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하태! 타이페이! |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KOREA)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 타이페이 101,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배경지인 단수이의 석양, 먹방깡패 스린야시장, 소원을 담은 풍등을 날리는 스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된 홍등 거리 지우펀… 대만 여행을 계획할 때 필수 코스로 넣는 곳들이다. 하지만 이번 여행기에 이곳들은 거짓말처럼 모두 빠져있다. 왜냐고? 땀 흘리는 거 싫어하고, 사람 많은 것도 싫어하며, 여행가도 늦잠자기 일쑤인 베짱이 에디터가 타이완행 비행기에 올랐으니까. 관광객 모드를 끄고 현지인 모드를 켰더니 오히려 트렌디하게 놀다 온 대만에서의 3박 4일.::여행, 대만, 타이페이, W호텔, 여행트렌드, 해외, 먹방, 후진트리거리, 핫팟, 비행기, 코스모폴리탄, COSMOPOLITAN | 여행,대만,타이페이,W호텔,여행트렌드

 스타일리시한 호텔 W 타이페이‘서울도 이렇게나 더운데 타이페이 니가 더워 봤자지!’ 예상은 틀렸다. 인천공항에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타오위안 공항에 내리자마자 폐속까지 덮치는 뜨끈한 타이페이의 온기는 서울의 공기보다 더 강렬했으니까. 파닥파닥 손 부채질을 하며 차에 올라 우리를 W 타이페이 호텔로 향했다. 공항에서 약 40분 정도 걸리는 W 타이페이 호텔은 타이페이에서 가장 번화가인 신이지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말인 즉, 그 유명한 타이페이 101을 5분만에 걸어갈 수 있고, 한큐 백화점, MRT 지하철 2호선 시정부(City Hall)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다. “호텔에 도착하면 깜짝 놀랄 거예요. 룸의 통창으로 타이페이 101의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W 타이페이만의 특별함이죠.” 홍보 매니저 크리스의 말에 영혼 없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호텔 29층에 있는 스펙타클룸에 체크인을 하고 나서야 왜 그녀가 그렇게 자신감에 찬 눈빛을 보냈는지 알았다. 어마무시한 타이페이 101의 뷰가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대만의 상징인 타이페이 101을 이렇게 독식(!)할 수 있다니… 완전 럭키인데? 안 나가고 그냥 여기 눌러 있으면 안되나?’라는 베짱이의 마음을 뒤로한 채, 조금 가벼운 차림으로 대만의 트렌드세터들이 모인다는 핫하디 핫하다는 W 타이페이의 우바로 향했다. 10층에 위치한 우바는 W 타이페이의 라운지로 매일밤 스타일리시한 파티가 열린다. 커다란 창 밖 너머로는 핑쿠핑쿠한 조명과 까만 밤하늘이 어우러진 야외 수영장이 있는데 다양한 국적의 언니, 오빠들이 수영을 하고 있어 꽤 이국적이면서 힙스러운 느낌이 든다(물론 수질도 높다!). W타이페이 우바의 칵테일을 한 잔 하고 나니 덥기만 했던 타이페이의 첫 밤이 점점 뜨겁게, 아니 화끈하게 변해갔다. 핫 뜨거뜨거 핫, 핫팟대만에서의 첫 저녁식사는 훠궈다. 대만 사람들은 핫팟이라 부른다. 한국의 포털 사이트를 통해 일정을 짠 많은 여행객들은 고기가 무한리필되는 ‘마라훠궈’를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싶었던 에디터는 W호텔 스텝의 추천으로 최근 오픈해 맛집으로 떠오른다는 미스터 밋(Mr. meat)으로 향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빠알간 생고기가 예쁘게 담아져 테이블 가득 깔리는데 눈깜짝할 사이에 침이 고여버린다. 이곳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개인냄비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고수 팍팍, 레몬 팍팍’의 특이 입맛이라 다같이 먹는 메뉴를 은근히 꺼리고 있었는데 올레를 외쳤다. 돼지고기, 소고기, 해산물, 어묵 등을 주문할 수 있고, 1인 2만원대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핫팟에는 화이트 와인을 꼭 같이 마셔야 한다는 미스터 밋 셰프의 말처럼 한 잔, 두 잔 마셨더니 이 낯선 곳이 점점 편해진다. 하하. 역시 술이 답인가! 24시간 오픈! 쳥핀슈띠엔 서점핫팟과 샴페인으로 몸을 뜨끈하게 채운 후 호텔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라? 좀 심심하다?’ 그렇게 호텔 밖으로 나가 혼자 밤놀거리를 찾던 중 한 서점을 발견했다. W 타이페이 5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2004년 타임지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 서점으로 전세계에 꽤 많이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24시간 운영하는 대형서점이면서, 책을 엄격하게 선정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선 늦은 밤까지 환한 건물 안에서 밤새도록 책을 읽는 대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고리타분한 학구파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저 혼자 책을 읽으며 더운 타이페이의 여름 밤을 한가롭게 보내는 듯 했다.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도시의 사람들. 나도 그들 사이에 끼고 싶은 마음에 서점 여기저기를 서성이다가 그림 가득한 디자인 서적 한 권을 구입했다. 한 켠에 자리잡은 문구코너에는 예쁜 엽서나 문구류들이 있어 한국을 돌아가기 전 한번 더 들릴 예정이다. 대만의 한남동, 후진트리 거리띠리링! 알람소리가 타이페이 둘째 날의 선잠을 깨운다. 우리는 비몽사몽 거리며 모닝커피를 마시기 위해 후진트리 거리로 향했다. 아마 대만을 소개하는 여러 책자 속에 이 후진트리 거리를 담은 가이드북은 아직 없을 것이다. 대만인들 사이에서도 이제 슬슬 ‘핫플’로 떠오르는 동네기 때문이다. 이 거리는 일본의 후진그룹이 계획한 거리로 작은 꽃집, 아기자기한 레스토랑, 카페, 패션, 라이프 스타일 편집샵 등이 트렌디한 컨셉으로 운영한다. 각각의 간판에는 후진트리라는 상호명과 번지수가 공통적으로 적혀있어 ‘이 구역의 트렌드는 우리야’라는 분위기를 풍긴다. 마치 우리나라의 한남동 골목같은 느낌이다. 후진트리 353이란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시켰다. 꽤 이른 아침이었는데 혼자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대만의 힙스터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리빙 아이템을 판매하는 편집샵 후진트리 352에는 친환경 러그, 오가닉 코튼으로 만든 가방 등 웰빙에 어울리는 아이템들이 가득했다. 착한 소재에 핸드 메이드 제품이라 가격대는 꽤 높은 편이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