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LO GIRL, 정려원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화장기 없는 얼굴에 헝클어진 웨이브 머리. 꾸밈없는 모습이 매력적인 배우 정려원을 뉴욕에서 만났다. | 셀럽,스타,인터뷰,화보,정려원

자유롭게 웃고 즐기는 그녀의 행복한 한때.셔츠, 팬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뉴욕은 얼마 만에 오는 건가요? 딱 1년 만에 왔어요. 예전에 뉴욕에서 6개월쯤 살았고 그 후에도 두 달 정도 친구랑 지낸 적이 있는 도시라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친근한 곳이죠. 뉴욕에 살며 받은 인상이 있다면 화려해서 더 외로운 도시라는 거예요. 뉴욕에 오면 이곳에 사는 사람보다 여행자가 더 많은 듯한 느낌을 매번 받아요. 사람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항구와 같은 느낌이랄까요?뉴욕에 오면 꼭 빼먹지 않고 하는 건 뭐예요? 일단 제가 좋아하는 전시를 챙겨 보죠. 빈티지 숍에서 쇼핑을 하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북카페도 가고, 바나나 푸딩을 찾아 먹는 것도 좋아해요. 여행하면서 가장 좋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누군가는 공항에서의 탑승 대기 시간을, 또 어떤 이는 새로운 도시에 도착한 순간을 가장 특별하게 기억하기도 하죠. 저는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 나라의 언어가 겹쳐 나는 소리를 들으면 굉장히 흥분이 돼요. 사람들의 말이 겹쳐 만들어내는 소음이오. 새로운 도시 안으로 들어왔단 느낌이 확 들거든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계속 팬들을 만나고 있지만 공식적인 작품은 드라마 <풍선껌>이 마지막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저는 촬영을 하고 있을 때보다 작품을 쉬는 기간에 무엇을 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2015년에 <풍선껌>이 종영했으니 휴식기가 짧은 편은 아니죠. 이 기간을 의미 있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선 책을 많이 읽어요. 남의 이야기 듣는 거 재미있잖아요. 운동도 꾸준히 하는 편이고 미친 듯이 놀 때도 있고요.캐스팅 제의가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 작품을 고를 땐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봐요? 과거엔 그 캐릭터에 마음이 가는지가 가장 중요했어요. 하지만 서른을 지나고 나선 대본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대본이 훌륭한데 캐릭터까지 좋으면 엄청난 선물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라이더 재킷에 셔츠와 스커트를 매치해 완성한 모던 룩.라이더 재킷, 셔츠, 스커트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슈즈 랄프 로렌 컬렉션.출연했던 작품 중 아직까지 마음이 저릿해지는 캐릭터가 있나요?며칠 전에 친구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어요. 대화의 결론은 ‘가장 고생했던 캐릭터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거였죠. 하하. 몇 개가 생각나는데 그중 가장 아끼는 캐릭터는 영화 <김씨 표류기>에서 히키코모리로 분했던 ‘여자 김씨’ 역이에요. 그 영화를 찍을 때 한곳에 갇혀 오랜 시간 촬영을 한 탓인지 한동안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패닉이 왔어요. 그 정도로 캐릭터에 강하게 몰입했던 시간이었죠. 예정된 다음 작품이 있나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왠지 밝은 작품으로 인사를 드리게 될 것 같은 느낌? 작품을 다시 시작할 때까진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려 노력할 거예요. 그림은요? 사실 정려원은 여가의 대부분은 그림을 그리며 지낼 줄 알았어요. 작업실의 배관 공사를 시작한 이후론 전혀 가질 못하고 있어요. 엄청 춥거든요. 하하.그래도 작업실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인데 좀처럼 자신이 그린 그림을 대중에게 공개하진 않죠. 실력 있는 작가들의 무수한 작품이 기회가 없어 대중에게 선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 상황에서 제 작품을 섣불리 공개하기가 어려워요. 아트 컬처 신이 좀 더 풍성해지고 또 넓어져 그런 작가들에게도 기회가 골고루 돌아갈 때, 그때 저도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가 아닌 다른 활동을 할 땐 ‘요아나’라는 이름을 쓰죠. 정려원이 아닌 요아나로 살 때 달라지는 건 뭔가요?이렇게 비유하면 될 것 같아요. 정려원은 온라인이고 요아나는 오프라인이에요. 저는 그 둘의 간극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대중에게 나설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완전히 같을 순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모든 순간을 솔직하게 대하려는 마음은 같지만요. 저를 얼마나 열어서 보여주느냐의 강도 차이인 거죠. 피아노 앞에 앉아 장난스러운 포즈를 취했다.라이더 재킷, 드레스, 슈즈 모두 폴로 랄프 로렌.배우, 아티스트 등 다양한 통로로 움직이는 정려원의 행보를 대중은 흥미로워하죠. 최종 종착지는 무엇이 될까요? 최종 목표는 없어요. 다만 예전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제 묘비명에 뭐라고 쓰면 좋을지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그때 한 말은 “현실에 얽매여 있을지언정 자유롭게 살다 간 희망적인 여자”였죠. 저는 그렇게 살고 싶은 거 아닐까요? 그런 삶을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하고 또 도움이 되는 존재는 누구인가요? 작년 여름에 런던과 파리에 함께 여행을 갔던 친구들과 함께 ‘드리머스’라는 아트 그룹을 만들었어요. 저는 그들과 계속 많은 것을 눈으로 보고, 함께 이야기하고, 즐기며 성장할 생각이에요. 훗날 그 친구들과 함께한 작업이 쌓이면 전시도 하고요. 많은 여자 연예인 동료들과 친분이 있는 걸로도 유명한데, 여자들의 우정은 남자들의 우정과 결이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나요? 여자들의 우정은 훨씬 더 섬세하죠. 어떤 문제에 답을 내놓기보단 함께 고개를 끄덕여주는 법을 알죠. 여자들은 대부분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공감받기를 원하잖아요. 그런 것에 더 위로를 받고요. 오랜 시간 친구들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방법이 있나요?  저도 오랜 시간 알고 지냈던 친구와 연이 끊긴 적이 있어요. 그런 경험을 통해 배운 건 친구와도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단 거예요. 친구 사이에서도 단호함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저도 여전히 다양한 관계를 통해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배우, 아티스트, 여자로서 정려원의 30대는 20대와 어떻게 달라졌나요?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세월을 견디며 얻는 것은 분명히 있죠. 20대엔 사람들의 눈을 많이 의식했어요. 30대가 되고 나서는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저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