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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섹스 중독자의 고백

“자꾸 생각나.” 몸 안 깊숙한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섹스에 대한 잦은 갈망이 당황스러운 적이 있다면? 섹스 중독은 어쩌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BYCOSMOPOLITAN2017.06.04



섹스를 해야만 스트레스가 해소돼요 - A(31세, 마케터)

 “배 안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기분이었어요.” 자신이 섹스 중독일지도 모른다고 말한 A가 꺼낸 첫 마디였다. 그녀는 자신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고등학생 때 느꼈다고 했다. “잠자리에 들면  배 안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성욕이 들끓었던 거예요.” 단순히 성욕이 조금 남다를 뿐이라 여겼던 그녀가 자신이 섹스 중독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건 최근 몇 년 사이다. “회사에서 일하다 갑자기 섹스를 하고 싶단 생각이 들고 화장실에 가보면 팬티가 젖어 있는 날이 잦았어요. 생리가 다가오면 더 심해졌고요. 생리 전엔 다들 성욕을 느낀다고 하는데 저는 그 강도가 셌어요.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는데 내 몸 안에 있는 모든 구멍을 다 막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럼 누군가와 잤어요. 무조건.” 그녀는 다양한 남자와 잔다고 말했다. 아니, 자야만 한다고 했다. 섹스를 하지 않으면 잠이 들기 어려운 날도 있었다. A가 이를 단순히 ‘강한 성욕’이 아니라 섹스 중독이라 생각하게 된 것은 그녀가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섹스를 이용하고 성행위를 통해서만 강한 안정감을 느낀다는 걸 인지하고부터였다. “저의 섹스 중독은 회사를 다니면서 발현됐어요. 변화된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꼈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땐 꼭 누군가와 하룻밤을 보내야 했어요.” 스트레스로부터 오롯이 벗어날 수 있는 순간은 섹스할 때뿐이라고 A는 말했다. “섹스를 하는 순간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잖아요.” A는 남자와 자신의 몸이 포개지는 순간, 그의 무게가 자신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아기를 재울 때 싸개로 꽁꽁 싸매거나 위에 쿠션 같은 걸 얹어주면 잘 잔다고 하잖아요. 그 경우랑 비슷하지 않나 싶어요.” 실제로 섹스 중독은 대부분 어렸을 때의 잘못된 애착 관계에서 발현된다는 사실이 A의 말을 뒷받침한다.  A는 많은 남자를 만났고 또 만나고 있지만  일회성으로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남자를 만나면  대부분 잠자리로 이어졌어요. 첫 만남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었죠. 애인이 아닌 남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게 좋기만 했던 건 아니에요. 자고 나면 우울해지기도 했어요. ‘나는 왜 이렇게 본능에 약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남자와 자고 싶고, 섹스를 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생각이 더 컸죠.” 그렇다면 섹스 중독은 A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녀는 가장 먼저 몇 년간 연애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자들을 만나면서 늘 첫날부터 잠자리를 가진 게 연애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란 생각이 들었지만 제어가 잘되지 않았죠. 그래도 당장의 본능이 그리고 강박이 더 컸어요.” 그녀는 알고 지내던 친구나 선후배와 하룻밤을 보낸 뒤 관계가 서먹해진 일도 많다고 했다. 성 중독 치료를 받고 싶은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말했다. A는 자신이 섹스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거나 섹스가 데이트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자신의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