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P, 캘리포니아에 아몬드 따러간 사연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광활한 캘리포니아 땅에 와이너리만 있는 줄 알았나? 이곳의 상징적인 풍경에 추가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전 세계 생산량의 83%를 차지한다는 황금빛 아몬드 말이다. 캘리포니아에 아몬드 따러 가서 먹고 마시고 돌아온 이야기.::캘리포니아, 미국, 아몬드, 먹방, 여행, 후기, CIA, 레스토랑,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캘리포니아,미국,아몬드,먹방,여행

(왼)외피는 사료로 껍질은 깔개로 알맹이는 내 뱃속으로! 아낌없이 주는 아몬드. (오)아몬드의 생애 주기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늘어놓았다.캘리포니아에 아몬드 따러 간다고?“이번 출장에선 힐링 좀 하고 오려고요.” 힐링을 앞세운 혹세무민 마케팅에 질색해왔건만, 내 입에서 닳고 닳은 그 단어가 튀어나올 줄이야. 소울 푸드는 MSG 팍팍 뿌려진 정크푸드, 평정심을 되찾고 싶을 때 즐겨 듣는 노래는 ‘하이웨이 투 헬’이며, 대형 쇼핑센터에만 들어서면 인생을 낙관하는 내가 얼마나 통상적인 ‘힐링’과 척진 사람인지를 굳이 설명하는 건 입만 아픈 일인 것 같다. 그렇게 살아오길 반칠십 년. 내가 너무 막 살았나? 남은 건 여기저기 삐걱대는 몸과 나날이 바스러져 부스러기가 돼가는 멘탈뿐이다. 전과 뺨치는 9월호 마감에 지쳐 물에 젖은 빨래마냥 축 늘어져 있던 나를 일으킨 건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의 초대장. 아, 캘리포니아라니. 이 얼마나 상징적인 다섯 글자란 말인가! 태평양의 파도 위를 누비는 구릿빛 살결의 서퍼들, 햇살 냄새가 묻어날 것 같은 싱그러운 미소의 캘리포니아 언니들, 곧 내 혈관을 타고 흐를 보랏빛 포도알이 영근 와이너리가 나를 반길 것 같은! 너무 전형적이라고? 그렇다면 캘리포니아에서 아몬드를 딸 수 있다는 이야기는 어떤가? 미국 최고의 셰프를 양성하는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서의 쿠킹 클래스는? 본전이고 뭐고 하루 딱 하나만 해도 ‘좋은 여행이었다!’고 만족하는 게으른 여행자인 나에게, 캘리포니아의 자연과 건강한 미식을 경험하게 해주겠노라는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의 유혹은 너무나 달콤한 것이었다. Day 1. 사람만 좋냐? 아몬드도 살기 좋다! 센트럴 밸리샌프란시스코 공항 밖은 완연한 가을이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인 ‘로다이(Lodi)’까지는 동쪽으로 100마일. 서울에서 대전 정도의 거리인데 무려 10℃ 정도 차이 나는 로다이에는 아직 후끈한 열기가 남아 있다. 물론 찜통 같던 서울에 비하면 쾌적하기 그지없다. 눅눅한 이불이며 홍고추 따위를 마당에 널어두고 바삭하게 말리기 딱 좋았달까. 태평양에 인접한 캘리포니아는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엔 덥지만 건조하고 겨울은 온화하고 습한 편인데, 이런 기후는 사람뿐만 아니라 포도 그리고 ‘아몬드’가 자라기에도 딱 좋은가 보다. 특히 ‘센트럴 밸리’ 일대는 세계에서 아몬드 재배 생산성이 가장 뛰어난 지역으로 손꼽히는데, 미국 내 아몬드 생산량의 100%, 전 세계 아몬드 생산량의 83%가 여기에서 나고 있다. 자그마치 한국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땅덩어리에서 포도만 날 거라고 생각했다면 이제 업데이트가 필요하단 얘기다. 지난 2년간 한국의 캘리포니아 아몬드 수입 규모는 2억3천5백만 달러. 5년 새 60%가 증가했는데, 캘리포니아 아몬드 수출 시장에서 일곱 번째로 큰 규모라고 한다. 지금 당신 손에 들린 아몬드는 99.99% 이곳 캘리포니아 땅에서 나고 자라 까다로운 한국의 품질 규격에 적합하다 판정받은 ‘우등생 아몬드’란 소리다. 이역만리 한국 땅의 기자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의 호스트인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는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아몬드의 재배 농가와 가공 업체를 관리하고 후원하는 비영리 기관이다. 1950년 미 의회에서 설립해 현재 미 농림부의 관리 아래 캘리포니아의 6천여 재배 농가를 대표해 아몬드의 생산 및 가공, 마케팅까지 전방위적인 연구와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Chilling with Almonds 먹어도 된다. 하지만 한두 번쯤은 피부에 양보해보길. 아몬드 오일 & 아보카도 피부 진정 보습 팩 재료 스위트 아몬드 오일·꿀 1큰술씩, 아보카도 1/2개HOW-TO 아보카도를 으깨 죽처럼 만든다. 여기에 꿀과 아몬드 오일을 넣고 섞는다. 얼굴과 손, 목 등 보습과 진정이 필요한 부위에 바르고 15~20분 정도 지난 뒤 미온수로 씻어낸다. 아몬드 커피 보디 스크럽  재료 아몬드 밀크 2컵, 커피 가루 1컵HOW-TO 아몬드 밀크와 커피 가루를 볼에 넣고 섞는다. 