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혹시 발표 불안 장애일까?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창백한 얼굴, 떨리는 목소리, 등에 흐르는 식은땀, 사시나무 떨듯 흔들리는 손…. 프레젠테이션을 하느라 청중 앞에 서거나, 회식 자리에서 사람들 이목이 집중됐을 때의 당신 모습은 아닌지? 떨지 않고 말하는 것은 커리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직결된다. 올 연말, 각종 모임과 회의에서 발표 불안을 극복하고 당신이 원하는 바를 온전히 말하고 싶다면 이 칼럼을 숙지하자.::불안, 장애, 불안장애, 발표, PT, 프레젠테이션, 비지니스, 회사생활, 회사, 커리어, 커리어팁, 수전증,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불안,장애,불안장애,발표,PT

떨려도 괜찮다고 생각해라 “전 면접 때문에 망했어요.” 취준생 A는 한숨을 내쉰다. A는 나쁘지 않은 학벌로 대부분 서류 면접에선 통과하지만 문제는 면접. 이력서에 잘 써낸 이력도 면접관이 다시 물으면 버벅거리기 일쑤고, 면접관들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면 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리며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대답을 계속 번복하며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다 나온다.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바닥에 땀이 나면서 입이 마르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표 불안’ 혹은 ‘발표 장애’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발표 불안증은 대부분 경험하는 것이다. <말의 기술>의 저자인 김상규 스피치 개인 코칭 전문가는 ‘괜찮아, 난 떨지 않아’라고 부정할 게 아니라 ‘나는 지금 심하게 떨린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떨린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침착하게 현재 상황을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상규 전문가는 아울러 사전에 연습을 충분히 하라고 권한다. 창틀이나 책상 위에 휴대폰 카메라를 놓고 본인이  면접 예상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을 찍어 관찰해보자. 이런 ‘모니터링 트레이닝’을 반복하면 점점 발표 기술이 늘고 긴장감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만 좀 움직여라! 당신이 연단에서 떨고 있다는 사실을 가장 잘 드러내는 건 보디랭귀지다. 미국의 저명한 스피치 강사이자 TED 강연문과 미국 의회 멤버들을 위한 연설문을 다수 작성한 닉 모르간 박사는 “우리 뇌는 보디랭귀지를 가장 먼저 감지한다”라고 말한다. 그는 말하는 내용과 보디랭귀지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청중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조언한다. 또한 “그들이 당신의 몸이 어떤 말을 하는지 보느라 정작 말하는 내용에는 귀 기울이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당신이 긴장할 때 습관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미리 파악하는 게 좋다고 한다. 팔짱을 낀다고? 그러지 말아라. 그런 행동은 당신이 두려워하고 있거나 부정적인 마음 상태라는 분위기를 전달한다. 또한 억지웃음을 짓거나 인상을 찌푸리지 말아야 한다. 쉼 없이 무대를 걸어 다니는 것도 좋지 못한 습관. 무대 위에서 목표 없이 이리저리 걸어 다니는 발표자를 보는 건 생각보다 더 청중을 괴롭게 만든다는 걸 염두에 두자.보고 읽는 한이 있어도 내용이 먼저다  경력직으로 이직한 B. 그녀는 7년 차 직장인으로 지금까지 별 무리 없이 일해왔고 이직을 하며 팀장이 됐다.문제는 팀장이 되니 회사 간부들 앞에서 발표와  스피치를 할 기회가 늘었다는 거다. 연륜이 적지 않으니 무리 없이 해낼 거라고 생각했지만 요즘 그녀는 프레젠테이션 날만 되면 이직을 하지 말 걸 하고 후회 중이다. B씨의 착각처럼 어떤 이들은 연륜이 쌓이면 발표를 자연스럽게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입사원만 발표 불안을 겪는 것은 아니다. 경력직으로 이직한 사람이 새로운 회사에서 스피치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떨지 않고 말 잘하는 법> 저자인 스피칭 교육기관 다이룸 센터의 송원섭 원장 또한 소위 ‘연륜’이 ‘발표 연륜’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력을 쌓고 성장했다 해도 그 지식이 발표 연륜과는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 김상규 전문가는 이런 식의 연단 공포는 옮겨 간 회사의 환경이나 업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나면 생각보다 빨리 자연스레 없어질 거라고 말한다.. 그래도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기고 싶다면 다음 팁을 따르자. 회사라는 공적인 스피치 환경에서는 화려하고 유창한 언변보다는 말하는 내용에 더 관심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 따라서 스피치를 떨지 않고 유창하게 잘하는 것보다 내용만이라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달해야 하는 내용을 정리해 간단한 문서나 메모로 만들어 활용하자. 처음에는 보고 읽더라도 몇 차례 반복하다 보면 문서나 메모의 의존도가 줄어든다. 당신은 랩을 하러 연단에 오른 게 아니다 지나치게 긴장하면 단어가 입 밖으로 쏟아지듯 빠른 속도로 말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달력이 떨어져 무슨 말을 했는지 청중들이 이해는커녕 알아듣지도 못하게 된다. 닉 모르간 박사는 무대에 서서 청중을 훑어보고 머릿속으로 천천히 셋까지 센 후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라고 말한다. 이는 보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주는 동시에 스스로의 잠재의식에 당황할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게 돼 긴장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스피치 특강>의 저자인 백미숙 스피치 전문가 또한 단상에 올라가자마자 바로 발표를 시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우선 3초 정도 길게 호흡하며 발표장을 천천히 둘러본 다음 2초 정도 편안하게 심호흡을 한 뒤 시작하라는 것. 이렇게 하면 오히려 발표자의 여유가 느껴져 바라보는 청중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정반대의 롤모델을 설정하라 ‘롤모델’은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사람을 뜻한다. 그래서 대개는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 더 성공한 사람을 롤모델로 정한다. 하지만 그 반대를 롤모델로 삼는 경우도 예상외로 효과가 좋다. 특히 스피치 연단 공포증이 있는 이들은 가뜩이나 스피치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는데 자신보다 스피치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 차라리 자신보다 더 떨고, 더 못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나 정도면 괜찮은 거야!’라는 생각으로 스피치를 시작해보라. 그 순간부터 스피치에 대한 부담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은 진짜 괜찮다! 실패한 기억에서 벗어나라 자신이 발표 불안이나 떨림 증세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 그것을 깨닫는 순간이 중요하다고 송원섭 원장은 말한다. 어떨 때 덜 떠는지, 호흡이 가빠지고 얼굴이 붉어지는지 등 자신의 증세가 어떤지를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발표 불안은 나쁜 기억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자신이 발표하며 실수한 경험이나 청중의 찌푸린 인상 등이 머릿속에 남아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직장인 C는 경상도 사투리로 발표하는 자신을 보며 팀원들이 웃었던 기억 때문에 발표 장애가 생겼고, 이에 대한 트라우마를 극복함으로써 발표 불안 문제를 해결했다. 이처럼 발표 장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문제가 발생했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문제를 일으킨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실패한 발표의 기억을 단순히 되새겨 힘들어하지 말아라. 발표는 정신력으로 하는 게 아니다불안감은 단순히 정신력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정신력을 강하게 단련한다고 해서 발표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 발표 장애가 있는 사람은 대개 타인의 판단이나 반응에 민감한 편이라 억지로 담력을 키우면 오히려 수치심, 좌절감 같은 것이 스트레스가 돼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발표 불안증이 있다고 해서 자신을 나약하고 소심한 사람, 정신력이 약한 사람이라고 여겨선 안 된다. 아무리 담력이 강해도 발표 경험이 부족하거나 실패한 기억이 많으면 불안감에 짓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