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그리고 타이거 JK&비지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전설’이란 말보다 ‘영감’이란 말로 수식될 타이거 JK와 비지. | 셀렙,스타,화보,드렁큰타이거,타이거JK

 정중한 글렌 체크 패턴 룩에 위트 있는 프린트 티셔츠로 힘을 뺀 비지와 타이거 JK.(타이거 JK)가죽 코트 3백19만원 제이백 쿠튀르. 체크 셔츠 1백28만원, 티셔츠 53만8천원, 팬츠 59만8천원 모두 이솔라 마라스. 운동화 21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반지, 팔찌 본인 소장품.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비지)재킷 2백8만원, 티셔츠 38만원, 팬츠 88만원 모두 비비안 웨스트우드. 운동화 13만9천원 나이키.  TIGER JK  두 사람이 <쇼미더머니6> 프로듀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자 대중이 들썩였어요.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냈죠. 네. 그 후폭풍이 좀 있네요. 저는 같은 소속사의 아티스트, 매니저까지 의정부에 함께 살고 있어요. 호프집 아주머니, 고깃집 사장님 모두 다 그냥 우리를 동네 사람으로 봐주시니까 우리가 셀러브리티라는 걸 잊고 살았죠. 그래서 지금 좀 고생 중이에요. 어떤 고생이오? 프로그램을 통해 이렇게 큰 이슈가 될지 몰랐어요. 이슈가 되면 그걸 즐기거나 데미지 컨트롤을 하면 되는데 저는 막 시끄러워지니까 다시 지하 작업실로 들어가고 싶은 맘이 들어요. 의외네요. 꼭 어떤 활동을 하지 않아도 타이거 JK라는 이름만으로 이미 무게감과 화제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했는데요. 겸손한 척하려는 게 아니고, 우리가 음악만 하는 기인도 아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여력도 눈치도 없었어요. 우리가 어떻게 보여지는지 간과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자막으로 막 ‘레전드’ 이런 말이 우리 이름 앞에 붙는 것조차 간지럽고 어색해요. 역사, 전설, 대부… 이런 수식어가 싫은 거군요. 간지럽기도 하고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이번 프로그램을 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제가 많이 나이가 들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포멀한 룩을 입고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한 두 사람.(타이거 JK)재킷 4백30만원, 피케 셔츠 75만원, 팬츠 1백63만원 모두 구찌. 운동화 22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비지)코듀로이 코트, 니트톱, 팬츠 모두 가격미정 프라다. 선글라스 가격미정 구찌. 운동화 9만9천원 나이키. 상대적으로 젊은 뮤지션이 많아선가요? 아뇨. 나이가 들면 힙합, 음악을 그만둬야겠다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게 됐죠. 근래에도  메인 스트림에서 비켜나 음악을 해왔는데 방송에 나와서 직접 부딪혀보니 사실상 음악에는 나이 제한이 있단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어떤 식으로든 음악 활동은 하겠지만 지금과는 형태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혹시 ‘출연하지 말걸’ 하고 후회했나요? 그렇진 않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쇼미더머니>가 국민 프로그램에 가깝고 그 반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는 거예요. 출연 이유는 뚜렷했어요. 힙합 문화가 시작될 때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쇼미더머니>가 힙합이고, 힙합은 디스고 이렇게 정형화된 공식을 깨고 싶었어요. 제 착각일 수 있지만 드렁큰 타이거가 <쇼미더머니6>에 들어가면 그 밸런스가 맞춰질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반은 실패했죠. 하하. 저 때문에 좀 재미없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드렁큰 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이 발매될 예정이죠. 말한 대로 변화된 힙합 신에 대한 인상이나 생각이 앨범에 담길까요? 아뇨. 예전에 쭉 그랬듯이 그냥 인생에 대해서 느끼는 것들이 나올 것 같아요. 저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하는 편이라 힙합에 대한 문제 같은 걸 찾기보단 가령 “오늘 인터뷰를 하기 전에 레드불을 마셨는데 가슴이 너무 뛴다” 이런 것들이 저에겐 소재가 되니까요. 