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성폭력.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조심스레 꺼낸 이야기, 알고 보면 성폭력의 일상화가 빈번한 현실. | 여성,성폭력,성추행,woman,코스모폴리탄

 1. A “분명 기분 나쁜데, 화내면 속 좁은 사람이 되는걸까요? “ A는 최근 지하철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지하철 급정거 순간에 A의 가슴을 꽉 쥔 것. 순간 당황한 A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어리벙벙하게 서 있었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뒤에 할아버지는 손을 내렸다. 분명 급정거 순간의 할아버지 실수 일 수 있으나 A는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할아버지의 손길이 의도적인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 화를 내려 해도 속 좁은 사람이 될까봐 가만히 있었던 A. 자꾸만 불쾌한 기분이 든다. SOLUTION 급정거 순간이라고 해도 할아버지가 자신의 몸을 지탱하기 위해 타인의 신체 중 유독 여성의 가슴 부위를 꽉 움켜쥔다는 것은 추행일 가능성이 크다. 할아버지에게 불쾌감을 표시한 뒤, 신고의지를 나타내는 것도 좋은 방법. A의 사례 외에 지하철에서 성추행, 몰래카메라 등의 성범죄에 노출되었을 땐, 112 혹은 5678서울도시철도 콜 센터 ‘1577-5678’로 문자를 전송해 신고할 것. 지하철 안전지킴이 앱을 이용해 지하철 경찰대나 인근 역 직원의 출동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2. B “제발, 제게 관심을 꺼주세요!”여초 회사에서 일하는 남성 직원 B. 그의 스트레스 1순위는 여자 상사의 터치. 사생활을 물으며 자꾸만 팔뚝, 허벅지를 터치한다. “B씨 허벅지가 탄탄한 걸 보니, 여자들이 좋아하겠어~” “알지? 마지막엔 엉덩이 힘이 제일 중요하다던데. 엉덩이는 괜찮나?” 이런 식으로 노골적인 언어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까지는 참을 수 있다고 쳐도 더 화가 나는 상황이 있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꽉 차서 몸이 살짝 붙기라도 하면, 마치 B를 벌레 보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일부러 붙는다고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고 말하는 것. 정말 닿고 싶지도 않은 건 정작 B인데도 그의 주변 여직원들은 그를 흘겨 본다.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에 B는 오늘도 그만두고 싶다. SOLUTION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은 꼭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다. 많은 남성들 역시 ‘장난, 농담’이라는 미명 뒤에 숨은 직장 내 성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이 사실. 우리 형법(제298조)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0조 제1항)에서는 추행의 피해자를 여자로 한정하지 않고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B의 사례에서 여 상사의 행동은 강제추행 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도 처벌이 가능한 행동이다. 직장 내 성희롱은 가해자와 피해자 둘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동료들 역시 방관자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므로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 남녀 불문하고 직장 내 성폭력에 노출되었을 때, 전문 상담기관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심리적, 법적 도움을 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과를 받는 것부터 고용노동부에 진정 절차까지 돕고 있기 때문.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들이 어떻게 상황을 극복했는지 궁금하다면 한국여성민우회에서 발간한 <평범한 용기 ? 직장 내 성희롱, 모두를 위한 안내서>를 참고할 것. 3. C “아니 대체, 여자를 어떻게 보고 있는거죠?”지난 금요일 밤, 이태원의 으슥한 골목을 혼자 걸어가고 있던 C에게 흑인 한 명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어디가? 나랑 놀래?” C는 그를 한 번 쳐다본 뒤, “집에 가는 중이에요.”라고 답했으나 그는 C를 끈질기게 쫓으며 계속 말을 걸었다. “나랑 놀자. 나 괜찮아. 한국 여자들은 나 좋아하던데?” C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빠른 속도로 걸어갔다. 그때 뒤에서 흑인 큰 목소리로 C를 불렀다. “야, 나 무시하는거야? 여기 보라고? 이래도 나랑 안놀아? 내꺼 완전 괜찮거든!” C가 뒤를 돌아봤을 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골목길엔 흑인과 C 둘 뿐이었고 그는 바지를 내리고 발기된 성기를 손에 쥔 채로 A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던 것. C는 서둘러 골목길을 벗어나 큰 길로 향했다. 