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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언더웨어’ 다이어리

데이트를 앞두고, 여자들은 겉옷만큼이나 언더웨어 스타일링을 점검한다. 세심하며, 꼼꼼하고, 민감하게. 그렇다면 남자들은 어떨까? 소설가 K가 자신의 속옷 다이어리를 코스모에 털어놓았다. 첫 데이트부터 연애 5년째에 이르기까지 그의 속옷 진화기를 공개한다.

BYCOSMOPOLITAN2017.06.02



 첫 데이트  펑퍼짐한 호박 팬티 NO 타이트한 복서 브리프 YES

드디어 그녀와의 첫 데이트. 영화를 보기로 했지만, 첫 데이트가 첫 잠자리로 이어질지 모를 일이다. 어쩌면 그녀는 혹시 나를 위해 아래위로 속옷을 맞춰 입었을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당연히 나도 그에 맞는 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렌지 색 무드등에 어울리는 정열의 붉은색 팬티를 입을까? 아니면 심플한 네이비 색 팬티를 입을까? 아무래도 처음이니, 패턴이 들어간 건 좋지 않을 것 같다. 역시 심플한 무지여야 깔끔해 보이겠지. 물론 정력에는 펑퍼짐한 호박팬티가 더 좋다지만 오늘은 스키니한 핏의 청바지를 입을 예정이니 타이트한 복서 브리프가 좋겠지? 힙업 효과가 있어서 침실에서 가장 섹시해보일 수 있는 스타일이니까! 밴드부분이 제법 럭셔리하게 돋보이는 프레드페리나 캘빈클라인을 입어야 겠다.  


 세 번째 데이트  펑퍼짐한 팬츠 맞춤형 박시한 팬티!

오늘은 그녀가 우리 집으로 오기로 한날. 며칠 운동을 안했더니 아랫배에 살도 조금 찐것 같다. 괜한 자국이 남는 타이트한 브리프보단, 펑퍼짐한 반바지에 어울리는 박시한 팬티를 입어도 좋을 것 같다. 박시한 팬티는 발기한 내 보물의 팽창에 제한을 두지 않는 효자 아이템! 더불어 반바지를 입고 있어도 좀 더 우람해 보이는 효과도 있을거다. 그럼 그녀에게 야릇한 상상을 하게 해줄지도 모르겠지? 그래, 좋아. 오늘은 박시한 팬티닷!


 연애 1년째  좋아, 내 팬티 자연스러웠어!

오늘은 오랜만에 그녀와 잠자리를 할 것 같은 날. 그녀의 문자를 보니 예감이 그렇다. 그럼 나도 이벤트나 한 번 해볼까? 심벌 부분에 수도 꼭지가 그려진 팬티, 젖소가 그려진 팬티, ‘빵빵’하는 권총이 그려진 팬티.... . 아, 지금 입고 있는 팬티도 괜찮을 것 같은데? 카키색 바탕에 밀리터리 무늬. 캬. 강인한 군인 느낌 팍팍 들잖아? 비록 밴드 부분이 조금 늘어나긴 했고, 오늘 아침에 갈아입는 걸 깜박하긴 했지만. 뭐 향수 정도 살짝 뿌려놓으면 괜찮겠지. 굳이 오늘을 위해 너무 새 팬티를 사 입은 것 같은 어설픈건 나랑 어울리지 않으니까 말야. 후훗.

 

 연애 3년째  구멍나도 괜찮아

잠깐. 이게 뭐야. 팬티에 구멍이 나있잖아. 이런 젠장. 지난 번에 버린다는 걸 깜박했네. 뭐 어때. 이게 진정한 내 모습인걸. 그녀도 이해해줄거야.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