아마도 이번 앨범이 가장 드렁큰 타이거다운 앨범이 될 거예요. “이건 완전히 올드해!”라는 평가를 들을 수도 있고 반겨주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고요. 신에 상관없이 드렁큰 타이거는 그냥 드렁큰 타이거군요. 그런데 왜 꼭 ‘마지막 앨범’이라고 규정 지은 건가요?  마지막 챕터, 마지막 앨범이라는 장치가 있어야만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일 테니까요.  퍼 아이템도 티셔츠, 후드 스웨트셔츠와 매치하면 부담스럽지 않다.(타이거 JK)퍼 베스트 가격미정 디올. 티셔츠 85만원 구찌. 반지, 팔찌 본인 소장품.(비지)퍼 재킷 2천3백36만원 펜디. 후드 스웨트셔츠 11만9천원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BIZZY   <쇼미더머니>의 새로운 시즌에 들어오며 혹 부담감이 있었나요? 처음 제안을 받은 건 시즌 1 때였는데 어영부영 타이밍을 놓치다 보니 이제야 출연하게 됐어요. 이번 시즌을 겪으며 생긴 변화는 인터넷 댓글을 끊게 됐다는 거예요. 하하. 저는 제 그릇이 좀 넓은 편이고 무관심보다 쓴소리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타이거 JK 형의 인지도에 기대 간다는 식의 댓글이 너무 많아 저 자신을 갉아먹는 느낌이 들고 소심해지더라고요. 꿈자리도 뒤숭숭하고. 그래도 ‘힙합 공유’로 자리 잡으셨는걸요. <쇼미더머니6>를 통해 어린 세대의 뮤지션을 목격하는 건 즐거운 일인가요? 네, 맞아요. 굉장하단 생각도 들고, 재미도 있고.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힙합을 시작한 친구들의 랩을 듣는 것도 재미있고, 그들이 아는 힙합과 우리가 아는 힙합의 다른 점도 느껴요. 아까 댓글 이야기를 잠깐 했지만 한편으론 늘 타이거 JK의 그늘에 있다는 인상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사실 그런 말을 좀 듣긴 해요. “이제 좀 더 네 색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그런데 저에게 형은 정말로 브루스 리 같은, 존경해 마지않는 불멸의 캐릭터 같은 거거든요.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신은 타이거 JK 그늘에 가려서 평생 당신의 음악을 못 하지 않냐”라고. 그때 이렇게 대답했어요. “그늘이 허락한다면, 저는 그  아래에서 시원하게 쉴 거다”라고요. 세상엔 많은 답이 있잖아요. 그래도 비지의 솔로 앨범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죠. 2008년 <Bizzionary> 이후 작년 ‘검은머리 파뿌리’ 딱 한 곡만 냈죠. 그런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비지는 피처링한 곡이 100여 곡 넘는데 솔로 앨범은 데이터가 너무 없어 비지라는 뮤지션을 판단조차 할 수 없다고요. 어느 정도 공감해 저도 더 늦기 전에 제 음악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에요. 늘 열심히 뭔가를 만들고 있는 건 분명한데 때가 맞지 않았죠. 솔로 앨범 발매 당시 “무브먼트의 사운드를 재현하겠다”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 생각은 여전한가요?  저 혼자만 즐기는 생일 기념 앨범 같은 게 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저는 제 귀에 좋은 음악을 하는 게 좋아요. 물론 유행하는 음악은 아니겠죠. 우리가 의정부에 움츠리고 있을 때 세상이 반 바퀴 정도 돈 줄 알았는데 <쇼미더머니6>를 해보니 두 바퀴는 돌았더라고요.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요. 다만 신이 바뀌었다고 해서 저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순 없는 거죠. 어쩔 수 없어요. 무브먼트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은 비지 말고도 많죠. 아직까지 무브먼트 크루가 다 함께 등장해던 예능은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어요. 타이거 JK와 비지가 만들어내는 사운드가 수면으로 올라와 있든 그렇지 않든 분명 팬들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모든 걸 제쳐두고도 그냥 저는 뭐가 어떻게 되든 지금 제 손에 마이크로폰이 있다는 게 중요해요. 여전히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군요. 맞아요. 말은 안 해도 저는 제가 좋아하는 딱 한 가지, 무대에 서는 일을 하기 위해 수천 가지 싫은 일을 해요. 그럼에도, 그걸 감내할 이유가 아직은 저에게 있는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