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가 혼자 있을 때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남자들이 털어놨다. 연애가 지겹거나 일이 복잡해서 혹은 그냥 잠수 타고 싶을 때, 그 만의 동굴에서 하는 일. | 남자친구,남친,남자,잠수,권태기

“머리가 복잡해지면 요리를 합니다. 양파나 당근을 써는 것 같은 단순노동과 미각과 후각 등 섬세한 감각에 의존하는 작업이니까요. 집중력을 높이고 머리를 맑게 해줍니다.” -전지원 32세 건축가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있어요. 보통 여자친구와 시간을 갖기로 했을 때,여자들은 우리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겠구나 싶겠지만 보통 남자들은 그냥 시간을 보낼 뿐이죠. 그동안 못했던 여러 가지 것들, 밤 늦게까지 눈치 안 보고 술을 마시고 클럽에 가고 주말 하루 종일 빈둥대고 등등. 그러다 보면 문득 깨달음이 옵니다. 그녀가 그립다거나 헤어지는 게 맞다거나.” -이영재 29세 회사원 “결혼을 한 이후 동굴은 일종의 선물이 돼 버렸어요. 아내가 여행을 가거나 친정에 가는 날이면 잠깐의 일탈을 만끽합니다. 그게 뭐냐고요? 냉장고 속의 맥주, 치킨 그리고 위닝! 물론 아내가 돌아올 때가 되면 깨끗이 치워놓죠.” -한영진 30세 은행원“게임 ‘LOL’을 합니다. 그러면 외롭지 않습니다. 시간은 광속으로 흐릅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5년 정도 지나있더군요.” -임한준 26세 대학생 “고된 마감이 끝나면 집이 아니라 호텔로 갑니다. 그대로 열 다섯 시간쯤 쿨쿨. 상사,엄마,여자친구로부터 해방되는 ‘Do not disturb’의 시간.” -김동민 33세 그래픽 디자이너 “요즘 시대에 동굴이란 건 물리적인 의미라기 보단 심리적인 거죠. 혼자 사유하고 상상할 수 있는 시간.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일 때 유독 말이 없다거나 멍 때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친구는 지금 자신만의 얕은 동굴을 즐기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는 건 남녀 불문 모두에게 꼭 필요한 일이에요. 그런데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동굴 들먹이며 잠수 타는 걸 정당화하는 놈들은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김유진 35세 변호사 “혼술 아닌 혼술. 혼자 바에 가서 주인장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럼 지금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관계들과 좀 멀어지는 기분이 들어요.” -김도영 32세 패션 디자이너 “1. 농구를 한다. 슛 연습을 하다 보면 잡념이 사라지니까. 그리고 재미있으니까. 2. 조조영화를 본다. 사람 없는 영화관에 들어가는 통로는 정말 동굴 같으니까. 2. 영화는 재미있으니까.” -김성진 36세 에디터 “야근한 날이면 한 두 시간 정도는 침대에 멍하니 누워서 미드<오피스>를 보거나 유튜브에서코미디 영상을 찾아봅니다. 정말 피곤해 죽겠는데,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는데,내일 밤에도 야근일 텐데, 다 아는데 머릿속이 꽉 차서 바로 잠들 수가 없거든요.” -권용회 32세 영상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