마음이 안정된 뒤 드는 생각, ‘왜 신고하지 않았을까?’  SOLUTION ‘외국인’이라서 경찰에 신고해봤자 처벌받지 않을까? 하는 오해는 금물. 우리 형법은 속지주의(대한민국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선 범죄인의 국적여하를 불문하고 대한민국 형법을 적용하여 처벌한다는 원칙)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에서의 범죄행위에도 대한민국 형법을 적용하여 처벌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C가 만난 흑인 변태는 분명한 형법상의 강제추행 또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3호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는다. C와 같은 상황에 빠졌다면, 당황하지 말고 스마트폰을 들자. 그리고 112만 누를 것.4. D “그 때, 나한테 왜그랬어?”8년 전 일이다. 부모님의 맞벌이로 혼자 집에 있던 시간이 많았던 D의 집에 옆집 오빠는 자주 놀러 왔다. 어느 날 옆집 오빠는 함께 누워 영화를 보자고 했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자주 어울렸기에 아무 생각 없이 누운 B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를 보자던 옆집 오빠가 자꾸만 D를 더듬었기 때문. 처음엔 D는 옆집 오빠의 실수라 생각해 가만히 있었는데 옆집 오빠는 점점 대담하게 D를 만졌다. 가슴에 손을 대는 순간, D는 무서워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D의 가만히 있는 행동에 옆집 오빠는 D의 허벅지 안쪽부터 팬티 속까지 더듬었다. D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화장실로 도망갔고, 옆집 오빠는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D는 여전히 옆집을 지나가는 것이 두렵다. 스무살이 된 D는 지금도 남자의 손이 스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SOLUTION 피해자 D의 어렸을 적 경험은 분명한 강제추행으로 옆집 오빠에게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 성폭력 상담소를 찾아 법적인 대응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 역시 급선무. 혼자 이 문제를 가지고 앓는 것보단 주변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 심리적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D와 같은 상황에서 형사 고소를 할 경우, 미성년자였던 D가 별도의 증거 수집을 못하였을 확률이 크므로 고소를 마음먹은 시점에서 옆집 오빠에게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통해 과거 범행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옆집 오빠로부터 과거 범행에 대해 인정하는 취지의 대답을 받아 그러한 전화 내용을 녹취하거나 문자를 확보하는 등 증거 수집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텐가? 혹시 모를 위기 상황에 똑똑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태권도, 달리기, 검도, 유도 등 운동을 통해 순발력과 힘을 기를 것. 가해자가 한 번 시도 해봤다가 자기에게 대항하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면 오히려 움츠러드는 경우도 잇기 때문. 위험은 내 힘으로 모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운동을 배워두거나 호신술을 익혀두는 것도 좋은 방법! 여성들이 스스로 몸을 지킬 수 있도록 셀프 디펜스 운동을 가르치고 있는 스쿨 오브 무브먼트의 셀프 디펜스 동작을 참고해보자.SOS! 알아두면 유용할 성폭력 관련 전화번호 112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번호. 신고자의 위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신고내용 전담분석관을 배치하고, GPS 방식을 도입해 위치 파악을 하는 등 성범죄 관련한 제도 개편이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117  여성폭력피해자 긴급지원센터. 모든 범죄를 통합적으로 담당하는 112에 비해 성폭력과 학교 폭력 신고를 전담해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상황을 안내 받을 수 있다. 1366  여성긴급전화 1366 경기북부센터. 위기에 빠진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1주일간 숙식과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보호시설을 갖추고 있다.  3400-1700  원스톱지원센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증거채취부터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의료지원, 상담지원, 수사지원, 무료법률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기관. 여성경찰관, 전문상담원, 응급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해 지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