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사식 연애다이어리] MAN 3: 귀여운 부스팅남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 평균 1초. 사랑에 식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 14일. 금방 사랑에 빠지고, 금방 사랑이 식어버리는 에디터 금사식의 연애 다이어리. 이거, 실화다. ::연애, 사랑, 관계, 일기, 크리스마스, 전쟁같은사랑, 연애성공, 금사빠, 금사식,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세 번째 남자 귀여운 부스팅남

연애 기간 : 25일


-7일 : 금사식의 CC열망

금사식에게도 연애가 서툰 시절이 있었다. 막 연말을 앞두던 이맘때쯤 학교 선배가 소개시켜 준 남자. 아직 캠퍼스 커플을 경험하지 못한 금사식에게 ‘캠퍼스 커플’이라는 헛된 가능성을 열어준 남자였다. 같은 학교 같은 단과대, 무려 한 건물 쓰는 사이. 혼자 거닐던 캠퍼스도, 3년쯤 먹어보니 지긋지긋한 학식도 나에게는 최고의 건물과 레스토랑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실어줄 수 있는 3살 차이 대학원생.

사진을 받아보고는 잠시 이 설렘이 ‘정지’했지만, 일단 만나봐야 아는 것. ‘못 먹어도 고’라는 말이 크리스마스 종처럼 들리며 그렇게 나는 소개팅에 응했다.


0일: 통상적인 소개팅

까무잡잡한 피부와 귀여운 얼굴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초롱초롱하게 바라보는 눈빛이 인상적인 대학원생은 심지어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소개팅의 정석이라는 ‘파스타+피자’ 조합을 해치우고,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도로록’ 눈을 굴리는 그 시간. “취미가 뭐예요?”라는 나의 통과의례 같은 질문에 그는 “스쿠터”라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그 당시 거주지와 학교의 거리는 버스 기준 1시간, 고속도로 기준 30분이었는데, 그 추운 겨울 그는 가끔 스쿠터를 타고 학교에 간다고. 헬멧도 두 개나 된다는 말과 함께 웃는 그의 얼굴이 나는 약간 무서워졌다.


7일: 행복한 캠퍼스 커플은 어디로?

옆 동네 산다는 장점을 이 백배 살려, 그와 나는 같이 집에 가기도 하고 가끔 저녁에 잠깐 만나서 산책을 하기도 하는 소소한 데이트를 즐겼다. 나는 스쿠터를 탈 수 없다는 말을 미리 해두었으나 그는 기어코 스쿠터를 우리 집 앞에 끌고 왔다. 싫다는 내 말이 정말 ‘내숭’처럼 보였던 건지, 아니면 정말 그는 달콤한 로맨스 영화의 한 장면을 꿈꿨던 건지 의도는 모르겠으나, 집 앞에서 한 번만 뒤에 타라고 매달리는 그의 태도에 처음으로 정색을 내보였다. “나 오토바이 타는 거 정말 싫어한다니까.”



14일: 네가 꿈꾸는 사랑이 이거니?

학교에서 가끔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던 찰나. 각자 조별 과제와 기말고사 그리고 수많은 리포트를 앞두고 지옥 같은 종강 시즌이 휘몰아치고 나니 허망하게 겨울방학을 맞이했다. 대학원생인 그보다 많은 과제를 해결하던 내가 더 바빴기 때문에 남친은 입이 오리만큼 나온 상태였다. 심지어 3일 밤을 새면서 공부하는 기간도 있었으나, 그는 3일 동안 학교에 있는데 얼굴 볼 시간 잠깐도 낼 수 없냐고 삐진 상태. 게다가 “나는 벌써 우리 크리스마스에 뭐할지 생각 중이야~”라는 말로 부담을 팍팍! 주기도. 난 잘 시간도 없는데, 이 와중에 크리스마스라니! 게다가 내가 지금 다크써클이 턱까지 내려왔는데 이 꼴로 너를 봐야겠니? 어리석은 이 남자를 어떡하지 하며 과제의 늪에 빠졌다.


