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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호와 이주승의 독특한 케미

조각 같은 외모와 카리스마로 로맨틱 코미디, 액션을 넘나들다 이제는 ‘딸바보’로 더 유명해진 베테랑 배우 오지호. 그리고 묘하게 시선이 가는 얼굴로 임팩트 있는 역할을 도맡아온 충무로의 샛별 이주승.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남자가 조금 독특한 케미를 드러냈다.

BYCOSMOPOLITAN2016.09.21


 

골목길을 정복한 두 남자의 위풍당당한 자태.

(이주승)블루종 가격미정 서리얼 벗 나이스. 터틀넥 가격미정 코스. 팬츠 가격미정 앤디앤뎁. (오지호)블루종 가격미정 서리얼 벗 나이스. 터틀넥 가격미정 코스. 팬츠 가격미정 필립 플레인.


오늘 찍은 사진 마음에 들어요? 아까 오지호 씨가 이주승 씨한테 직접 포즈도 가르쳐주시고 보기 좋더라고요.

오지호(이하 ‘지호’) 저도 오랜만이라 어색하긴 했지만 하다 보니 새록새록 옛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주승(이하 ‘주승’) 제가 실제로 셀카 같은 걸 찍어도 잘생기게 나오질 않아요. 오늘 잡지 촬영한다고 내심 기대하고 왔죠.


이번에 개봉하는 <대결>이 액션 영화잖아요. 액션이야말로 배우들끼리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데, 두 분은 어땠어요? 호흡 맞추면서 좀 친해졌나요?

지호 영화에서 우리가 대립 구도라 거기에 좀 더 포커스를 맞췄어요. 특히 마지막 신에서는 감정이 폭발한 상태로 액션을 찍어야 해 들어가기 전부터 함께 연습을 많이 했죠.

주승 전 아무래도 선배님을 대하는 거라 약간 불편했어요. 하하. 제가 액션을 안 찍어봐서요. 액션 스쿨을 다녔는데 여전히 감이 안 오더라고요. 근데 선배님은 액션의 대가잖아요. 현장에서 많이 가르쳐주시고, 저한테 맞을 때 좀 더 세게 맞아주시기도 했어요. 그래서 호흡도 잘 맞고 액션이 잘 살지 않았나 싶어요. 

지호 사실 주승이는 액션이 처음이니까 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잘하고 싶어도 살짝 머뭇거리더라고요. 그래도 얘가 태권도 선수 출신이라 발차기는 잘하더라고요. 제 또래 배우들은 그게 안 돼요. 유연성이 점점 떨어지거든. 하하. 다음 작품 때는 더 잘할 거예요. 나중에는 막 여유 있게 “형~, 왔어?” 이러겠죠. 


이번 영화에서 오지호 씨는 처음으로 게임에 미친 사이코패스라는 악역을 맡았죠. <처용>에서는 형사 역할을 맡았는데 범인이 돼보니 어떻던가요?

지호 범인을 취조한 적은 있어도 취조를 당하기는 처음이었어요. 신기한 게 형사 반대편에서 태연하게 앉아 있으니까 절대적인 우위감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형사 역을 했을 때 그런 강한 악역을 만나면 ‘이 사람은 뭔데 이렇게 거만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이해가 됐어요. 반대로 형사의 감정도 다른 시각에서 이해가 됐고요. 내 자아가 둘로 나뉘어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주승 씨는 취업 준비라는 걸 해본 적이 없을 텐데 취준생인 ‘풍호’에게 공감하기 어렵지 않았나요? 

주승 의외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전 배우니까 맨날 오디션을 보잖아요. 공개 오디션에 가면 한쪽에선 막 “아아아악!” 소리 지르고 누구는 풍차 돌리기를 하고 있고, 분위기가 어마어마해요. 그걸 보면서 ‘내가 이 배역을 딸 수 있을까?’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는데 취준생들도 똑같더라고요. ‘내가 가진 스펙으로 여기서 선택받을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는 모습에서 공감대가 생겼죠.



 

“누가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 두려움은 없어요. 내가 그 사람을 위해 사는 건 아니니까. 일단 내가 행복한 게 중요하죠.”

손가락질 하나에도 무릎 꿇어야 할 것 같은 상남자 오지호의 눈빛.

