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마시는 한 잔의 술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한다.
(하석진)터틀넥 니트 톱, 재킷, 팬츠 모두 가격미정 휴고보스. 슈즈 가격미정 루부탱.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하선)톱, 스커트 모두 가격미정 릭오웬스. 귀고리 8만4천원, 뱅글 28만원 모두 앰스웨그. 힐 가격미정 미우미우.
마음맞는 친구와 함께라면 맥주 한 잔으로 충분하다.
(하석진)니트 톱, 셔츠, 팬츠, 코트, 슈즈 모두 가격미정 디올. 양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하선)니트 톱, 셔츠, 스커트, 힐 모두 가격미정 마이클 코어스 컬렉션. 귀고리 8만4천원 앰스웨그. 반지 6만7천원 M.M.D by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황금 같은 주말 저녁을 코스모와 함께 보내게 됐네요. 화보 촬영이 아니었다면 각자 어떻게 주말을 보내고 있었을까요?
하석진(이하 ‘석진’) 내일 드라마 촬영을 위해 대사를 외우고 있었겠죠. 하하.
박하선(이하 ‘하선’) 다음 날 촬영이 없더라도 주말에는 그냥 ‘집콕’하는 편이에요. 집에서 맛있는 거 만들어 먹거나 영화를 보면서 쉬죠.
두 분이 tvN의 새 드라마 <혼술남녀>로 컴백할 예정이죠. 드라마 포스터를 보니 각자 ‘혼술’을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더라고요. 하지만 결국 혼술에서 술잔을 나누는 사이로 로맨스가 이어질 거라는 예측을 해보는데요, 스포가 될지 모르지만 살짝 귀띔해줄 수 있나요?
석진 물론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티격태격하던 둘이 결국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스토리이기는 해요. 제 캐릭터는 워낙 안하무인인 타입인데, 사랑에 있어서도 끝없이 자기 마음을 부정하죠. ‘내가 저런 여자를 좋아할 리 없어’라면서요. 그런데 결국에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하선 아마 오늘 촬영한 화보 느낌과 비슷한 장면은 드라마 속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거예요. 하하. 적극적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하기보다는 싸우고 무시하고 받아치다가 정이 드는 그런 관계죠.
혼술을 즐기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요즘 싱글들의 ‘혼자 놀기’ 트렌드를 반영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드는데, 촬영하면서 이런 ‘혼자’ 문화에 공감을 하나요?
하선 정말 공감하죠. 이제 핵가족을 넘어 혼자 사는 분이 많아졌고 결혼도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됐잖아요. 어떻게 보면 좀 슬픈 일인 것 같기도 한데,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해요.
석진 누구에게 만나자고 얘기하는 게 이제 실례가 되는 시대인 것 같아요. 단체 문화가 사라져가고 다들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 고수가 돼가는 느낌이랄까요.
하선 저도 ‘혼자’ 문화에 굉장히 익숙해요.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친구들과 평소에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워 늘 혼자 보낼 때가 많죠. 여행도 혼자 다닌 적이 더 많아요. 뉴욕, 홍콩, 마카오, 두바이, 오스트리아, 독일… 전부 다 혼자 다녔어요.
한껏 드레스업하고 마주 선 두 사람.
(하석진)벨벳 재킷 99만8천원 암위. 팬츠 가격미정 에트로. 스카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박하선)드레스 가격미정 디올. 반지, 팔찌 각각 21만5천원 모두 스와로브스키.
밤의 신비로운 기운에 이끌린 두 사람, 묘한 기류를 자아낸다.
(박하선)드레스 가격미정 디올. 뱅글 9만5천원 폴리폴리. 슈즈 가격미정 미우미우. (하석진)코트 3백81만원 펜디. 팬츠 가격미정 루이 비통. 로퍼 1백43만원 쥬세페 자노티.
혼자 여행을 하면 가장 좋은 점이 뭐예요?
하선 일단은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죠.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하다 보면 어색한 공기가 흐를 때도 있잖아요. 성향이 달라 나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걸 좋아하는데 친구는 밤늦게까지 놀고 싶어 할 수도 있고, 나는 많이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싶은데 친구는 쉬는 걸 좋아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혼자 여행하는 게 오히려 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혼자 놀기의 고수’가 여기 있네요. 지금까지 혼자 즐겼던 무언가 중 가장 강도 높은 것은 어떤 거예요?
하선 혼자 노래방 가기! 하하. 스트레스가 쌓이면 혼자 노래방에 가서 3시간 정도 놀고 와요. 그럼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 예전에 실연당했을 때 처음으로 그렇게 해봤는데 정말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그 이후에 버릇이 돼 힘들 때마다 혼자 자주 가요. 재미있어요. 친구랑 가면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은데 못 그럴 때도 있잖아요.
석진 저는 혼자 골목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이태원 골목에 있는 외국인 슈퍼마켓에 가서 구하기 힘든 식재료를 사 와 혼자 요리해 먹는다든지, 밤에는 환락가 같은 골목인데 낮에는 어떨까 궁금해 쓱 돌아다녀본다든지 하면서요.
드라마에서처럼 평소에도 혼술을 즐기는 편인가요?
하선 어느 순간부터 혼술하는 걸 즐기게 됐어요. 정말 속상한 날 있잖아요.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힘든 날, 혼자 맥주나 먹걸리 한잔하면서 삭이는 거예요. 반려견한테 대고 “속상했어” 얘기하면서요.
석진 저도 자기 전에 혼술하는 거 좋아해요. 위스키에 얼음 동동 띄워 간단하게 마시죠. 냉장고가 텅텅 비어 있어서 안주는 아무것도 없지만요.