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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매드를 아시나요?

‘디지털 노매드’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 이들을 ‘여행하며 일하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면 오산이다. 코스모가 진짜 디지털 노매드들을 만나 그들의 실제 삶을 물었다.

BYCOSMOPOLITAN2017.08.07


 

디지털 노매드란 

정보 기술의 발달로 원격 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서 일하며 생활하는 사람. 1998년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가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21세기에 현대인은 누구나 ‘호모 노매드’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며 세상에 알려진 개념이다. 전 세계 ‘디지털 노매드’의 현재를 정리한 책,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의 저자 도유진은 이를 좀 더 구체화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무선 인터넷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집 혹은 세계 곳곳의 원하는 공간에서 일하며 사는 사람을 디지털 노매드라고 할 수 있죠.”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있는 곳에서 살아요”

도유진 (29세, 다큐멘터리 감독) 


도유진은 전 세계 25개 도시에 사는 70명의 디지털 노매드를 만나고 그 여정을 다큐멘터리 <원웨이 티켓>, 책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로 정리했다. 그녀 역시 좋아하는 도시에서 살며 일반 직장인과 똑같은 함량으로 일하는 디지털 노매드다. 


‘디지털 노매드’를 정의한다면?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를 가진 사람. IT 기술의 발달로 원격 근무가 가능해지면서 개인이 물리적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장소와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다. 그 선택지가 있는 사람이 ‘디지털 노매드’라고 생각한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사실 ‘디지털 노매드’라는 단어의 개념을 특별하게 의식한 적이 없다. 첫 직장이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는데,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이 원격 근무로 일을 했으니까. 어느 날 다른 도시의 친구들에게 “겨울엔 따뜻한 도시로 가서 살 거야”라고 했더니 굉장히 놀라더라. 그걸 보고 이런 업무 방식이 보편적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보기로 한 건가?

다른 나라에선 이런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정부와 기업, 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답을 얻을 만한 콘텐츠를 찾아봤는데, 조각조각을 다룬 것은 있었지만 사회·경제·문화적인 변화와 이면의 명암 등을 총체적으로 다룬 자료가 없더라. 그래서 내가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게 나의 일이자 취미였다.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알맞겠다는 판단을 했고, 원격 근무 시행사의 경영진부터 전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원격 근무자의 삶을 본격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제작에 2년 정도 걸렸고 올해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디지털 노매드라는 개념을 어렴풋이 아는 사람은 이 ‘종족’을 ‘발리의 어느 코워킹 플레이스에서 코코넛 주스를 마시며 일하다가 파도가 좋으면 서핑하러 나가는 사람’ 정도로 생각한다. 그리고 궁금해한다. ‘커리어 관리가 될까? 돈은 충분히 벌까?’  

강조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디지털 노매드는 아프리카의 희귀 부족이 아니다. 또 불안정한 ‘프리랜서’만 디지털 노매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직장인들과 똑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다만 ‘원격 근무’ 시스템이 잘 구축된 회사에 다녀 물리적인 공간의 구애가 없거나 적을 뿐. 근데 이 작은 차이가 한 사람의 삶의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신의 삶엔 어떤 영향을 미쳤나? 

나는 내가 원하는 환경, 라이프스타일이 있는 도시를 옮겨 다니며 살고 있다. 예를 들면 대중교통이나 택시 대신 자전거를 타고 마음껏 이동할 수 있는 암스테르담, 일을 마친 후 여가 시간에 실컷 서핑할 수 있는 발리 등등. 다큐멘터리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도 원격 근무 방식으로 일을 했다. 그 업무 환경을 활용해 30여 개 도시에서 살았다. 그 결과 내가 어떤 요소가 있는 도시에서 행복한지 알게 됐기 때문에 그런 도시에서 시간을 많이 보낸다.


그건 많은 사람이 꿈꾸는 ‘여행하는 삶’인데. 

흔히 디지털 노매드를 여행하며 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데, 바로잡고 싶다. 언제든 돌아갈 집이 있는 여행과 달리 내겐 그 당시에 머무른 곳이 집이었다. 그게 바로 나의 지난 10년이 ‘여행’이 아닌 이유다. 


당신이 행복을 느끼는 도시는 어디인가?

베를린. 개인적으로 인권에 관심이 많고, 인종차별, 성차별과 같은 문제에 민감한 편이다. 베를린이 상대적으로 그런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었다. 타이베이도 좋아한다. 자전거족을 위한 환경을 훌륭하게 갖춘 도시다. 


디지털 노매드 라이프의 애로 사항은 뭔가? 

딱히 없는데…. 음, 고양이 못 키우는 거? 사실 원격 근무자의 스트레스도 일반 직장인들이 감수하는 것과 똑같다. 예를 들어 시차가 있는데, 상사가 배려 없이 자기 편한 시간대에 스카이프 미팅을 잡는다면 똑같이 짜증을 느끼는 거다. 


누가 디지털 노매드의 삶에 잘 적응할까?

그건 “누가 직장인의 삶에 잘 적응할까?”와 같은 질문이다. 대답은 경제 활동에 필요한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는 사람. 


디지털 노매드가 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공간의 구속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삶의 선택지가 확장된다. 직장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살지 않아도 되고, 매일 출퇴근에 4시간을 쏟을 필요가 없게 된다. 결론은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