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티아고로 간 까닭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누군가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누군가는 깊은 숲 속에서 명상에 잠긴다. 코스모가 수행을 위해 떠나는 이를 위한 가이드를 준비했다. ::산티아고, 순례길, 배낭여행, 트레일, 체력, 800km, 변화, 속도,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산티아고,순례길,배낭여행,트레일,체력

내가 산티아고로 간 까닭은 우연히 산티아고 순례길을 담은 영화 <the way>를 보고, 산티아고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어요. 여러 가지 책을 찾아 읽고, 다녀온 사람들이 블로그에 남긴 글을 찾아보기도 했죠. 그들은 왜 무거운 배낭을 메고 30일 넘게 800km 이상을 걸어야 하는 길 위로 떠났을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체력과 시간이 있는 지금, 떠나기로 마음먹었죠. 산티아고 트레일은 무작정 떠나기엔 몸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곳이에요. 그래서 체력을 키우려고 등산을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커다란 배낭과 침낭을 샀고, 한번은 집에서 침낭을 펴고 자는 연습도 했는데, 크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고요. 하하. 순례길에는 여러 길이 있는데 저와 제 친구는 ‘프랑스 길’을 선택했어요. 프랑스 남부 생 장 피에르 포트부터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고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을 지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km를 걷는 길이죠. 팜플로냐, 로그로뇨, 부르고스, 레온과 같은 크고 작은 도시를 지나게 되는 코스예요. 하루에 약 20km씩 걷다가 아름다운 마을을 만나거나 체력이 바닥났을 때는 하루 이상씩 더 머물며 여유롭게 걸었어요. 그렇게 해서 드디어 길을 나선 지 33일 만에 산티아고에 도착했죠! 산티아고 걷기가 가져온 변화  삶과 여행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사람들의 속도에 맞춰 조급하게 걷기보다 느리더라도 나만의 속도를 찾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게 됐죠. 산티아고를 함께 걸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겪은 일이 기억에 남아요. 어느 날 배낭이 무거워 제가 힘들어하니까 친구가 둘 다 들고 걸어줬어요. 그늘 하나 없는 뜨거운 태양 아래 묵묵히 걸어서 다음 도시에 도착했는데, 그날 친구의 발바닥에 잡힌 큰 물집을 보게 된 거예요. 발에 피가 고여 저 몰래 물집을 짜고 있었는데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미안해서 막 울었던 기억이 나요. 기회가 된다면 산티아고 트레일을 다시 한번 똑같이 걷고 싶어요. 계획처럼 되지 않고 기대한 것보다 실망스러운 날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길을 걷고, 사랑하는 사람과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지낸다는 것에 만족했던 시간이었죠. 작은 것에도 감사했고요. 짧은 만남이 더 소중하고 아쉬워지는 순간을 또다시 경험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Tip  걷기 여행자를 위한 팁 10 1 트레일마다 걸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다르다. 자신의 상황, 몸 상태에 맞는 코스를 신중히 선택할 것. 2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짐의 무게를 최소화하는 것! 빼고 또 빼라. 3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므로 땀을 잘 흡수하는 소재의 등산복을 준비하라. 4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튼튼한 등산화.5 비상약이나 초콜릿을 잊지 말자.6 러닝이나 등산으로 체력을 기르자.7 옷은 여러 벌을 겹쳐 입은 뒤에 더우면 하나씩 벗는 것이 좋다.8 트레킹을 시작하기 전, 15분 정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9 산에서 내려올 때 긴장을 풀기 쉽다. 그러나 그때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것. 10 배낭 무게는 체중의 10% 이하로 준비하는 것이 적절하다.1. 히말라야 트레일 네팔 포카라에서 버스를 타고 페디로 간 뒤 촘롱을 거쳐 푼힐로 가는 코스가 인기. 산을 두르는 길이라 겁먹을 필요는 없다. 로지에서 머무는 동안은 찬물 샤워나 낡고 딱딱한 나무 침대에서 자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2. 위클로 웨이 아일랜드 남북을 가로지르는 길인 위클로 웨이는 유럽인들에게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다. 제주의 오름처럼 완만하다. 소박한 시골 마을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다. 마을마다 B&B를 갖추고 있어 숙박 걱정이 없다.3.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에서 예수의 열두 제자였던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 가장 오래된 길은 ‘카미노 데 프란세스(프랑스 사람들의 길)’다. 노란 화살표와 조개껍데기를 따라 걸으면 된다. 4.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뻗은, 4300km에 달하는 트레일. 영화 <와일드>의 무대로 유명하다. 거칠고 험한 야생 속에서 자연을 극복하며 겸허함을 배울 수 있는 고행을 하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