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보다 지독한 덕질 | 코스모폴리탄 코리아 (COSMOPOLITAN KOREA)

구 남친보다 지독하게 내 일상에 파고든 ‘덕질’ 후의 남는 것들.



콩깍지가 씌어도 단단히 씌었다. TV에 흘러나오는 대출 광고보다 더 쉽게 그리고 빠르게 누구에게 반하는 순간. 광고에 나온 멘트처럼 ‘무조건’ 그 사람에게 빠져든다. 그렇다. 그게 ‘덕후’의 운명이다. 한순간 마음이 사로잡히고 나서는 ‘몸도 마음도 다 줬다’는 드라마 대사처럼 ‘내 눈과 통장’이 그들에게 향한다. 덕질도 연애와 비슷하다. 오히려 더 지독할 수도 있다. 왜냐고? 내 일상생활에 속속들이 자리 잡고 있는 여러 흔적 때문이다.


#뜻밖의 대청소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반지나 그가 준 선물 같은 것들을 정리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하지만 뜻밖의 청소가 되는 것은 물론 너무 예전에 산 앨범이나 팬 굿즈가 아니라면 중고사이트에 올려서 예상치 못한 수입을 올릴 수도.


#내 통장은 온통 너였다.

흔히 말하는 ‘조공’문화에 들어간 돈만 의미하는 건 아니다. 통장에 찍힌 이체 내용도 아니고, 나를 괴롭게 한 건 바로 ‘비밀번호’. 남자친구도 아니고 덕질의 대상이었던 볼드모트 같은 그분이 생일이 바로 내 통장의 비밀번호였다. 나뿐만이 아니다. 같이 좋아했던 친구들 역시 모두 통장 비밀번호를 공유한 꼴이 되어 버렸다.


#닉네임은 교체하면 그만인데

닉네임은 교체하면 그만이다.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로 활동했던 닉네임들이야 ‘수정’버튼 하나면 간단하게 지울 수 있다. 하지만 나를 괴롭히는 건. 내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 귀찮게 실명인증까지 해가며 만든 여러 사이트의 아이디들. 이메일 주소까지 모두 바꾸기엔 너무 귀찮다. 그렇다고 이걸 다시 쓰기엔 너무 유치한 꼴이 되어버린다. 마음은 물론 이미 떠났다.


구 남친보다 지독하게 내 일상에 파고든 ‘덕질’ 후의 남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