팔꿈치나 발뒤꿈치처럼 건조하고 각질이 많은 부위에 발라 원을 그리듯 마사지하고 씻어내면 끝! (왼)아몬드가 익기 시작하면 외피가 벌어진다.Day 2. 캘리포니아에 아몬드 비가 쏟아지던 날드디어 아몬드를 따러 가는 날! 마치 선진 농업을 시찰하러 나서는 영농 후계자의 마음으로 아몬드 농장으로 향했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농가의 90% 이상은 가족 농가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만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의 정도도 남다르다. 환경과 이웃, 고용인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추구하는 이곳의 농장주들은 그만큼 자부심도 강하다. 우리가 향한 곳은 피픈 가족이 3대째 운영하는 ‘트레베일&피픈(Travaille & Phippen)’ 농장. 아아, 근데 내가 <전원일기>를 너무 많이 봤나. 8월에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수확이 한창이라는 아몬드 농장 안엔 사람이라곤 우리 일행뿐이다. 대부분의 과정이 ‘장비’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던 거다. 그도 그럴 것이 웬만한 아몬드 농장은 1만 평이 넘기 일쑤라 손으로 수확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 기계가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야 망치로 일일이 가지를 두드리며 아몬드를 떨어뜨렸다지만, 지금은 ‘셰이커’라는 장비가 아몬드 나무를 붙잡고 진동을 줘 흔들면 아몬드 열매가 마치 소낙비처럼 후두두 땅에 떨어진다. 잘 익어 떨어진 아몬드를 ‘스위퍼’라는 장비를 이용해 밭이랑처럼 쌓아두면 픽업 장비가 쓸어 담아 공장으로 보내는데, 마치 ‘월-E’와 친구들을 닮은 것 같은 장비의 맹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공장에 모인 아몬드는 탈피기, 탈각기 등으로 외피와 껍질이 제거되고, 수차례 기계와 로봇, 사람의 협공을 거쳐 크기와 모양, 상태별로 분류돼 저장된다. 공장 설비는 태양열로 가동하고 아몬드의 외피는 소의 사료로, 껍질은 가축의 깔개로 만들어 끊임없이 ‘지속 가능한 아몬드 농업’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CIA 그레이스톤 캠퍼스 전경.Day 3. 미식의 산실, CIA 투어나파 밸리에 위치한 CIA에서 아몬드를 활용한 건강 간식 레시피를 전수받기로 했다. 첩보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 CIA가 아니다. 미국 요리의 명문으로 알려진 그 CIA다.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CIA는 미국 내에만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에 캠퍼스가 있다. 우리가 방문하기로 한 곳은 나파 밸리 중심부에 자리한 ‘그레이스톤 캠퍼스’. 나파 밸리로 와이너리 투어를 온 미식가와 휴양객과 주당들이 여기 레스토랑에 들러 식사하는 것이 하나의 코스처럼 여겨져 3개월 치의 예약이 꽉 찼을 정도다. 그레이스톤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조리법에 신선한 감각을 더해 차려내 그 어느 곳보다 창의적인 요리를 만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한다. (왼)먹방 인생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스테이크! , (오)CIA 레스토랑 키친 내부를 슬쩍 엿봤다.어쨌든 말로만 듣던 CIA에서의 쿠킹 클래스라니! CIA의 톱 클래스 셰프인 토드 카와치에게 ‘미각’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 그의 지도하에 아몬드와 음료를 페어링하는 수업이 진행됐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제5의 맛으로 일컫는 ‘우마미(감칠맛)’를 살린 ‘우마미 아몬드 팝콘’. 버터를 발라 팡팡 튀겨낸 팝콘에 아몬드를 섞고 시치미와 간장, 김, 소금 등을 취향껏 넣은 뒤 가쓰오부시와 함께 버무려낸 아몬드와 팝콘의 조합은 그야말로 맥주를 부르는 맛! 토드 카와치 셰프는 여기에 배와 리치즙, 오이와 레몬주스, 라임 주스, 토닉 워터 등을 섞어 상큼한 풍미의 칵테일과 마리아주시켰는데, 과연 그 조합이 꿀맛이다! 이 밖에도 고추장, 커리 소스. 시나몬 가루 같은 얼핏 아몬드와 연결하기 힘든 일상적인 재료로 쉽고 빠르게 색다른 미각의 세계를 열어준 레시피를 접하며 “과연 CIA!”라며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 다양한 코스로 마련된 CIA의 쿠킹 클래스는 홈페이지(www.ciachef.edu)에서 직접 신청할 수 있으니 요리에 관심 있다면 참고하시길. abortion dc multibiorytm.pl abortion techniq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