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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윤현민

바르고 성실한 데다 정갈한 라이프스타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배우 윤현민. 그가 코스모와 보낸 조금 기묘한 하루.

BYCOSMOPOLITAN2017.07.21


자칭 ‘집돌이’라고 말하는 그는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낸다. 

데님 블라우스, 쇼츠 모두 가격미정 오디너리피플. 블로퍼 가격미정 장광효 카루소.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라마 <터널>을 끝낸 지 두어 달 됐죠. 어떻게 지냈나요? 

<터널>은 꼬박 5개월을 찍었으니 다른 미니시리즈에 비해 촬영 기간이 긴 편이었어요. 거의 5개월을 드라마 

촬영에 매달린 셈이죠. <터널>이 끝난 후 포상 휴가를 다녀왔어요. 그 후에 개인적인 휴가를 보냈고요. 뉴욕으로 보름쯤 여행을 다녀왔는데 새로운 친구가 많이 생겼어요.


최근 광고계의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다고 들었어요. 광고야말로 인기의 척도죠. 

광고 섭외가 많다는 기사 사실 제가 썼어요. 하하. 농담이고, <터널>과 

<나 혼자 산다> 등이 좋은 반응을 얻은 덕분인 것 같아요. 사실 장르물에 출연한 배우에게 광고 섭외가 많진 않죠. 아무래도 극 중 역할이 젠틀하고 바른 캐릭터라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저 감사하죠. 


<터널>은 성적도, 평도 좋았죠. 그런데 윤현민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생소한 작품이 거의 없더군요. 대부분의 작품이 중간 이상은 했다는 뜻이니, 좋은 작품을 잘 추려내는 눈을 가졌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실제로 ‘감’이 좀 있는 편인가요? 

에이, 그렇진 않아요. 하지만 사실 제 의지로 선택한 작품이 많아요. 저는 작품을 고를 때 캐릭터가 우선이에요. 어쨌든 좋은 캐릭터가 좋은 이야기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편이니까요. 캐릭터가 탄탄하지 않으면 초반엔 재미있을 수 있어도 뒤에 여지없이 문제가 드러나더라고요. 그런 점에 집중해 작품을 고르다 보면 자연스레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사실 승률이 100%일 순 없죠. 


윤현민이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두고 ‘대본 집착’이란 말이 있더군요. 극 중 캐릭터를 연구해 완벽하게 몰입한다고 들었어요. 동시에 전직 야구 선수 그리고 뮤지컬 배우로서 다재다능한 면도 지니고 있죠. 성실함과 재능 중 어느 것을 더 믿는 편인가요? 

성실함이오. 제가 연구하듯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는 사실 자격지심이 한몫해요. 저는 연기 전공자가 아니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그라운드 위를 뛰어다니기만 했지 연기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단 말이죠. 서른이 다 돼서야 드라마를 찍게 됐고요. 타고난 재능을 믿는다는 건 저에게 사치예요. 저는 남들보다 훨씬 더 진지한 마음으로 임해야 다른 배우들을 따라갈 수 있어요. 


체크 슈트로 멋을 낸 채 피자를 들고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하는 그.

셔츠 20만8천원, 재킷 20만8천원, 팬츠 26만8천원, 모두 비욘드 클로젯 컬렉션. 샌들 32만8천원 렉켄.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러고 보니 데뷔가 늦었죠. 스무 살 때 프로야구에 입단했고 뮤지컬 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때가 스물여섯이었으니까요. 조급한 마음이 생기진 않았나요? 

야구를 그만둔 때가 스물다섯이었어요. 야구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관둔 거죠. 지금 같아선 제 친구가 만약 그런 결정을 한다면 뜯어 말릴 거예요. 하지만 그땐 어렸고, 무식했고, 과감했죠. 하지만 내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단 걸 알고 있어서 일종의 기대감 같은 게 없었어요. ‘나는 5년 안에 주연급 배우가 돼야지, 톱스타가 돼야지’ 뭐 그런 거요. 한 마흔 정도가 되면 주인공 역할을 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그럼 지금 생각보다 훨씬 빨리 가고 있는 거겠군요. 

