 입고 말 것이 분명한!What’s Happening 계획은 창대했으나 끝은 황망해지고 마는 것이 바로 파티의 법칙이자 파티 룩의 법칙. 분명 당신의 계획은 섹시하면서도 고급스럽거나 스트리트 무드를 흠뻑 살린 하이패션 종결자가 되는 것이었을 터지만 빤한 지갑 사정과 그닥 새로울 것 없는 아이템들 앞에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될 뿐이다. 이럴 때 반가운 게 ‘드레스 코드’. 어차피 연말의 드레스 코드란 뻔하기 짝이 없기 마련이라 예쁘지만 과감한 아이템이 눈에 뛸 때 미리 연말 파티를 노리고 구입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레드, 섹시, 블링블링, 시크’ 안 들어간 파티 드레스 코드 본 사람은 제보 바람! 12Fantasy 새해 전야에 동해에 가서 경건한 마음으로 해맞이할 거야!Reality 하아, 추워서 욕할 뻔…?What’s Happening 12월 31일의 정동진에 가본 적 있나? 일단 사람이 너무너무너어무 많아 경건하기가 힘들어진다. 방 잡기는 더더욱 힘들고 기차표 구하기도 전쟁이다. 그리고 요즘 한국의 겨울 추위를 무시하는 건 아니겠지? 정말이지 너무너무너어무 춥다. 카운트다운에 목을 매며 정동진도 가고 포항도 가보고 광화문 광장에도 있어보고 카운트다운 파티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사람으로서 조언컨대, 그냥 따뜻한 집에서 귤 까먹으면서 TV로 보는 것을 가장 추천하는 바다. 연말의 이불 밖은 위험하고 집 밖은 전쟁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