블루종 1백19만원 캘빈클라인 플래티늄. 셔츠 가격미정 브로이어. 터틀넥 가격미정 휴고보스. 팬츠 가격미정 라르디니 by 신세계 인터내셔널. 스니커즈 49만9천원 풋 더 코처 by 유니페어.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만화책방에 가는 걸 좋아해요. 친구들이랑 만화를 보고 진지하게 토론을 하죠. 분명 허구인 걸 아는데도 그 캐릭터가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이 구역의 게임왕은 나야!' 플레이어들을 무찌르고 게임기에 걸터앉은 이주승의 포스 넘치는 모습.

코트 가격미정 에이카 화이트. 데님 트러커 재킷 95만원 겐조. 터틀넥 가격미정 보스. 팬츠 가격미정 휴고보스. 슈즈 11만9천원 마시모두띠.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작품 속에서는 물론이고 실물로 볼 때도 두 분 다 외모가 주는 인상이 강해요. 배우에게 인상은 자산 같은 건데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는 편인가요?

지호 그거야말로 제가 영원히 가지고 가야 할 숙제 같아요. 캐릭터를 한정 짓는 얼굴이라고 해야 하나? 반대로 주승이 같은 경우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얼굴이죠. 뭘 입혀놔도 잘 어울리니까. 우리는 입히기 전에 생각을 해야 돼요. 그런데도 끝까지 버티고 달려나가니까 숙제가 조금씩 풀리는 거 같아요. 애초에 제가 로코를 하게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주승 저도 아쉬움은 있어요. 여러 명이 앙상블로 어울리는 역할이 안 들어오거든요. 시나리오가 들어와도 감독님이랑 미팅하다가 제외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마다 하시는 말씀이 여러 명이랑 있으면 시선이 저한테 간대요. 얼굴이 묘하게 생겼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 그래서인 것 같아요. 

지호 주승이는 저 같은 사람이랑 해야 하나 봐요. 완전 정반대인 사람이오. 어떻게 보면 주승이한테도 그게 숙제인 거죠. 


정반대인 두 사람에게도 운동이란 공통점이 있어요. 주승 씨는 아까 얘기한 것처럼 중학교 때 태권도 선수였고, 지호 씨는 자타 공인 스포츠 마니아잖아요. 요즘엔 어떤 운동에 꽂혀 있어요? 

주승 전 배드민턴 좋아해요. 약수터에서 남자애들이랑 자주 하는데, 잘하진 못해요. 셔틀콕을 일직선으로 날려야 하는데, 맨날 포물선만 그리고 있거든요. 

지호 확실히 배우들은 스트레스를 풀려면 운동을 하는 편이에요. 술을 마셔서 푸는 데도 한계가 있잖아요. 배드민턴도 건전하니 얼마나 좋아요. 전 개인적으로 경기장이 넓은 운동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야구나 골프 같은 야외 스포츠요. 


그래도 약수터 배드민턴은 너무 건전한 거 아니에요? 영화에서는 ‘현피’ 알바를 하잖아요. 실제로 싸움 좀 해봤어요?  

주승 싸움은 잘 안 했어요. 하지만 길 가다가 어떤 아저씨가 폭력을 쓴다든지 누군가를 괴롭히고 있을 때 제가 붙잡았던 적은 많아요. 경찰서에 가서 칭찬받고 봉사상도 여러 번 받았어요. 

지호 야~, 너 멋있다. 역시 남자는 정의고 의리지! 남자들의 로망도 그런 거잖아요. 길 가다가 누군가가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면 내가 달려가 단숨에 제압! 아니면 ‘내 주먹으로 지구를 지키리라!’라는 정의감을 갖고 있죠. 지금은 그렇지 않잖아요. 이런 게 세대 차이인 것 같아요. 사회 정의도 바뀌었고요.

주승 확실히 예전에 남자들의 로망을 자극하는 소재의 작품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요새는 시비를 걸어도 그냥 맞아주는 추세죠. 

지호 예전 같았으면 누가 시비 걸어오는 순간 계급장 다 떼고 제대로 맞짱 떴죠.



 

슈트 핏도 남다른 오지호와 개성파 배우 이주승.

(오지호)슈트 2백20만원, 셔츠  가격미정 모두 바톤 권오수. 타이 18만9천원 브로이어. 슈즈 가격미정 생 로랑.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주승)슈트 1백50만원, 셔츠 가격미정 모두 바톤 권오수. 스카프 25만9천원 브로이어. 슈즈 39만8천원 레이크넨.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두 사람이 ‘정의’라는 코드에서 통할 줄은 몰랐네요. 지호 씨야 워낙 마초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주승 씨는 마냥 소년 같은 이미지인데 가만히 보니 터프한 구석이 있네요. 사랑 앞에서는 어떤 남자인가요?

