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위한 나라는 없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 인간과 개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 반려동물,개,고양이,목줄,펫

당신도 개 공포증?하루에 한 번씩은 반려동물 사고 뉴스가 뜰 정도로 개와 사람 사이에서 사고가 잦아졌다. 애견 카페에 맡겨진 소형견이 대형견에게 물려 죽는 일이 발생했고, 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이웃집 사람을 물어 사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건들로 인해 반려인들은 개 산책시키는 것 자체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비반려인들은 팔자에도 없던 ‘개 공포증’이 생기기도 했다. 반려동물 때문에 사람이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최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반려견과 산책을 다녀온 여성 주민의 강아지를 이웃집 남성이 발로 차 버리는 사건이 생겼다. “왜 강아지를 발로 차냐?”라고 묻는 견주에게 “당신 개 때문에 내가 놀랐고, 이 개가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는데 잘 데리고 다녀라”라며 목줄까지 한 강아지에게 오히려 큰소리 친 일이다. 도시에서 반려견을 바라보는 시선은 대형견에게 더 차갑다. 목줄을 한 상태로 산책을 나가도 사람들이 멀리서부터 피하고, 불안한 눈빛을 보내니 견주는 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태. 때가 이러하니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간극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예상컨대 앞으로 반려동물과 견주들은 지금보다 더 눈치보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입마개를 하면 안심이 될까?반려동물과 산책할 때 ‘젠틀리더’라는 목줄을 사용한 적이 있다. 강아지의 콧등을 컨트롤해 산책 시 앞으로 끌고 가지 않게 하는 산책용 목줄인데 줄이 코를 감싸기 때문에 자칫 입을 묶어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젠틀리더를 착용해도 짖을 수도, 물을 마실 수도, 간식을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젠틀리더를 착용한 반려동물을 보면 이렇게 물어본다. “이 개는 물어요?”, “물어서 입마개 하나 봐요?”라고. 작은 줄 하나가 이 개를 ‘무는 개’로 인식하게 만든 것이다. 최근 반려동물이 물어서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경기도에서는 ‘15kg 이상 반려견 입마개 착용 의무’, ’목줄 길이 2m 이하 제한’이라는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에서는 일부 맹견(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테리어, 스테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에게만 외출시 입마개 착용을 법적 의무화했는데 ‘15kg 이상’이라는 애매 기준에 견주들은 황당하다는 의견이다.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 동물 보호팀 관계자는 “15kg 기준은, 15kg부터 대형견으로 일컫는데 개의 크기가 크면 아무리 순한 개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위협감을 느끼는 기준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을 감싸는 작은 줄 하나에도 ‘무는 개’라며 공포감을 갖는 비반려인들이 과연 입마개를 착용한 반려동물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을까? 사람과 살아갈 수 없는 무서운 개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닐까? 입마개가 가져올 위협감은 천천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과태료를 올리면 사고가 줄어들까?“개똥 안 치우고 간다”, “목줄 착용을 안 한다”, “짖어도 가만히 둔다” 개를 키우는 견주들 사이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우리 개는 안 물어요, 나만 따라다녀요” 하며 개를 풀고 다니는 견주가 있는데 그럴 땐 과태료를 청구할 수 있다. 목줄을 안 했을 경우엔 견주가 반려동물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이는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에 중요한 문제다. 우리나라 농림축산부에서도 최근 반려견 목줄 사용에 대해 긴급대책을 내놓았다. 과거에는 목줄을 안 한 견주에게 1차 5만 원, 2차 7만 원, 3차부터는 10만 원의 과태료를 청구했는데 이를 최대 5배까지 높인 50만 원까지 올리고, 사람을 물어 해를 가한 반려견은 안락사시키는 방안이다. 목줄을 안 맨 반려견을 신고할 경우, 과태료의 20%를 포상금으로 준다고 하니 ‘개파라치’가 생겨나는 건 놀라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강력한 제도로 반려동물 사고를 막고 있다. 미국에서는 사람에 해를 가한 반려견은 안락사시키는 제도가 있고 영국에서는 반려견으로 인해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에 견주가 최대 14년까지 징역을 살아야 한다. 아일랜드는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견주에게만 ‘개 면허증’을 발급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책임의 무게가 엄청나다는 얘기다. 그에 반해 돈만 있으면 쉽게 반려동물을 살 수 있는 한국은 아직 후진국이다.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가 되었지만 법적책임감에 있어서는 여전히 반려동물을 위한 나라는 아니다.당신은 괜찮은 견주일까?개를 위한 나라를 위해 가장 중요한 사람은 ‘견주’다. 개를 좋아하는 것과 개를 키우는 것은 180도 다른 얘기다. 개를 키운다는 건 아기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생명이 곧은 성격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과 책임이 듯 반려견에게 부모가 되어야 한다. 당신은 반려견과 좋은 것을 함께 하고, 좋은 것을 먹이고 싶고, 잘못했을 경우 냉정하고 엄하게 혼낼 수 있는가? 비용을 들여 훈련소에 보내거나 시간을 투자해 교육을 시키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곳으로 이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인가? 혹 내 반려견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되는 것을 보고만 있는 건 아닌지, 견주라면 스스로의 태도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반려견과 오랫동안 살아가기 위해 신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돈과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