네, 맞아요. 저는 10년 운동해서 프로야구 선수가 됐으니 무언가를 하려면 그 정도의 시간은 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10년은 연기해야 내가 남들에게 말할 이야깃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난 왜 주인공이 빨리 안 되지?’, ‘난 왜 광고가 안 들어오지?’ 같은 조급함이 전혀 없었어요. 저는 차근차근 가는 게 훨씬 더 적성에 맞아요. 


기대감이 없었음에도 연기를 해야만 했던 이유는 뭐였나요? 어느 정도 앞길이 보장된 프로야구 선수였을 텐데요. 

당시엔 뭘 해도 야구보다는 덜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 있었죠. 야구를 과감하게 관두고 나니 맘이 편했어요. 그리고 찾은 게 연기였죠. 사실 처음엔 공연하는 배우가 꿈이었고, 뮤지컬을 연이어 몇 편 했어요. 지금도 무대에 서고 싶은 건 여전해요.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생긴 근성이 지금 배우 생활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운동선수 때 좋아하던 일이 지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지금도 그게 가장 겁나요.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중압감을 털어내고 컨트롤하면서 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리본 디테일의 루스핏 셔츠에 옐로 틴트 선글라스를 쓴 그가 카메라를 응시한다. 

셔츠 가격미정 장광효 카루소. 선글라스 19만5천원 스테판 크리스티앙.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인간 윤현민’의 면면도 많이 공개됐죠. 심지어 강아지 이름까지도요. 하하. 혹시 불편한가요? 

오롯이 좋은 점만 있을 순 없겠지만 긍정적인 면이 많죠. 사실 <나 혼자 산다>를 촬영하기 전 PD님께 “저 진짜 재미없는 사람인데 괜찮겠냐. 심지어 거의 매일 집에만 있는다”라고 몇차례나 말씀드렸거든요. 방송 전까지 불안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나가고 난 뒤 많은 분이 알아보며 좋아해주셔서 의아하면서도 감사하더라고요. 그런 저의 소소한 일상을 재미있게 봐주시니까 전 좋아요. 


<나 혼자 산다>엔 계속 출연할 예정인가요? 

네. 당분간은요. <터널>을 찍느라 하지 못했던 촬영을 최근에 재개했어요. 멤버들과 여름 캠프를 다녀왔는데 허당 기질이 있는 걸 다 들켜버려 놀림을 많이 받았죠. 시청자들이 어떻게 보실지 걱정이네요. 


실제로 쉴 땐 뭘 하는 편이에요? 

저 진짜 집돌이인데 반려견인 꼬봉이와 칠봉이가 있으니 더욱더 집에만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깨끗하고 정갈한 집, 칼 같은 다림질 등 ‘각’ 잡힌 삶이 화제가 됐는데 윤현민이 뭔가 엉망일 땐 없어요? 엉망으로 취한다든지 집이 엉망이라든지. 

있죠. 술에 잔뜩 취해 욕조 안에서 잔 적도 있고, 허물 벗듯이 옷을 여기저기 벗어놓고 방 청소를 며칠씩 미룬 날도 있어요. 그런데 방송에 비친 이미지 때문에 늘 깨끗하고 깔끔해야 할 것 같은 일종의 책임감이 생기더군요. 하하. 


올해 작품을 통해 많은 모습을 보여줬죠. 곧 대중을 다시 찾을 계획인가요? 

네. 지금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작품이 있어요. 아직 확정 전이라 말씀드리긴 그렇지만 아마 영화 한 편, 드라마 

한 편으로 찾아뵙고 올해를 마무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곧 찾아뵙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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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Photographs by Moke Na Jung
  • Feature Editor 김소희
  • Celebrity Model 윤현민
  • Stylist 홍나현
  • Hair 이한(샵 보이드)
  • Makeup 수진(샵 보이드)
  • Assistant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