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결혼한 거 후회했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죽고 못사는 사랑하는 애인과 결혼에 골인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잠깐씩 ‘싱글의 삶’을 상상하곤 한다. 결혼의 장점과 단점이 동일하게 “애인이 집에 가지 않는 것”인 것처럼 결혼을 후회했던 순간은 언제 였을까. 사뿐히 즈려 밟고 갈 웃픈 사연을 공개한다. | 결혼,이혼,고백부부,커플,러브

 결혼 2개월차  미안해 1박2일 여행은 너희끼리 다녀와연애 때의 그녀는 정말 내 이상형 그 자체였다. 평소 서로 터치하는 것도 구닥다리 같다며 우리가 결혼하면 각자의 인생을 존중해줄 것을 서로 이야기했었다. 결혼 후 2개월이 지났고 여느 해처럼 친구들과 망년회 겸 1박2일 여행을 할 때가 왔다. "오빠.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왜 이리 달라졌느냐고 반문하기엔 이미 너무도 지칠 만큼 지난 2달간의 전쟁은 서로에게 상처만 남겼다. 친구놈들에게 난 내년에 같이 가자는 장밋빛 거짓말 카톡을 남기고는 담배 한 모금에 결혼에 대한 짧은 후회를 실어 보내었다. 결혼하면 다 똑같다고?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은 세계 5대 성인이 되어야 한다. - 33세, 이종수 결혼 1년차  게릴라 약속이 뭐 그리 많아?결혼 전에 혼자 산 적이 없다. 그래서 약속이 없거나 집에서 빈둥댈 땐 늘 가족들이 함께 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한 후에 남편이 약속이라도 있는 날이면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긴다. 갑작스러운 야근, 게릴라로 만나는 친구들과의 술 약속은 나를 외롭게 만든다. 일이 있다고 미리 말하면 나도 약속 잡고 놀텐데… 꼭 당일 날 6시 칼퇴하면서 말하더라? 이런 날은 억지로 친구를 만나기도 뭐해서 집에 그냥 있는 편인데, 남편을 은근히 기다리게 된다. 혼자 있으려고 결혼한 건 아닌데… - 28세, 윤다혜  결혼 2년차  맞벌이 부부인데 왜 나만?나는 외로움도 잘 안 타는 스타일이다. 혼자만의 즐거움도 확고한 편. 고로 결혼을 안해도 혼자서잘 지냈을 것 같다. 딱히 결혼해서 후회하는 건 없지만, 가끔 시댁에 갈 땐 “결혼 괜히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맞벌이 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댁에 방문했을 때 주방에 있는 게 당연하고, 남편이 친정에 가면 편안하게 TV를 보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있다. 나는 신여성을 추구하는데 주변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과 심지어 형님까지 옛날 사고방식에 갇혀서 여자다움을 강요한다. 전업주부를 하면 덜 억울할라나? - 32세, 이정현 결혼 3년차  대출금 때문에 궁핍해진 내 삶저축 따위, 노후 따위, 집 따위 생각하지 않고 즐기면서 살았다. 결혼하고 단 한 번 후회했던 순간은 돈 때문이다. 나는 내일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남편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지금 참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한 달에 이만큼 돈을 모아야겠어” “난 그렇게 못해. 내일의 행복을 위해 왜 오늘 불행해야하지?” 나와 그의 차이를 느꼈던 그날 결혼을 후회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졌다. 대출금과 적금을 위해 한 달 월급의 절반 이상이 공동 통장으로 날아가지만 그 덕분에 대출로 받은 집에서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고 벌써 꽤 많은 돈을 모았다. 혼자 살 때에 비해 나는 좀 구차해졌지만 이를 악물고 기다려본다. “그래, 당신이 말하는 내일의 행복이 언제 오나, 내가 한 번 지켜 보겠어!”- 32세, 조수미 결혼 5년차  진짜 회사 가기 싫은 날, 아내와 아기를 보면… 외벌이 아빠의 어깨는 은근히 무겁다. 사실 요즘 아침마다 직장 그만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와이프랑 애기를 보고 있으면 ‘나 새로운 것 좀 해볼까?’라는 말 한마디 못떼고 빵긋 웃으며 출근한다. 그래서 가끔, 아주 가끔 ‘결혼 안하고 혼자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더 나은 삶이 있을 거라는 확신도 없다. 이렇게 가장이 되고, 그렇게 가족이 된다. - 36세, 장인국 결혼 6년차  여행할 때 돈이 2배 든다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 결혼한 후엔 멀리 떠나지 못한다. 우리 부부는 적금 때문에 여행을 가더라도 2인 200만원 이하로 다녀오는 걸 가이드로 잡고 있는데, 그래서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에 저가항공을 타고 가는 게 대부분이다. 가고 싶은 곳은 많으나 돈이 2배가 드니 살짝 아쉽지만 재미없는 혼자만의 여행보다는 가까워도 함께하는 여행을 선호하게 된다. 이번 겨울엔 방콕에 갈 예정인데, 이번엔 카드 한도를 폭발시키고 올 생각이다. 그래도 함께하는 여행이 즐거우니까. - 37세, 오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