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는 엄마가 산다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며 회사에 출근하니 또 다른 엄마가 잔소리를 시작한다. 엄마인 듯, 엄마 아닌, 엄마 같은 그녀. 일명‘오피스 마더'! 놀라지 마라. 이 잔소리, 실화다. | 오피스마더,직장상사,직장고민,상사잔소리,커리어

“그 남자랑 아직도 사귀니? 얼른 헤어져라.”남의 연애에 관심이 많은 옆자리 사수. 매일마다 ‘연애는 잘 돼가냐’며 묻기에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남자친구랑 싸운 이야기를 털어놨는데, 갑자기 ‘네 남친이 결혼 상대로 최악인 이유’를 늘어놓더니 당장 헤어지라고 했다. 그 날부터 매일 ‘헤어졌니? 내가 헤어지라고 했잖아.’라며 이별을 체크하고, 아직 안 헤어졌다고 하면 ‘그렇게 남자 보는 눈이 없어서 어떡하냐’며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는 거다. 정작 본인은 연애 경험 1도 없는 모태솔로면서.” -지은희(33세, 기자) “양치할 때 물 좀 아껴 써라”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는데 옆에서 쎄한 기운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보니 나의 거동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팀장.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라고 말하려는 찰나, 그녀는 잔소리랩을 시작했다. ‘너 양치할 때 물을 그렇게 콸콸 틀어놓고 하면 되겠니? 물 좀 아껴 써라.’ 퇴근할 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또 하필 그녀를 만났다. 동료를 위해 ‘열림’ 버튼을 ‘잠깐’ 누르고 기다리는 나에게 ‘그렇게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전기세가 얼마가 나오겠어? 전기 좀 아껴 써라.’ 그렇게 전기세 걱정을 하면서 왜 매일 야근하며 전기세를 낭비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강지혜(35세, 마케터)“민소매 입으면 안 춥니? 그러다 냉방병 걸려.”그녀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 유독 내 패션에만. 정작 본인은 잠옷을 입고 나왔는지, 운동복을 입고 나왔는지 모를 옷을 걸치고 입으면서 내 패션은 나노 단위로 분석한다. 힐을 신고 온 날엔, ‘아니 키도 크면서 무슨 굽 있는 구두를 신어?’ 원피스를 입고 온 날엔, ‘어디 가? 엄청 격식있는 옷도 입었네~’. 오늘은 민소매 셔츠를 입은 나를 향해 ‘안 춥니? 그러다 냉방병 걸려’라며 나의 건강을 염려하는 사려 깊은 잔소리를 투척했다. 이 폭염 속에 그녀는 긴팔 자켓을 걸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일 겨울 코트를 꺼내 입고 와야겠다. 그녀의 잔소리를 듣느니, 그게 나을 것 같다. -이하나(29세, 애널리스트)“아이스 커피 마시지 마. 찬 게 몸에 안 좋아.”이 더운 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내 옆에서 보기만 해도 더위가 몰려오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홀짝이며 그녀는 말한다. 찬 건 몸에 안좋다고. 이건 그녀와 함께 한 3년 간 매일 옆자리에서 들어온 이야기다. 물론 나는 변함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그리고 그녀는 매일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찬 게 몸에 안 좋아.’ ‘찬 게 몸에 안 좋아.’ 그녀의 손에 들려진 뜨거운 커피를 부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 뿐이다. -이지혜(28세, 법무팀 근무) “남들 쓰는 휴가 다 쓰고 일은 언제 하려고 그래!”깜짝 놀랐다. 엄마에게 학창 시절에 들었던 잔소리와 너무나 똑같아서. ‘남들 놀 때 다 놀고 공부 언제 할래?’ 그 말도 안되는 잔소리를 다 큰 30대에 듣게 되다니. 이직해서 만난 부장은, 그렇게 ‘다른 부서 사람들 다 쓰는’ 휴가를 반의 반도 못쓰게 했다. 그래서 결국 나는 또 이직을 준비 중이다. -서지현(31세, 웹에디터)“회사에 별 일 없니? 휴가인데 걱정돼서 전화했어.”별 일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휴가를 쓴 날에도 어김없이 전화를 해 업무 상황을 체크한다. ‘점심 먹었니? 그 보고서는 다 썼니? 그건 어떻게 됐니?’ 나는 그녀가 휴가 쓰는 날이 더 두렵다. -이자연(30세, 회계팀 근무)“오늘 너 그 일 해야 하지? 오후에는 그 미팅 가는 거지?”출근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면 그녀는 나를 위해 업무 브리핑을 해준다. ‘너 오늘 그 미팅 있지? 그 일 할 거지? 거기 전화할 거지?’ 내 비서도 아니고, 이렇게 친절하게 나의 업무를 브리핑해주는 이유는 뭘까?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하고 싶은데 말하지 못하는 내 자신도 밉다. -이가진(28세, 홍보대행사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