17일: 크리스마스 호러 티저

“오빠가 있잖아~ 벌써 우리 크리스마스에 뭐 할지 예약 다 해 놨지!” 칭찬을 바라는 그의 얼굴을 보고 표정관리가 되지가 않았다. 그는 그야말로 ‘생각 많은’ 남자였던 것.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틈틈이 보였다. “너는 이런 게 잘 어울릴 것 같아”라며 ‘올블랙’을 지향하던 나에게 ‘꽃무늬 원피스’를 대본다거나, “으이구~ 귀여워”라는 말로 나를 당황시키기까지. 금사식은 태어나면서부터 의젓함과 시크함이 베이스인 귀여움 제로 장녀였다. “내가?”라는 말로 그의 핑크빛 무드 조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있잖아~ 내 여사친들이 내 크리스마스 데이트 예약 듣고는 되게 불안하다고 하는데, 넌 안 그럴 꺼지~?”라는 티저를 날렸다. 아, 그때 다 들어보고 말렸어야 했다.


24일: 크리스마스 티저 2탄이 공개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데이트 전날. 갑자기 보자는 그의 말에 놀랐다. 친구와 ‘치느님’을 찬양하며 편하게 보고 있는데 갑자기 보자니 이게 웬 날벼락인가. “안된다.”라는 나의 말이 매정할지 몰라도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시무룩한 그를 내일 잘 달랠 생각과 함께 ‘음~ 치킨은 언제 먹어도 옳다’며 1일 1닭 완료.


25일: 예고된 크리스마스의 악몽

만나자마자 수줍게 건네는 꽃 한 다발은 나를 경악으로 물들게 했다. ‘최소 지금부터 6시간은 내내 이것을 들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당황한 나의 표정을 보던 그는 “그래서~ 내가~ 어제~ 보자고~ 한 거야~”라며 징징댐을 시전. “아야~ 머리가 아플 걸~”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한 달 전 그가 예매한 영화는 장동건 주연의 전쟁 영화였다. 크리스마스에 ‘전쟁 영화’라니 나와 대판 싸우고 싶은 것인가 고민하다가 조심히 물어봤다. “이거 보고 싶었어?” “아니~ 네가 장동건 좋아할 거 같아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영화를 보다가 ‘부비 트랩’에 걸린 군인을 보고 나는 소리를 내질렀고, 그는 나의 반응에 사색이 되어갔다. 영화를 보고 거의 시체를 방불케 하는 안색이 된 나를 보자 그는 어찌할 줄 몰라 했고, 영하10도의 날씨에 한강유람선을 타러 여의도까지 가자는 말에 기절할 노릇이었다. “안 되겠어, 정말 미안한데 집에 가자.”는 나의 말에 그는 집에 가는 내내 침묵을 지켰다.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그의 말에 나는 “잘못은 없어. 다만 오빠가 바라보는 나는 내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전쟁영화 보자고 한 남자는 네가 처음이야.”라는 말을 끝으로 그와의 연애와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강제 종료시켰다.


그때였다. 내가 금사식이 된 날.


EDITOR 금사식

연애 경험은 만렙 그러나 최대 연애기간은 고작 100일. 그야말로 금방 사랑에 식는 에디터 금사식. 빨리 사랑에 빠지지만 그만큼 빨리 식는다. 친절한 에디터 금사식의 연애담은 상대방에게 이유를 설명해주기 때문에 친절하다고. 진정한 사랑을 찾고 있는 그녀의 연애 다이어리는 계속된다.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 평균 1초. 사랑에 식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 14일. 금방 사랑에 빠지고, 금방 사랑이 식어버리는 에디터 금사식의 연애 다이어리. 이거, 실화다. ::연애, 사랑, 관계, 일기, 크리스마스, 전쟁같은사랑, 연애성공, 금사빠, 금사식,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