주승 지금까지 연애를 되게 진지하게 했어요. 누가 “오래 가라~”라고 축복하듯 말하는 것도 싫어할 정도로요. 왠지 그 말 자체가 언젠가는 끝날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근데 연애를 2년 하고 헤어지고, 3년 하고 헤어지다 보니까 이제는 아무 생각이 없어요. 그냥  ‘2년 사귀면 오래간 거지, 괜찮아~’라고 생각해요. 막상 사귈 때는 무뚝뚝하고, 애정 표현도 잘 없죠. 원래 그런 성격인 거 같아요. 집에 있어도 부모님은 제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몰라요. 말도 안 하고, 거의 움직이지도 않으니까요. 

지호 근데 배우들이 대부분 그런 거 같아요. 혼자 있는 걸 즐기죠. 저도 어렸을 때 집에 있는데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나갈 땐 몰래 기어나가니까 더 모르고…. 지금이야 아내와 아이가 있으니까 몰래 나가진 않죠. 개인적으로 좋은 남편이 되려면 밖에서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집에선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 생기면 육아도 잘 도와주고요. 저도 일하고 집에 들어가면 정말 피곤할 때가 많지만, 아내가 밖에 잠깐 나가자고 하면 무조건 따라 나서요. 남편은 아내를 배려하고 아내는 그런 남편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이 행복한 부부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자신의 어떤 모습이 가장 멋진 것 같아요?

주승 츤데레 스타일로 배려할 때요. 감기 걸려 여자 친구가 병문안 온다고 했을 때 옮을까 봐 오지 말라고 하는데, 중요한 건 여기서 ‘옮을까 봐’라는 말을 하지 않는 거죠. 그냥 “오지 마. 보고 싶지 않아.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아” 이런 식으로. 그래 놓고 스스로 자신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지호 그럼 싫어하지! 근데 이해는 가요. 저도 어렸을 때 그랬거든요. 힘든 거 절대 내색 안 하죠. 여자들은 그런 거 진짜 모르더라고요. 그럼 또 나중에 서운해지죠. 


대화를 나눠보니 두 분이 은근 닮은 구석이 많은 것 같아요. 몰랐던 모습이기도 하고요. 앞으로 대중에게 더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가 있나요? 

지호 도전이란 단어를 쓴다면, 악역일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악역에도 단계가 있거든요. 4단계가 있다고 치자면 ‘한재희’는 2단계 정도예요. 사람을 해치는 것에 이유가 없어요. 스트레스 해소에 불과하죠. 다시 말해 그냥 나쁜 놈이에요. 이번엔 2단계를 해봤으니 나중에는 4단계짜리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추격자>의 하정우 같은. 그건 정말 연구도 많이 하고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도 이유를 다는 등 준비를 많이 해 대중한테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이미 해봤던 거긴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나 액션에 대한 욕심도 여전하고요. 

주승 전 더 이상 학생이나 무직이 아닌 직업이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특히 똑똑한 브레인을 해보고 싶네요. 바둑 천재, 피아니스트 등 집중해서 혼자 일하는 역할이오. 아니면 정부 프로그램을 해킹하는 해커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지호 잘 어울린다! 천재 화가 같은 거!

주승 아, 화가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점점 둘의 수다에 제가 끼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오지호와 이주승에게 서로는 어떤 존재가 됐나요?

지호 내가 갖고 싶어 했던 얼굴을 가진 후배죠. 모든 캐릭터가 백지처럼 스며들 수 있는 얼굴을 가졌잖아요.

주승 선배처럼 되고 싶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될 수 없는 선배님. 신을 만나 변신하거나 성형을 하지 않는 이상 절대 불가능하죠.

지호 너랑 나랑 나중에 페이스오프 영화 한 번 찍자. 내가 막 주승이처럼 연기를 하는 거지.

주승 그러려면 이제부터 저희 같이 살아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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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eature Editor 박수진
  • Photographs by Choi Moon Hyuk
  • Stylist 연시우
  • Hair & Makeup (이주승)권순주, (오지호 헤어)임정호(아우라), (오지호 메이크업)김지영(아우라)
  • Assistant 이소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