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고기는 고기인데 고기가 아닌 고기

과연 인공 고기는 인류의 축복이 될 수 있을까.

BYCOSMOPOLITAN2017.11.10



‘방귀세’라는 게 있다. 소가 방귀를 뀔 때 발생하는 메탄(메테인)이 대기질을 오염시키는데 대한 책임을 물어 적용하는 세금이다. 물론, 한 마리 소가 뀌는 방귀가 얼마나 유해하겠냐마는 공장식 축산으로 인한 대량·초밀집 축산 방식에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방귀(즉, 메탄)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생겨난 것이다. 한 치 앞의 이득에만 눈이 멀었던 자본주의의 무지에 따른 일종의 부작용이다. 


‘옥자’라는 희귀한 생명체도 있다. 더 많은 고기를 먹고 싶다는 인류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진 초 울트라 슈퍼 돼지. 영화에 등장하는 옥자는 애초에 가축이 아닌 상품으로 태어났고, 살아 있는 내내 그렇게 다뤄진다. 옥자와 그의 동료를 키우는 기업은 그저 상품일 뿐인 그들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끊어버리고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윤리의 덕목을 잊은 일종의 자본주의의 천박한 행태다.


방귀세와 옥자로 대변되는 현 인류의 축산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많은 이들이 인지하는 만큼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인류의 육식 본능에 따른 고기에 대한 유혹을 끊는 건 쉬운 일이 아니고, 이렇다 할 대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근 실리콘 밸리에서 날아온 ‘인공 고기 개발’에 대한 소식은 전 세계인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기존 축산 시스템의 문제점을 타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멤피스 미츠 연구원들



최근 몇 가지 대안 고기가 발표됐는데, 그중에서도 현재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심장병 전문의와 줄기세포 생물학자로 이뤄진 ‘멤피스 미츠(Memphis Meats)’의 인공 고기다. 이들은 소와 닭, 오리 등의 가축에서 얻은 줄기 세포를 배양한 뒤, 그것을 실험실에서 길러냈고 근육 세포에 고기의 색을 입혀 기존의 고기와 비슷한 맛과 형태, 질감을 만들어 냈다. 이전까지 고기의 대체품으로 인식됐던 콩 등의 식물성 재료로 만든 고기가 아니라 실제 동물 세포로 만든 배양육 고기라는 데서 놀랄만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성공한 배양육 고기



멤피스 미츠의 배양육 고기로 만든 미트볼 요리



배양육 닭고기로 완성한 튀김 요리



그러니까 멤피스 미츠는 동물을 도살하지 않고 애초에 원형에 가까운 줄기세포를 활용해 식용 고기 상품을 만든 것이고다. 이로써 지난 3월에는 세계 최초로 배양육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내놓게 되었다. 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뜨겁다. 고기의 맛은 기름과 뼈, 피 등 다양한 요소로 완성되는 것인 만큼 기존의 고기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과 신개념 인공 고기로 인해 대량 축산에 따른 환경 오염과 비윤리적 도축 방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 등 분분하다. 


하지만 그런 갑론을박에 앞서, 여전히 멤피스 미츠의 종착지는 멀어 보인다. 닭고기 1파운드를 만들기 위해 9000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상용화 단계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하다. 그러니 맛과 실효성에 대한 이슈는 조금 미뤄두고, 연구 자체로만 보면 그것이 갖는 의미는 꽤 크다.


현대 축산 시스템에 대한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결코 먼 미래의 일이거나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현 인류에 분명히 던져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멤피스 미츠 이후, 새롭게 발전될 대안 고기 혹은 인공 고기에 대한 인류의 행보에 더 많이 발전이 있으리라 기대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